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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Dec 15. 2020

항공기 엔진을  종량제 서비스로 바꾼 롤스로이스의 DT

GE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 프레딕스는 한때 제조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로 널리 회자됐지만 지금은 겉보기와 달리 사업적으로 임팩트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인식이 많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둘러싼 거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읽은 책 '알고리즘 리더'를 보면 롤스로이스도 제조사에서 서비스 컴퍼니로 변신한 사례로 언급되는데, GE와 비교해 어느 수준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콘셉트만 놓고 보면 꽤 흥미로운 변신 스토리다.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및 선박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 홀딩스와 자동차 제조사인 롤스로이스 자동차가 있는데, 책에서는 롤스로이스 홀딩스를 다루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변신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롤스로이스 트렌트 엔진은 에어버스 A330부터 보잉 787 드림라이너까지 매우 다양한 항공기에 탑재된다. 당시에는 대개 항공기 엔진의 수명이 다했을 때 항공사가 대체 엔진을 구매하여 설치하고 유지보수를 했다. 여기서 문제가 있었다. 항공사에 다양한 종류의 항공기가 있었고 대개 관리해야 할 엔진 모델 또한 매우 다양했기 때문에 항공사의 서비스 부서가 항공기 엔진의 수명을 최대한 사용할 만큼 역할을 잘 해내지 못했다. 엔진을 너무 일찍 교체하거나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다 보니 엔진이 심하게 고장 나는 일이 매우 흔했다.
  이런 현실에서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운항 시간에 따라 엔진 요금을 부과하는 가입 모델을 개발했다. 이처럼 엔진 가동 시간에 따라 사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엔진의 설치부터 유지보수까지 엔진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항공사에도 롤스로이스에도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항공사는 항공기 도입 시 초기 비용을 최소화하여 부담을 줄였으며 롤스로이스는 반복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가졌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운영하려면 엔진 제조를 중단하고 엔진에 관련한 데이터를 모으는데 중점을 둬야 했다.
  롤스로이스는 먼저 엔진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여 엔진의 성능에 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했다.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도 데이터가 R&D 센터로 전송되고 분석되었으며 필요한 경우 사전 조치가 취해졌다. 롤스로이스는 방대한 수의 엔진을 관리했기 때문에 규모에 맞게 각종 엔진의 디지털 성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오류를 파악하고 예측하고 효율적인 유지보수를 하며 연료 소비를 최적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구상했다. 그리하여 물리적 엔진의 디지털 버전을 설계하고 관리하면서 롤스로이스는 가격을 두고 여타 벤더들과 경쟁하던 제조업체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서비스 업체로 변신하여 운영 효율을 중시하는 항공사들에 엔진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리적인 것을 가상에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관점에서도 롤스로이스 사례는 주목할 만 하다.

  롤스로이스 트렌트 엔진은 디지털 트윈의 가장 오래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실제 기계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제조라인이나 공장, 자율주행차, 심지어 대형 시스템의 소규모 구성 요소들까지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할 수 있다. 
  각종 센서와 데이터를 이용하여 선적 시설이나 풍력 발전소, 조직 내 부서의 업무 프로세스 등을 디지털 트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트렌트 엔진처럼 디지털 트윈은 각종 센서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업데이트한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는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결과를 예측하며 다양한 운영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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