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가 2개 남았다는 쇼핑몰 문구, 정말 그런 걸까?

가끔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옷을 사는데, 재고가 몇 개 밖에 남지 않았다는 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니르 이얄이 쓴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을 읽고 생각이 좀 달라졌다. 몇 개 밖에 남지 않았다는 문구는 진짜 그런 게 아니라 서비스 제공 업체 측 판매 기술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975년 위첼, 리, 에드울 세 명의 연구자들이 하나의 실험을 실시했다. 모양과 크기가 똑같은 2개의 유리병 속에 든 쿠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가치를 매기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한쪽 병에는 쿠키 10개가, 다른 쪽 병에는 쿠키 2개가 들어있었다. 사람들은 어느 쪽 병에 더 높은 가치를 매겼을까? 쿠키와 유리병이 모두 동일한데도 사람들은 거의 비어 있다시피 한 병 속 쿠키를 더 높이 평가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희소성이 그들이 가치를 인식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다음 세 연구자들은 쿠키가 갑자기 적어지거나 많아지면 쿠키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쿠키가 2개 들어 있는 병과 10개 들어 있는 병 중 하나를 건넸다. 그러고 나서 10짜리 병에서 쿠키를 8개 덜어내고 2개 짜리 병에는 8개를 새로 넣어 주었다. 이런 변화는 쿠키의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쿠키가 2개 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은 쿠키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반면 쿠키가 2개에서 10개 늘어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쿠키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 이 실험은 처음에 적은 개수에서 시작해서 점점 늘릴 경우 제품 가치에 대한 인지가 줄어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는 아마존을 예로 들었다.

  품목 부족에 대한 인식이 매출 증대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아마존 만큼 안성맞춤인 것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아마존에서 DVD 하나를 검색했는데, 재고가 14개 밖에 남지 않았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또 예전부터 구입하려고 생각해둔 책을 검색했더니 역시 3권 밖에 남지 않았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내가 구입하려고 한 물건들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소매점에서 정말 매진이 임박한 상태였을까? 혹시 아마존이 내 구매 행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희소성 휴리스틱을 사용한 건 아닐까?

훅은 사용자들이 습관적으로 쓰는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필요한 원칙과 단계들을 제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진 인지 평향이 가져오는 희소성 효과를 제품 디자인에 활용하면 훅을 구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희소성 효과 외에도 프레임 효과, 닻내린 효과, 부여된 진행 효과들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쓰도록 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프레임 효과는 와인 가격이 비쌀 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즐거움 수준도 올라가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고 닻 내림 효과는 사람들이 한가지 정보에만 근거에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30% 가격 인하, 한 개를 사면 한 개가 공짜라는 프로모션도 닻 내림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여된 진행 효과로는 공란이 8개인 도장 쿠폰과 10개 중 도장 두개가 미리 찍여 있고 8개는 공란인 쿠폰을 받는 사용자들 중 후자쪽 쿠폰을 받은 이들이 공란을 꽉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사례가 언급됐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이런 심리적 편향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순간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다양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수백 가지의 인지 편향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설명한 4가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용자 습관을 만들어 내는 제품 디자이너들에게는 사용자의 동기와 능력을 고양시킬 이 방법들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