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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Nov 13. 2021

뭔가 아쉬운 카카오뷰에 대한 생각들

네이버 뉴스와는 다른 방식의 대중적인 뉴스 서비스가 있었으면 하고 바래왔던 터라 카카오가 모바일을 겨냥해 구독과 오픈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 플랫폼을 내놓는다는 얘기를 지난해 처음 들었을 때 많은 기대를 했더랬다.


카카오가 네이버는 다른 방식으로 가급적 네이버에선 볼 수 없는 콘텐츠를 네이버처럼 보여준다면 독자들도 다양한 뉴스를 소비할 수 있고, 뉴스 서비스에서 네이버에 한참 밀리는 카카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봤다.


카카오판 콘텐츠 구독 서비스는 8월 카카오뷰라는 이름으로 카카오톡 세번째 탭을 통해 출시됐다. 카카오뷰 콘셉트는 기존 포털 뉴스와 확실히 다르다. 신생 매체들도 쉽게 진입할 수 있고, 전통적인 언론사가 아니더라도 참여해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다, 잘 와닿지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왜 그런걸까? 


미디어 기획에 대해 잘 아는 입장은 아니지만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몇가지 이유를 정리해 본다.


카카오뷰는 사실상 어느 회사나, 또 어느 개인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큐레이션에 그것도 너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카카오뷰 큐레이션은 너무 쉽다. 하나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살짝 오버하면 찍어낼 수 있다.


이번 카카오가 카카오뷰를 준비하면서 핵심적으로 고려한 요소이지 싶다. 카카오는 큐레이션을 쉽게해서 에디터 역할을 하는 이들 참여를 활성화시키고, 사용자들이 이들 데이터가 큐레이션한 콘텐츠들을 쉽게 발견하고 구독할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카카오뷰를 설계한 듯 하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뷰는 오픈 3개월 만에 2만개 채널, 25만개 큐레이션 보드가 만들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좀 어색하다. 왜 그런걸까?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큐레이션을 누구나 너무 쉽게 할 수 있다는 확실하게 장점인 것인지 묻게 된다.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이들은 구독에 친숙한 이들은 않다. 네이버에서도 많은 이들이 네이버가 편집해서 보여주는 대로 뉴스를 본다. 


관심있는 매체들을 구독해서 보는 독자들은 만힞 않다. PC에서 뉴스를 구독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네이버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포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이들 중 뉴스를 구독형태로 보는데, 친숙한 이들은 소수이지 싶다. 뉴스를 구독해서 보는데 친숙한 이들은 이미 포털 밖에 있는 RSS나 트위터, 각종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으니 포털에서 구독을 이용할 니즈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정리하면 포털 뉴스 서비스에서 구독은 현재 잠재 수요가 매우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카카오뷰는 구독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인데, 공급은 크게 늘리는 것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보인다. 한마디로 큐레이션의 진입 장벽이 너무 낮은데 따른 공급의 과잉이다.


에디터들로 참여하는 곳들 중엔 기존 미디어들도 많고, 에디터들 중에선 포털에서 볼 수 있는 언론사들 뉴스를 큐레이션해 주는 이들도 많다.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건 이때문이 아닐런지.. 큐레이션이 너무 많아서 좀 부담스럽고 산만하다고 할까? 


구독은 양보다는 질인데, 카카오뷰를 보면 질보다는 양이 부각돼 있다는 느낌도 든다. 


카카오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관점을 골라 보기 편한 환경은 아닌 것 같다. 구독에 별 관심이 없던 이들 입장에선 오히려 불편만 해졌다고 느낄 수도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없지만 나는 여전히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이들 중 다수는 편하게 보는 것이 우선이고, 다양성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몇가지 가정을 하게 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뉴스는 매스마켓을 고려해 그대로 두고 카카오뷰는 구독에 최적화된 별도 콘텐츠 앱을 구독에 친숙한 이들을 겨냥해 내놨으면 어떠했을까? 또 에디터들보다는 콘텐츠 생산자과 소비자들을 직접 연결시켜주는 모델이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카카오톡에 두더라도 지금 포털 뉴스보단 구글뉴스 앱처럼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진입 장벽은 낮춰주고 대신 콘텐츠 소비자가 입에 맞는 콘텐츠 생산자를 쉽게 찾아 구독하거나 아니면 서비스가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해 보여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골라 보고 싶은 이들보다는 알아서 보여주기 원하는 이들이 아직은 다수일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뷰용 광고 상품은 스폰서드보드도 선보인데, 예상은 했지만 타이밍이 좀 빠르다는 생각도 든다. 카카오뷰가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광고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미디어 기획에 대해 잘 모르면서 카카오뷰를 보면서 든 생각들을 끄적거려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카카오가 뉴스 콘텐츠 서비스와 관련해 계속해서 다양한 실험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카카오뷰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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