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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10. 2019

구글이 꿈꾸는 스마트시티에서 차량은 소유할 수 없다

구글 자회사 사이드워크랩이 캐나다 정부와 협력해 토론토 지역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어떤 것인지 예전에 좀 살펴본적이 있는데, 영어로된 설명이라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었는데, '가상은현실이다'는 책을 읽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구글 마케터인 주영민씨가 쓴 이 책에 따르면 사이드워크랩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구글의 사이드워크랩 프로젝트는 이러한 실재-세계 가상화가 가장 극단적인 규모로 진행되는 예시다. 이는 구글이 캐나다 정부와 함께 토톤토 키사이드 지역에 미래형 신도시를 개발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다.
“사이드워크랩은 소프트웨어처럼 작동하는 도시를 목표로 한다. 도시의 모든 기반 망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수백만개의 센서가 교통, 환경, 범죄 등 도시의 각종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한다.
“도로 상황은 웹사이트 트래픽처럼 실시간 모니터링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자율주행차량들은 도로망과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교통 체증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최적의 경로를 찾는다. 이렇게 전체 교통망은 최적화된다.


얼핏보면 여기저기에서 듣는 스마트시티 얘기와 크게 다를게 없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사이드워크 프로젝트는 디지털이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을 넘어 무게 중심이 가상의 공간인 디지털로 넘어가는 듯한 뉘앙스도 꽤 풍긴다. 책을 보면 사이드워크가 꿈꾸는 디지털 도시의 미래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도시 풍경과는 많이 달라 보인다.


“도시의 교통망은 개인의 위치 정보와 이동 경로를 학습해 사람들에게 최적의 이동 수단이 무엇인지까지 안내할 수 있다. 이 도시에서 개인의 차량 소유는 금지되어 있다. 이에 따라 도로가 건설되는 방식은 기존과 다를 것이다. 주택과 건물의 경우, 레고블록처럼 해체와 이동이 자유로운 모듈형 건축 구조를 채택해 건축물을 언제나 재구성할 수 있으며 도시 공간의 배열 역시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마치 마인크래프트처럼 도시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대상이 된다. 
“도시 전역에 공공 와이파이보다 빠른 초고속 인터넷이 마치 전기나 수도와 같은 기본 설비로 제공될 것이다. 거주민들은 이 도시에서 콘텐츠부터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생활 편의 소프트웨어를 누리 수 있을 것이며, 대신 거주민들이 도시에 제공한 모든 개인 정보는 24시간 도시 소프트웨어의 각종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이터로 활용될 것이다. 도시의 물리적 실체는 껍데기다. 도시를 운영하는 모든 프로세스는 가상의 컴퓨팅 환경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래의 도시가 이렇게 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정말로 이렇게 된다면 도시 운영 프로세스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부상 속에 민주적인 시스템이 파고들 공간이 있을지 질문을 던지는 저자의 메시지는 디지털의 시대,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고민하게 한다.


“실제-세계 가상화로 인간은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편리는 가상이 실재를 집어삼키기 위한 미끼일 뿐이다. 가상화된 도시가 보여주는 것은 실재가 스스로에 대한 주권을 포기함과 동시에 주권을 가상에 양도하는 것이다. 도시의 물리적 생활을 이제 가상의 질서가 통제한다. 도시의 의회나 정부는 지극히 부분적인 의사 결정을 대리 할뿐 도시가 설계되고 작동하는 근간은 도시의 운영체제에 의해 사전에 규정된다. 감시는 인간이 아닌 기계가 수행하고 처벌은 자동화된다. 민주적 숙의는 데이터 기반의 학습에 패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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