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낯선 상식을 읽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압승을 거둔 배경, 다시 말해 호남 홀대론이 궁금해 읽은 책 아주 낯선 상식.
서남대 김욱 교수가 썼고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호남 사람들의 정치적 선택에 있어 가이드로 삼을만 하다고 평가한 책이다.
일단 요약부터 하면 저자는 호남, 아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극복 대상으로 영남패권주의를 제시한다. 현실적으로 급한 건 계급이 아니라 영남패권주의다.소위 친노 친문도 저자에겐 아류 영남패권주의자들이다.
아류영남패권주의자들은 광주항쟁을 성역화하면서 호남인들의 세속적인 욕망 추구를 막아왔다.
영남에서 가선 지역적인 욕망을 부추기면서 호남에선 호남이 그러면 안되지, 호남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식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결국 호남은 선거판에서 거저먹을 수 존재로 대해왔고 호남 사람들은 그게 불편했지만 새누리를 찍을 수도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왔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호남도 욕망에 따라 정치적인 선택을 하자, 그게 한국의 민주주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책에 담긴 메시지 같다.
친노 주도의 더민주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과거 새천년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할 당시 시점에선 나름 유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도 이런 식으로 주장할 만큼, 더민주가 영남친화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저자와 같은 인식은 호남인들 사이에서 나름의 기반이 있는 듯 하다. 대세인지까지는 알 수 없으나 더민주의 부실한 호남 선거 전략과 이런 지역정서가 맞물린 것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 선전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대안이 새누리당 밖에 없었다면 더민주가 호남에서 이렇게 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했을때 호남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더민주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품을 수도 있을거 같다.
독일식 비례대표제에 기반한 내각제가 영남패권주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저자의 주장도 공감이 많이 간다.
그러나 호남의 이익을 챙기는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많은 부분에서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다. 한광옥과 한화갑이 박근혜를 지지한 것도 호남을 생각해서라는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뉘앙스가 담긴 대목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류영남패권주의라는 이유로 노무현과 문재인을 새누리 주류와 동급 취급하는게 맞는지 솔직히 의문이다. 요만한 문제를 이만하게 키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호남 사람들 중 저자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정말 많을 걸까? 대세는 아닐거 같은데..
총선 이후 정계 개편설이 돌고 있다.
일각에서 나오는 여권과 국민의당의 연정 또는합당 시나리오에 대해 저자와 저자의 주장을 지지하는 강준만 교수는 어떤 입장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