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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Nov 08. 2023

협상에 프로모션도 자동화...아마존식 알고리즘 중심주의

아마존은 회사 차원에서 알고리즘을 많이 활용한다. 사람의 판단 보다 알고리즘이 내놓은 결과물을 중시하는 문화도 강하다.


2014년 읽었던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를 보면 상품을 추천하는 것과 관련해 편집자들이 직접 손맛을 버무린 콘텐츠와 알고리즘에 기반한 기계적인 추천 간 대결에서 기계는 일방적으로 승리했다. 이는 대부분의 편집자와 작가는 다른 부서로 전출되거나 정리해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읽은 브래드 스톤의 다른 책 아마존 언바운드를 보면 아마존식 알고리즘 중심주의는 이후 더욱 진화했다. 아마존닷컴에서 팔 물건을 얼마나 주문할지는 물론 공급 업체들과 납품 협상에도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고.  사람이 감으로 내린 결정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자 아마존은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가속화했다.


해마다 회사는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아무리 적은 이윤이라도 레버리지를 더욱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변화가 직원들의 업무를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2013년 여름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2가 개봉한 직후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장난감  부문 직원 한명이 이 작품을 너무도 좋아한 나머지 영화의 공식 굿즈를 대량으로 구매했다. 
당시에는 리테일 부문의 입고 관리자들이 제품을 수동으로 주문하던 시절이었다. 이 직원의 주문 내역에는 나중에 영화 미니언즈에 등장하는 바나나 과자처럼 생긴 캐릭터들을 본떠서 만든 인형들도 포함돼 있었다. 영화의 흥행 성적은 상당히 괜찮았지만 아마존으로서는 불행하게도 장난감은 웬일인지 잘 팔리지 않았고 결국엔 아마존의 주문처리 센터에 있는 선반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채 앉아 있었다. 아마존 임원들은 그러한 실패 원인을 분석했고 변덕스러운 인간의 감정이 데이터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방해했으며 이후에는 상품을 좀더 보수적으로 주문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해서 '핸들에서 손 떼기'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만들어졌다. 이후 몇년 동안 리테일 부문 전반에 걸쳐 입고 관리자들의 보직이 변경되거나 회사에서 쫓겨났고 그 빈자리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되었다. 곧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수량을 파악해 주문하게 된 것이다. 알고리즘이 영화의 굿즈 장난감 수요를 완벽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관심사가 증가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7월 4일 불꽃놀이 행사가 시작되기 며칠 전에 강아지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재킷을 찾는다거나 겨울에 미국 중서부 지역에 폭풍이 예보되었을 때 눈치는 삽의 수요가 증가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도 가급적 알고리즘을 많이 활용하려는 성향인 듯 하다. 알고리즘 중심주의에 더욱 힘이 쏠릴 것임을 예상케 한다.


베조스와 직원들은 알고리즘이 사람보다 일을 더 빠르게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알고리즘은 심지어 예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마존의 주문처리 네트워크 안에서 해당 상품을 어느 곳에 배치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었다. 아마존은 또한 직원들의 도움 없이도 공급 업체들과 납품 조건을 자동으로 협상하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프로모션을 개시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했고 때문에는 아마존에는 고정비용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이후의 몇년에 걸쳐 훨씬 더 큰 금액이 발생할 수도 있는 변동 비용을 대체함으로써 그러한 지출은 전부 회수되었다. 이것이 바로 궁극의 레버리지였다. 곧 아마존의 리테일 비즈니스를 대부분 셀프 서비스 테크놀로지 플랫폼으로 변환함으로써 최소한의 인적 개입만으로도 수익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제3의 판매자를 위한 아마존의 마켓과 거기에 수빈되는 서비스인 아마존의 주문처리에서 레버리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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