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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Feb 17. 2019

지역별 차별적 복지는 해볼만한가?

캘리포키아 대학 경제학 교수 엔리코 모레티가 쓴 책 '직업의 지리학'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부분은 지역별 복지 혜택에 차별을 둠으로써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었다.


저자는 실업 보험을 예로 들어, 현재 시스템은 일자리가 많은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가 없다면서 일자리가 적은 곳에서 많은 곳으로 사람들이 옮길 수 있는 유인책을 제도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1930년대에 도입된 실업 보험 제도는 당시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똑같다. 현재 실업 보험 수급 자격이 있는 실질자는 이전 봉급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부로부터 지급 받는다. 이 제도의 두드러진 특징은 실직 근로자들이 노동 시장 상황이 더 좋은 곳들에서 구직 활동을 하게끔 하는 유인을 하나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제도는 고실업 지역에서 저실업 지역으로의 이동을 막는데, 이 제도가 생활비 차이를 보전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실험 보험금에 의지해 플린트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새 일자리를 찾아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할 유인이 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거비는 세배로 뛸텐데 당신이 받는 실험 보험금은 여전히 고작 플린트의 생활비를 반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업 보험 제도는 미국 도시들 사이의 엄청 나고도 커지는 경제적 성쇠를 반영해 조정되어야 한다. 실업률이 평균을 웃도는 지역에 사는 실직자들은 실업 보험금 가운데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비용의 일부를 충당할 이주 바우처 형태로 받아야 한다.다시 말하면 실직 주민들에게 플린트에 그대로 있으라고 권장하는대신, 연방 정부는 이주비용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원해 그들이 텍사스로 이주하는 것을 도울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이동하고 싶은데 현금이 모자라 발이 묶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정책은 이주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도 도울 수 있다. 널리 인식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이유는 단순하다. 만약 빈자리가 100개 밖에 없는 어느 도시에서 실직자 1000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면 실직자 한 사람당 취업할 확률은 10분의 1이다. 하지만 만약 이들 실직자 가운데 500명에게 이주 바우처를 주어 이주를 권장한다면, 남은 실직자들이 취업할 확률은 두배로 높아진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정부는 무역 조정 지원 제도의 일환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미 이주 수당을 제공해왔다. 이 제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연방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인데, 대외 무역으 결과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들을 돕는다.  지금은 그 수당의 지급 대상을 실험보험을 받는 모든 근로자들에게로 확대할 시점이다.

지역마다 다른 최저 임금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보주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쓴 '새로운 미래를 말하다'를 보면 최저 임금이 높은 곳에서 고용은 늘어날 수 있다.


"워싱턴주의 최저 임금은 그 옆에 있는 아이다호 주보다 3달러 정도 높다. 주경계선을 사이에 둔 워싱턴과 아이다호에 있는 사업체들을 비교해 보면 워싱턴에서 고용이 늘었지만 아이다호에서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워싱턴의 소규모 사업자들은 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아이다호의 10대들이 워싱턴의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일하기 위해 주경계선을 넘어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특정 지역과 국가의 혁신성은 첨단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창의적인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결국, 인적 자본의 혁신을 좌우하니, 국가의 경제 정책도 좋은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지금은 혁신과 이동성이 비례 관계를 맺는다는 점, 고학력자들일수록 이동성이 높다고 하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오늘날 미국 전체 가구의 절반 정도가 5년마다 주소를 바꾸는데, 이런 수치는 유럽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상당한 수의 가구들이 다른 도시로 이주한다. 미국인의 약 33%센트는 그들이 태어난 주가 아닌 다른 주에 거주한다. 이 비율은 1990년에는 20퍼센트였다. 이처럼 충격적인 이동 정도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모두 야기시키는 한편 이동에는 사회적 개인적 비용이 든다. 미국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해 부모형제에게서 더 멀이 떨어져 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미국인들은 자녀 양육과 관련해 가족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유럽인들보다 낮다. 미국인들은 동네에 애착을 덜 느끼며 이웃사람들과 덜 친숙하다. 하지만 이동성에는 장점도 있다. 어떤 지역의 경제적 여건이 특히 좋지 않으면 미국인들은 다른 어딘가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경향이 있다. 그에 반해 이탈리아인들이나 여타 유럽인들은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경향이 있다. 개인수준에서 이탈리아인들은 부모와 친구들 가까이 살기 위해 경력 쌓을 기회나 더 높은 봉급을 포기한다. 국가 수준에서 이러한 비이동성은 실업 문제를 악화시키고 전반적으로 일자리와 소득 성장을 저해야한다. 이탈리아 북부 일부 지역에는 고임금 일자리가 풍부하며 사실상 실업자가 없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미국인들은 언제나 유럽인들보다 훨씬 이동성이 높았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일부 집단들이 다른 집단들보다 이동 성향이 훨씬 높다. 200만명이 넘는 이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남부를 버리고 다른 지역의 공급 중심심지를 찾아 떠났던 1920년대의 대이동 시기에는 비교적 학력이 낮은 개인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이주할 가능성이 더 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개인은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그만큼 더 많이 이동한다. 대졸자들이 가장 이동성이 높으며, 전문대를 나온 근로자들이 그 다음이고, 고졸자들이 그 다음이며, 고등학교 중퇴자들이 맨 꼴찌이다. 
왜 교육 부족이 이동성 저하로 이어지는가 일부 사람들의 경우, 그것은 어딘가 다른 곳에 있는 기회에 대한 정보 부족, 인생에서 큰 전환을 이루는데 필수적인 종류의 기량 부족, 특히 현금 부족을 반영한다. 이주는 투자와 같다. 이주비용과 일자리를 잡기까지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당신은 선불로 돈을 지출한다.  그돈은 훗날 잡을 더 나은 일자리에 대한 대가이다. 하지만 많은 실직 저숙련 근로자들은 이런 투자를 할 능력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저축 액수도 미미할 뿐 아니라 대출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이동성의 부족은 선택이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이동의 자유에 한계가 생긴 결과이다. 다른 경우 낮은 이동 성향은 두 집단 사이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다.  일부 이탈리아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부 저학력 미국인들은 멀리 이동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짐작컨대 그들이 더 나은 취업 전망보다는 가족과 친구들 곁에 머무는 것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의 차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동성이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여러 요인의 결과일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정책을 개정하여 이들을 도울 수 밖에 없다는 명분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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