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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치규 Oct 12. 2018

비트코인은 허구다, 범용 블록체인 토큰이 미래다

[북앤톡]비트코인과블록체인, 탐욕이 삼켜버린기술을 읽고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이 제3의 중개인 없이도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이자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로 꼽힌다.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비트코인의 아성에 도전할만한 블록체인 레퍼런스는 아직 없다.  비트코인의 등장과 함께 블록체인 시대가 개막됐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들은 없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미래를 놓고서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금과 같은 희소성을 발휘해 자산 가치가 클 것이란 관측도 있고, 거꾸로 채굴에 따르는 전기 소모량이 많다는 점,  블록 생성 타임이 길다는 점, 발행량이 정해져 화폐로서의 장점을 갖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래를 어둡게 보는 관측도 있다. 이병욱씨가 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탐욕이 삼켜버린 기술'도 비틐인에 대해 비판적이다. 저자는 비트코인처럼 화폐용 블록체인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극단적인 작업증명으로 인해 채굴권이 일부 세력들에게 장악당하면서 이제 탈중앙화 시스템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은행의 100배 가까이 높아진 수수료와 소액 거래의 말살은 모두 사토시 나카모토가 주장한 비트코인의 최대 장점과는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현재의 암호화폐는 검은돈과 투기 세력들에게 둘러싸인 복마마전을 연상시킨다. 투기 세력들은 마음껏 시세를 조종하며 개인들의 주머니 돈을 약탈하고 범죄자들은 검은돈을 손쉽게 세탁하면서 범죄 수익을 은닉한다. 그 와중에 부자들은 탈세를 즐기며 시세 차익을 누린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은 자산 저장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암호화폐들에 비하면 그 기능마저도 열악하다. 일반 상거래에서 디지털화된 법정통화 대신 비트코인을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살펴보면 새로운 것을 사용해본 호기심 충족 이상은 아니다. 즉시 처리가 불가능하고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하며, 시세가 수시로 급변한다. 아쉽지만 비트코인로 인해 우리의 상거래 활동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좀더 나아진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블록체인이 가진 무궁무진한 응용 중 하필 암호화폐를 선택한 거의 실험은 이제 법정통화를 노리는 검은 세력들이 포진한 복마전을 탄생시킨 셈이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최초의 실험인 만큼, 실험이 계속되는 동안 발견된 개선 사항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탈중앙화 시스템이 가지는 시스템 유지 보수의 한계와 초기 설계의 제약으로 인해 개선 사항을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비트코인 시스템은 중앙 통제 시스템이 없다. 특정 서버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는 모든 참여자가 동시에 새로운 규칙을 반영한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독립적 개체들이 일사분란하게 새로운 시스템으로 업데이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의 실패가 블록체인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내재 가치를 갖는 토큰을 지원하는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화폐라고 이름 붙였지만 화폐의 기능을 갖추지 못한 비트코인의 실험은 점점 실패가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화폐로서의 실험이 실패한 것일 뿐 비트코인이 심어놓은 블록체인이라는 선물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구분하지 못하는데, 바로 화폐 자체를 목적으로한 블록체인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도 화폐 자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심지어 학계에 있는 사람조차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일부이므로 분리할 수없다는 잘못된 주장을 펼치곤 한다. 이는 화폐 자체를 목적으로한 블록체인과 범용 블록체인의 토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점에서 비롯된다. 현재의 모든 투기는 암호화폐만을 위해 존재하는 블록체인이 만든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며 1400여종의 암호화폐 대부분은 화폐 그자체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아직까지 그 어떠한 긍정적 가치도 보여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앞서 설명한 익명성으로 인해 수많은 부작용만 낳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만 판단하면 암호화폐만을 위한 블록체인은 아직까지는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어둠의 기술로서도 악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토큰은 관리 증명, 쿠폰, 저작권보호, 이력관리 등 모든 계약 기반이나 이력 관리 시스템을 담은 범용 블록체인을 말한다. 범용 블록체인으로서 암호화폐라는 이름 대신 토큰이나 쿠폰 등의 명칭을 사용하며 블록체인의 작동을 돕기 위한 구성 요소로서만 존재한다. 이 블록체인은 화폐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범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권리 증명, 이력관리, 전자 쿠폰을 비롯해 기록이나 각종 계약을 기반으로한 모든 용도, 예컨대 부동산 계약, 부동산 등기, 출생신고, 저작권 관리 등 그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토큰의 역할은 상생적 커뮤니티의 참가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해준데 대한 감사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 토큰은 사전에 약속된 법정화폐 또는 이와 등가물로 교환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 완전 공개형 블록체인이 아닌 경우에는 구현 방식에 따라 아예 이런 토큰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용 블록체인과 범용 블록체인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지만 트랜잭션의 정의나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암호화폐용 블록체인은 화폐 거래만을 위한 트랜잭션이 주가 되지만 범용 블록체인은 각 목적에 맞게 트랜잭션을 특화해서 정의한다.


책을 보면 저자는 화폐로서의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반면, 용도가 확실하고 가치가 있는 토큰를 위한 블록체인이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책을 보면서 토큰들을 위한 대표적인 기반 플랫폼인 이더리움을 저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책에서는 이더리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이더리움은 그 자체로만 놓고보면 암호화폐로서의 속성이 있지만 이더리움이 암호화폐를 위해 돌아가는 블록체인은 아닌데다 많은 토큰들의 기반 플랫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저자가 말하는 범용 블록체인에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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