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ChatGPT를 개발하지 못한 이유
중국 정부 감시와 통제 강화로 기술산업 위축...기업들은 장기 투자 주저
학습 차원에서 틈틈이 해외 전문가들이 블로그나 미디어 그리고 책에서 쓴 글을 번역 또는 요약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도 그중 하나고요. 거칠고 오역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 주시면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뉴욕타임스에 올라온 리 유안의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시작했다고 전망했다. 그들은 중국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 도전적인 기업가들, 유능한 과학자들 때문에 힘의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리고 중국은 한때 AI와 관련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 기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OpenAI는 혁신적인 챗봇인 ChatGPT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 기술 기업가들은 중국이 AI와 기술혁신 분야에서 미국에 완전히 뒤쳐져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왜 중국에서는 ChatGPT 같은 챗봇이 개발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ChatGPT 격차는 얼마나 벌어져 있을까? ChatGPT에 대적할 수 있는 중국의 AI 챗봇은 무엇인가? 중국 혁신환경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질문도 가능하다. 검열, 미중갈등, 민간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 통제가 혁신의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닐까?
스탠포드 중국 경제연구센터의 쉬청강 선임연구원은 "중요한 기술 제품 개발은 모두 그것이 작동하는 시스템과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가지 사례로 기술산업에 대한 중국정부 규제로 중국기업들이 틱톡 중국어 자매 앱인 더우인(Douyin)과 같은 혁신을 더이상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폐쇄적인 기업환경에서 그런 상품들을 만들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기술기업들과 혁신의 볼모지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 기술 대기업들은 모두 1990년대부터 외국자본으로 운영되어왔던 민간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인터넷이 막강해질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술산업을 방치했다.
2010년 중반에 이르자 중국은 미국에 대적할 수 있는 기술강국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 선두 인터넷 기업들은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위챗과 알리페이 같은 중국 앱들은 미국 모바일 인터넷 제품들보다 잘 작동했다. 결국 전세계 자본이 중국으로 쏟아졌고 한동안 10억 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많은 유니콘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지난 수년 간 명성을 떨쳐왔던 기술기업들을 괴롭히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정부 목적은 그 어떤 기관이나 인물이 중국 공산당에 버금가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중국정부는 기업들 소수 지분과 이사회 의석을 차지해 기업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중국정부는 기술기업들 길들이기는 결국 혁신의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 경쟁자들에게 뒤쳐진 책임이 정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도 전부터 수익창출에만 집중했고, 장기적인 연구 프로젝트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지난 몇 년에 걸친 정부의 길들이기 때문에 기술기업 경영진들은 장기적인 벤처사업에 대한 투자 동기를 잃어버렸다.
스탠포드 대학이 발표한 AI 인덱스 2022 연간보고서는 미국이 전세계에서 AI 민간기업 투자를 가장 많이 했으며, 새로 설립된 AI 기업들 수는 중국보다 2~3배 더 많다고 분석했다. 검열 강박증에 빠진 정부가 AI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ChatGPT와 같은 AI 기술을 개발하려면 광범위하고 유용한 데이터 축적이 핵심인데 폐쇄적인 온라인 환경에서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요즘 기술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AI가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참는 법도 동시에 가르쳐야 한다"는 우스개소리가 유행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검열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기업들을 과도하게 처벌하기도 했다. 중국매체는 정치적 성향이 없는 외국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Duolingo)가 '콘텐츠 규제 강화'를 이유로 거의 1년 동안 중국 앱스토어들에서 퇴출당했다고 보도했다.
톈진의 전직 기업인이자 프로그래머인 하오페이치앙은 "많은 인터넷 업계 종사자들은 제품을 만들면서 두가지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한다. 즉, 제품에 표현을 담지 않거나, 검열을 받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기업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지만, 중소규모 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 소규모 기업들의 부진은 곧 혁신의 정체와 연결된다.“
OpenAI는 ChatGPT를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게 설정했다. 중국 내에서는 가상 사설망인 VPN을 통해야만 ChatGPT를 사용할 수 있다. 중국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미국과 인공지능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번째 이유는 AI 도구가 언어를 생성하는 규칙인 알고리즘에 대한 중국 기업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대부분이 비공개이기 때문에 중국 기술기업들이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컴퓨팅 능력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미국정부가 중국 첨단 AI기술 개발을 지연시키기 위해 핵심 반도체 칩의 수출금지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몇년간 미국보다 더 많은 기술특허와 AI특허를 출원했다고 홍보해왔다. AI 특허 평균 인용 횟수는 발명품의 독창성과 중요성을 판단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Xu 교수가 작성한 중국 AI 색인을 보면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중국 AI 수준은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 뒤쳐진다.
이전에는 민간기업과 민간 벤처펀드가 중국 기술 산업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정부가 자금의 투자 방법과 개발해야 할 기술 종류까지 지도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기술자립이라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계획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중국연구기관인 메릭스(MERICS)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책결정자들은 혁신의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경시는 ChatGPT에 대적할만한 LLM 개발 기술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소식에 대한 소셜미디어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정부 보조금을 환수하는게 더 나을 듯"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확실히 중국정부는 이제껏 AI 연구에 많은 돈을 썼지만, 그 성과는 불분명하다. 2018년 설립된 베이징 인공지능학원은 2년 전 ChatGPT와 유사한 우다오를 공개하며 "중국 최초이자 세계 최대" AI 언어 모델이라고 선전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중국산업에서 중국 공산당이 갖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중앙 정부는 전국적인 컴퓨팅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펑청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연구소 연구활동에는 400여명의 공산당 당원을 위한 20차 당대회 정신연구 강좌가 포함되어 있다. 중간 간부 두명 채용조건의 첫번째 항목은 "높은 이념적, 정치적 자질을 갖추고 시진핑 중국식 사회주의의 새로운 시대 정신을 따라야 한다"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쉬 연구원은 이런 현상에 기시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986년에 그는 소련과 중국이 컴퓨터 개발에서 미국과 일본에 뒤쳐진 이유를 연구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을 때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는 중국이 성장과 기술혁신에 대한 중앙통제가 결국 패배로 끝난 구소련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동원은 시대적 흐름을 따르는 자유로운 발전을 절대 능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