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에서 CEO는 창업자가 승계자가 아니라면 외부에서 영입됐거나 내부 임원들 중에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동안의 실적이 좋아서 CEO가 됐을 수도 있고, 오너들한테 잘해서 CEO가 됐을 수도 있는데, 권오현 삼성전자 전 회사이 쓴 '초격차: 리더의 질문'을 보면 과거 성과가 중심이 된 리더 선발은 최근 기업 환경에선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과거 능력은 미래 성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에서 국영 기업을 제외한 기업 대부분은 창업자 혹은 기업 승계자가 실질적으로 사장이나 최고 경영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임원이나 사장을 뽑는 과정을 보면 일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지금까지 일을 가장 잘해왔는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잘해왔으면 자연스럽게 뽑히는 것입니다. 미래 가능성이 아니라 과거 퍼포먼스와 업적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됩니다. 물론 그동안 쌓아온 실적인 경험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사람을 뽑는 것을 완전히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산업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는 최근 상황에서는 과거의 실적만으로는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기 못하게 되었습니다. 수학을 잘해서 수학 시험으로만 평가를 받았던 학생이 새로운 제대로 인해 갑자기 영어 시험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인재 선발 기준과 실제 상환 간에 미스 매치가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단지 운에 맡기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 된 것이지요. 따라서 과거에 보여주었던 능력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는 셈입니다.
개인이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는 선입관이나 편견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한계입니다. 새로운 최고 경영자는 오너의 취향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너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인물이 선발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게다다 현재나 미래 사업을 고려한다면 과거의 실적만으로 판단하는 것에 오류가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이 상황에서 저자는 미국 명문대학의 총장 선발 과정을 기업들이 리더를 발굴하는데 참고할만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도 조직의 장을 선발하는데 가장 성공적이라고 여겨지는 모델은 미국 명문대의 총장 선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발굴 위원회의 구성원은 이사회, 교수, 동문, 학생, 유력 인사들로 구성하고 학교의 미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한 후 그 방향으로 잘 이끌 수 있는 후보자군 중에서 선정합니다. 제가 보기에 미국 명문 대학교 총장들의 업적을 보면 정말 잘 뽑는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학교는 학교의 미래에 주안점을 두지만 기업은 현재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에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아닐까요?
발굴위원회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좋은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에측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유망한 야구 감독을 뽑는데 선발 위원 대부분이 축구 선수 출신이라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발굴 위원회 자체가 조직의 미래를 설정하고 그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해야 합니다. 그곳이 대학이라면 후보자 중에서 가장 의미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인물을 총장으로 선발해야 겠지요.
회사도 창업자나 혹은 스태프들에 의한 과거 실적 기반의 선택보다 최고 경영자 발굴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동안의 성과 외에 조직원의 평판, 미래에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들은 워낙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강도 높은 고민이 지속되어야 하기에 예습하듯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