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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19. 2020

마크 베니오프는 왜 그렇게 트위터를 사고 싶어 했을까?

2016년 10월 쯤 기업용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가 SNS인 트위터를 인수하려 한다는 외신 보도들이 쏟아졌다. 카더라식 뉴스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 등 유력 매체들이 세일즈포스의 트위터 인수가 임박했다고 마크 베니오프 CEO가 적극적이라는 뉘앙스를 담은 뉴스를 앞다퉈 보도했다.


B2B 업체인 세일즈포스가 B2C 업체인 트위터를 왜 사려 하는 거지? 하는 식의 반응이 많았고 나 역시 세일즈포스와 트위터 조합은 생뚱맞게 바라봤다. 마크 베니오프의 심각한 오버액션 정도로 해석했다.


세일즈포스의 트위터 인수는 결국 무산됐다. 그리고 몇 년 후인 이달 초 세일즈포스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업체인 슬랙을 277억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 마크 베니오프 CEO의 자서전 격인 트레일블레이저를 보니 마크 베니오프는 트위터를 엄청나게 인수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냥 관심이 있다 정도가 아니라 확신을 갖고 인수를 앞장서서 추진했다.


책을 보면 그는 자신의 본능과 직감을 경영에 많이 반영하는 것 같다. 당시 그의 본능은 그로 하여금 트위터를 인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2016년 나는 트위터를 사야 한다고 확신했고 그때 바로 이 딜레마에 빠졌다. 내 머릿속에서  그 비즈니스건은 강렬한 사례였다. 나는 트위터 인수로 고객이 새롭고 다양한 측면에서 대중적인 존재감을 얻게 될거라 믿었다. 그 플랫폼은 우리 고객이 그들과 일대일 관계를 맺고 그들의 제품을 더 효율적으로 마케팅 및 판매에 그리고 지원흘 할 수 있게 해줄터였다. 또한 기업이 완전히 새로운 잣대로 혁신의 씨앗이라할 솔직한 피드백과 다양한 관점을 요청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처럼 보이기도 했다.
  트위터를 통해 고객이 3억 명 이상의 사용자로부터 수집된 잠재적 데이터 보고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도 나는 알았다. 그리고 나는 이 소셜 플랫폼을 이용함으로써 또한 광고, 전자상거래, 그리고 다른 데이터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더군다나 트위터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내 생각에 두 회사의 합병은 두 회사 모두에게 유익할 것으로 보였다.


역시 반대가 적지 않았다. 트위터와 세일즈포스의 조합은 많은 이들에겐 어색하게 비춰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행히도 경영진은 내 생각에 그냥 시큰둥한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의 입장은 매우 회의적이거나 완강한 반대하는 등 다양했다. 그들은 많은 투자자들의 신망을 잃은 곤궁한 처지와 소셜 네트워크를 인수하는 것이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우리의 핵심 비즈니스와 어떻게 맞아떨어지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베니오프 역시 쉽게 단념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이러한 우려는 나를 단념시키지 못했다. 적어도 처음에는. 우리는 트위터 인수 작업을 조용히 하려고 했지만 결국 정보가 유출되었다. 사람들이 내게 미쳤다고 말하면 할 수록 트위터 인수에 대한 내 열정은 커져만 갔다. 나는 사람들에게 트위터가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고 그래서 귀중한 거라고 말했다.    심지어 대략적인 가격을 정했는데, 그 회사에 20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여전히 나는 경영진과 마찰을 빚고 있었고 소문이 돌자 나 조차도 내가 태풍의 눈을 향해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는데, 무시할 액수가 아니었다. 듣자 하니 월스트리트는 우리의 경영진 보다 훨씬 더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뚝심의 베니오프도 결국 뜻을 꺾고 만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본능에 충실하도록 배웠고 그 점에서 꽤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던 어떤 상황과는 다른 리더십 딜레마에 빠졌다. 중차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불편한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내 본능이 틀렸다면?
  어느 순간, 모든 리더는 주변의 모든 똑똑한 사람들의 판단을 무시해야 하는 입장에서 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간단한 선택으로 귀결될 그런 것 말이다. 설명 지금의 위치에 있게 도와준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될지라도 계속해서 마음 가는 대로 하고 본능을 충실히 따를 것인가?
  그해 가을 나는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투자적격등급을 달라고 신용평가기관들을 설득할 요량으로 그들과 회의를 잡았다. 트위터 인수 규모는 당시 우리에게는 사상 최대였다. 나는 그날 평가기관들에 잘 설명했고 그들이 그 거래에 있어 내 말을 믿을 거란 걸 알았다. 그러나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곪아온 의심은 너무 강했다.
  2주 후 드림포스 무대에서 나는 동료, 임원, 투자자의 걱정스러운 얼굴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거의 모두가 세일즈포스와 트위터 조합에 반대했다. 이제 포기할 때라고 판단했다. 트위터 인수설로 급락 중인 우리 주가 때문이라기 보다 내가 내 본능을 믿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이 사람들이 나를 믿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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