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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Mar 04. 2023

예측 가능한 것보단 변동성이 큰 보상이 통한다...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야에선 보상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사용자들에게 참여에 따라 공정하게 보상을 해준다는 프로젝트들도 많았는데,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다. 


엑시 인피니티 같은 플레이 투 언(P2E) 게임이나 스테픈 같은 워크 투 언(M2E) 서비스도 사용자 참여에 비례에 보상을 하는 개념이 녹아들어 있는데, 한 때 이들 블록체인 앱들이 관심을 끈 것이 참여에 따른 보상 때문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용에 비례한 보상보다는 해당 프로젝트들과 관련한 암호화폐나 NFT 가격이 크게 뛴 것이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보상의 가치가 크지 않는한 예측 가능한 보상 보다는 확률은 적어도 뭔가 한방을 기대하게 하는 보상이 사용자들에게 오히려 잘 먹혀들 수 있다는 얘기다.


책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주영민씨가 쓴 책 '가상은 현실이다'를 보면 테크 기업에서 나름 예측 불가능한 보상 개념이 꽤 활용되는 모양이다. 


“페이스북, 우버, 틴더 같은 기술 기업은 기술 기업은 모두 가변적 보상을 통해 자사 제품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만든다. 가변적 보상이란 보상의 규모와 시기가 예측 불가능한 보상을 뜻한다. 보상이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기대 심리는 더욱 강화되고 사람들은 보상을 위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인스타그램은 이러한 심리를 이용했다는 루머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이 친구가 좋아요를 누를때 바로 푸시를 보내지 않고 좋아요를 보관하고 있다가 시간차를 두어 내보낸다는 것이다. 좋아요를 나눠 보내는 것은 사용자로 하여금 인스타그램에 반복 방문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



니르 이얄이 쓴 훅: 일상을 사로잡는 제품의 비밀에서도 가변적 보상은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계속 쓰게 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다뤄진다. 저자는 이를 위해 다양한 사례를 들었는데, 우선 문답 사이트인 마할로닷컴이다. 


마할로닷컴은 사용자들이 질문과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특별한 유인 정책을 펼쳤다. 우선 질문을 제출한 사람은 마할로 달러라는 가상 화폐 형태 포상금을 내건다. 그러면 다른 사용자들이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고 최고의 답변으로 채택된 사람들에게 는 실제 통화로 교환활 수 있는 포상금이 지급된다. 반면 쿼라는 사람들에게 현금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럼 왜 사용자들은 쿼라에는 계속 열심히 참여하면서 다양한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마할로닷컴에는 등을 돌린 것일까?
마할로닷컴의 경영진은 사용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면 자사 사이트에 활동에 반복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 돈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마할로닷컴은 사용자의 참여를 유발하는 요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마할로닷컴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유가 돈 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망냑 사람들을 사이트로 이끄는 트리거가 현금 보상에 대한 욕구였다면 마할로닷컴의 사용자들은 시급을 받으며 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포상금이 슬롯머신처럼 게임의 형태를 띠었다면 보상의 빈도가 너무 낮고 액수도 너무 적어서 하찮게 생각했을 것이다.
쿼라의 성공은 다른 사용자들의인정 및 칭찬 활동 강화, 사회적 보상이 사용자의 참여 빈도를 높이는데 훨씬 중요한 동기 부여 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쿼라는 답변에 대한 사용자의 만족도를 알려주는 투표 집계 방식을 도입하고 사람들으 피드백을 계속 제공했다. 이로써 사용자들의 인정과 같은 쿼라의 사회적 보상이 마할로닷컴의 금전적 보상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 것도 가변적 보상과 무관치 않다.


스탠포드 대학의 브라이언 넛슨 교수는 사람들이 기능자기공명영상기기 안에서 도박을 할때 두뇌 혈류량의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도박을 하는 동안 두뇌의 어떤 부위가 점점 활성화되는지 살펴본 것이다.  그런데 보상을 받긴 하지만 그것이 기대하고 있던 것일 때는 대뇌 중격의지핵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아주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이 연구는 우리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보상 자체에서 느끼끈 기분이 아니라 보상에 대한 열망을 완화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결국 올즈와 밀너의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뇌에서 일어나는 욕구에 대한 스트레스가 인간이 행동에 나서도록 유도한다는 얘기가 된다.


1950년대에 스키너라는 심리학자가 가변성이 동물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는 레버를 누를 때마다 음식물이 나오도록 특수 제작한 상자안에 비둘기들을 넣었다. 울즈와 밀너가 사용한 실헌용 쥐들과 마찬가지로 비둘기들은 레버를 누르는 것과 음식이 나오는 것 사이의 인과관계를 학습했다. 다음 단계에서 스키너는 가변성을 부여했다. 비둘기가 레버를 건드릴 때마다 음식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정한 횟수 만큼 음식물이 나오도록 변화를 가한 것이다. 어떤 때는 레버를 누르면 음식물이 나왔지만 또 어떤 때는 나오지 않았다. 스키너는 이런 간헐적 보상이 비둘기가 레버를 두드리는 횟수를 급격히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변성을 추가하자 그가 의도했던 행동의 빈도가 급증한 것이다. 


가변적 보상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온갖 제품과 경험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저렴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것도 모두 이런 보상 때문이다. 나는 가변적 보상을 종족보상, 수렵 보상, 자아 보상으로 분류했다. 


종족 보상, 즉 사회적 보상은 다른 사마들과의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인간의 두뇌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는 존재, 매력적인 존재, 중요나 존재, 어딘가에 소속된 존재라고 느끼게 해줄 보상을 추구하도록 설계돼 있다. 쿼라의 성공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수렵 보상은 자원 탐색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음식물과 생필품 같은 물리적 목표를 확보해야할 필요성은 우리 두뇌 작동 체게 일부를 차지한다는게 저자 설명이다.자아 보상은 좀더 개인적 형태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변적 보상이다.


수렵보상과 관련해 저자는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 외에 슬롯머신도 예로 든다.


슬롯머신은 수렵에 의한 가변적 보상의 고전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카지노장에서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슬롯머신에 쏟아붓는 돈은 날마다 10억달러에 이른다. 사람들이 게속 도박을 하게 되는 슬롯머신의 위력을 보여주는 반응이다. 아무도 알수 없는 시간 차를 두고 돈벼락이라는 보상을 안겨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계속 도박을 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전적으로 사람 능력 밖의 일이다.  하지만 대박을 추구하는 행위는 얼마든지 사람을 도취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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