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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Jan 18. 2021

경제학의 세계, 기대가 크면 실망은 적을 때도 많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커서 실망도 했던 경우가 적지 않은데, 댄 애리얼리가 쓴 <상식밖의 경제학>을 보면 기대가 크면 만족 또한 큰 경우가 많다.


저자에 따르면 뭔가 좋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되면 대체로 그것은 좋게 마련이다. 물론 나쁘다고 생각하면 나빠질 것이다. 기대감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때나 아이들에게 새로운 요리를 맛보게 할때 이런 방법은 특히 유용하다. 이미 반죽된 것을 사다가 오븐에 굽기만 한 케이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칵테일에 상표도 없는 오렌지주스를 썼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젤로는 우족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맛을 음미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미리 알려주는 것의 파급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음식을 접시에 먹음직 스럽게 내놓은 법을 배우는 것은 요리학원에서 굽고 튀기는 법을 배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제아무리 포장 음식을 사서 먹는다 하더라도 스티로폼 포장용기 대신 멋진 접시에 음식을 옮겨 놓고 장식을 곁들이면 훨씬 달라 보인다.
  손님들의 입맛을 더 돋우고 싶다면 멋진 와인잔 세트를 마련하길 바란다. 제대로 된 잔에 마실때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져 와인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의 모양이 와인 맛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과학적 사실만 모른다면 멋진 잔에 담긴 와인을 마실 때 그 맛을 더 잘 음미할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대감은 음식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사람들을 이끌고 영화를 보러 갈때 지금 보러 가는 영화가 호평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주면 사람들이 좀 더 재미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감은 상표나 상품의 명성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이다. 사람들의 기대감과 실제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마케팅의 일부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사람들이 하도 재미있다고 해서 본 영화가 의외로 재미없었던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기대감이 긍정적인 반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기대감은 판에 박힌 반응을 이끌어낸다. 고정관념은 특정한 경험을 기대하며 정보를 범주화하는 한 방식이다. 뇌는 매번 새로운 상황을 겪을 때마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이미 겪었던 사실을 기반으로 삼는다. 그러니 본래부터 고정관념에는 악의가 없다. 고정 관념은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끊임없는 뇌의 활동에 지름길을 제시하는 것 뿐이다.  

고정 관념이나 기대감이 어떤 것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친 것은 뇌의 구조와도 무관치 않다. 이를 위해 저자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간 비교를 사례로 든다. 어떤 건지 모르고 마실때와 이게 코카콜라고 저게 펩시콜라라는 것을 알고 마실때 뇌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도발 광고에서처럼 알고 마셨는지 혹은 모르고 마셨는지에 따라 참가자의 뇌 활동은 현저히 다르게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 입으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주입될 때마다 복내측전전두피질이라 불리는 강한 애착과 연관된 신경중추가 활성화되었다.  
  그런데 코카콜라가 주입된다는 것을 실험 참가자가 알았을 때는 다른 현상이 추가적으로 일어났다. 기억 작용, 연상 작용, 고차원의 인지 및 사고 작용을 주관하는 이미 부위에 위치한 측배전전두피질도 활성화되었던 것이다. 물론 펩시가 주입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이런 현상이 있었지만 코카콜라의 경우에는 좀더 크게 나타났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반응은 코카콜라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저자에 따르면 코카콜라에 대해 사람들의 측배전전두피질이 보다 활성화된것은 브랜드 파워의 영향 때문이다.

  콜라가 주는 기본적인 쾌락에 대한 뇌의 반응은 두 음료의 경우에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코카콜라가 우세했던 이유는 코카콜라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때문이었다. 그 브랜드라는 것이 고차원적인 활동을 주관하는 뇌 부위를 활성화시켰던 것이다. 음료가 가진 어떤 화학적 특성이 아니라 이와 같은 연상관계 때문에 코카콜라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셈이다.  
  뇌의 전부 부분이 쾌락 중추와 관련된 방식을 살펴보면 도파민이 매개되어 뇌의 전두 부분이 쾌락 중추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상표가 널리 알려진 코카콜라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 상표가 널리 알려진 것일 수록 뇌의 전두 부분에서 연상 작용은 더욱 강해지고 이런 연상 작용을 주관하는 뇌의 전두 부분이 뇌의 쾌락 중추 활동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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