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가격에 사람들의 심리는 중요한 요소다. 구체적으로 심리가 가격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정량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같다는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쉴러가 쓴 '비이성적 과열'을 보면 주식 투자에는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거품을 일으키는 쪽으로 자극하려는 시도들이 적지 않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폰지 사기를 예로 들어 눈길을 끈다.
투자자의 주의와 관심을 자극하는 단순한 기계적인 가격 피드백 모델이 사실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과거의 가격 상승에 반응하여 주식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런 피드백이 정말로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피드백 메커니즘이 금융 시장에서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는 폰지 사기, 혹은 피라미드 사기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사기꾼들은 투자자를 이용하여 추정되는 현재의 투자 수익으로부터 미래의 투자 수익에 이르는 포지티브 피드백을 만들어낸다. 이 사기들은 매우 악명이 높아서 정부가 불법화시켰지만 아직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보통의 시장이나 실험심리학자의 실험실에서는 똑똑히 볼 수 없는 피드백의 특징들을 보여주는 일종의 통제된 실험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폰지 사기에서 사기꾼들은 최초의 투자자들로 하여금 큰 돈을 번 다음에 그들의 성공담을 다른 단계의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하도록 자극한다. 다른 단계의 투자자들이 이 사기에 더 많이 투자하면 사기꾼은 2단계의 투자자에게 수익을 내주고 2단계의 투자자들의 성공감은 또 다시 더 많은 단계의 투자자를 끌어모은다. 이런 식의 과정이 계속되는 것이다.그러나 투자자의 공급이 영원이 증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기 행각은 결국 끝나게 된다. 물론 사기꾼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마지막이자 가장 다수인 투자자 그룹에게는 수익을 지불하지 않고 법망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는 폰지 사기가 적어도 그것이 이해되기전까지는 사기꾼들을 성공적으로 부자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920년 찰스 폰지는 3만명의 투자자를 모아서 7개월만에 1500만달러의 어음을 발행했다. 최근의 성공적인 이야기로는 이전에 주부였던 래진 본햄이 알래스카 시골의 폭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엄청난 폰지 사기를 친 사건이 유명하다. 그녀는 두달만에 50퍼센트의 수익을 내줄 것을 약속하여 42개주에서 1200명의 투자자들을 끌어모았고 이들로부터 1989년에서 1995년 이에서 1000만달러에서 1500만달러의 돈을 투자받았다.
폰지 사기에서 핵심은 다른 사람들이 얼마를 벌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성공적인 폰지 사기는 그 전략의 일부로서 투자자에게 얼마나 많은 수익을 벌 수 있는가에 과한 그럴듯한 이야기를 제시한다. 찰스 폰지는 투자자들에게 그게 국제 우편 답장 쿠폰과 관련된 차익거래를 통해 이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쿠폰은 구입자가 다른 나라로 보내는 편지 속에 미리 동봉하여 답장에 대해 미리 돈을 지불하기 위한 것으로 우체국이 판매하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우편 답장 쿠폰을 사서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은 겉보기에는 이윤 기회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왜냐하면 현실의 환율이 쿠폰에서 암묵적으로 제시되는 환율과 달랐기 때문이다. 쿠폰을 거래해서 이윤을 벌겠다는 폰지의 계획은 결국 신문에 보도되었고 몇몇 영향력 있는 사람들도 이에 현혹되어 투자를 했다. 그러나 쿠폰을 판매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윤 기회는 실현되지 못했고 뉴욕의 우체국장이 국제 우편 답장 쿠폰의 공급이 폰지가 주장하는 수익을 낼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고 밝히자 그것이 사기였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알래스카의 래진 본햄은 대기업으로부터 사용되지 않은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사서 이를 할인 항공권으로 재구성하여 팔면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들이 얼마 벌었다는 것은 단순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폰지 사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다.
폰지 사기의 사례에 대해 비판적인 조사에 따르면 최초의 투자자는 그 계획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며 아주 조금만 투자한다고 한다. 우편 답장 쿠폰의 차익 거래와 관련된 이윤 기회는 그것을 직접 들었다고 해도 다른 이들에게 큰 돈을 벌어주었다는 증거가 없다면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정도로 믿을만하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큰 수익을 버는 것을 보기전까지는 이런 계획에 대해 진정으로 확신하지 않는 것이다.
주식 시장이 폰지 사기와 같은 로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구체적인 사실보다는 남들이 얼마 벌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비슷하다.
호황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이처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폰지 사기를 더욱 넘어선다. 명백하게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고안된 행동, 즉 일반 투자자들의 판단 실수를 이용하려는 많은 이들의 의도적인 시도들 또한 호황의 일부분이다. 효과적으로 이를 실행하기위해서는 흔히 법을 어겨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법적 절차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이런 사기꾼들은 오랫동안 처벌받지 않는다. 이것도 투기 버블 과정의 일부이다.
우리가 버블에 속는 이유중 하나는 전문 마술사에게 속는 이유와 같다. 똑똑한 사람들이 사람들을 속이는 일에 전문가가 되고 몇년 동안 그 재주를 완벽하게 연습하면 그들은 겉보기에 불가능한 쇼를 우리의 눈앞에 내보이면서 적어도 한동안 우리를 속일 수 있다. 그들은 돈을 모으고 도망갈 만큼한 길게 우리를 속이면 되는 것이다. 대중이 투자에 몰두하는 현실은 그런 전문가들이 금융과 경영의 영역에서 자신들의 커리어를 진전시키는 커다란 유인을 만들어낸다. 전문적 마술사들과 같은 이들이 일부 회사를 경영하며 몇면 부동산 중개업자들처럼 행동한다면 우리는 보이는게 현실이 아니라고 예상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