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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Apr 01. 2017

이런 경제민주화와 저런 경제 민주화를 둘러싼 논쟁

고단한 시대, 어떤 자본주의를 선택할 것인가-2

어떤 자본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장하성 교수에게 묻는다면 시장경제다운 자본주의, 시장 경제 이론에 충실한 자본주의라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또 시장 경제의 대안을 고민하는 것은 시장 경제를 제대로 해보고 나서 할일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장하성 교수는 자신의 책 한국자본주의를 통해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 구축을 한국 자본주의가 추구해야할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불평등을 유발하는 자본을 정치와 시민 권력이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로버트 라이시나 정승일 박사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소득이 아니라 자산에 대한 불평등이 커지는 것이 문제인 만큼,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토마 피케티의 주장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장 교수의 생각엔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 기업 간 소득 불평등이 더 큰 이슈다.


장 교수에 따르면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는 제대로된 시장 경제를 운영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반칙과 특권, 관치 경제가 제대로된 시장 경제로 가는 길을 막아왔고 이로 인해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의 그의 주장이다. 


그런만큼, 반칙이 먹혀들지 않은 시스템를 구축하고, 시장 경제에 따른 부작용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면 불평등을 어느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IMF 이후 한국이 신자유주의 경제로 빠르게 전환됐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시장 경제에 대한 경험 없이 계획경제 체제에 있다 IMF로 시장 경제가 사실상 처음 도입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케인즈 식 시장 경제를 하다 8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 경제로 전환한 영국과 미국 상황을 들어 한국에서 신자유주의 폐해를 들먹이는 건 오버액션이라는 것이다. 


외국에서 신자유주의는 복지국가를 비판하면서 나온 건데 한국은 복지국가 자체에 대한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똑같이 바라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IMF 이후 한국경제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전환된 게 아니라 시장 경제가 본격 도입됐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논리다.


시장 경제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풀어줬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친기업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양극화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장하성 교수의 주장을 관통하는 논리다.


한국자본주의에는 일반적인 여론과는 다른 의견도 눈에 띈다. '론스타는 먹튀 외국 자본'이라는 인식을 반박하는 장면도 그중 하나.


장하성 교수는 책에서 론스타 먹튀 논란에 대해 한국 채권단에서 증자를 포기한 외환은행을 론스타가 경영목적으로 인수했고, 8년 후  4.7조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는데, 이걸 갖고 먹튀라고 배척하는 것에 반대한다. 국부 유출로 보는 시각은 더더욱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론스타가 4.7조 원 벌 때 다른 주주들도 벌었고 외환은행의 시가총액도 늘었고, 전체적으로 한국의 부도 늘었는데, 론스타를 먹튀로 몰아 부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정승일 박사는 최근 출간한 '누가 가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가?에서 장하성 교수의 주장은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정승일 박사의 눈에 장하성, 정운찬과 김상조, 전성인과 박상인, 최정표 같은 학자들과  김종인과 박영선, 안철수와 박원순 같은 정치인들은 같은 주장을 펴는 이들이다. 결국 야권의 경제민주화 담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독일이나 북유럽 같은 급진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박사의 주장이다. 


정승일 박사는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꼽히는 장하준 케임브릿지대 교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을 같이하는 사이다. 장하준 교수와 함께 장하성식 경제민주화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누가 가짜경제민주화를 말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음에 별도로 정리하겠지만 정승일 박사의 주장을 요약하면 한국에서 헬조선의 함성이 울려퍼지는 이유는 자본주의가 자본주의 답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자본주의의 말기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말한 불평등이 극에 달한 대표적인 자본주의 사례가 바로 한국이다. 


그럼만큼 공정한 시장 질서만으로는 헬조선의 함성소리를 누그러뜨리는데 역부족이다. 재벌그룹 개혁과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야권의 경제민주화 프레임은 불과 연 10조 내외의  금액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다. 이돈으로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는 월 150만원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최소한 월급 300만원 이상 받는 정규직 중산층 노동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비전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봉건적이고, 중상주의적, 전근대적인 재벌 그룹과 관치경제가 온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21세기 선진국의 모토인 자유시장 자유주의로 전환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제테크가 판치는 자본주의는 자본 축적의 초기 현상이기 보다는 자본 축적의 말기적 현상이다.

주식을 가진 자들만이 경제 민주화의 주체로 등장하는 주주민주주의는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들만의 민주주의 즉 귀족민주주의다.우리 사회는 근로소득 격차가 큰 상태에서, 재산소득의 쏠림 현상까지 가중돼 소득 불평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소수에게 물려 있는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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