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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인텔 AI 행보로 지금의 인텔을 다시 보다

by delight

배런스(Barron's)〉의 수석기자 태 킴이 쓴 엔비디아 레볼루션은 제목이 말해주듯 엔비디아가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조명하는 책인데, 그 과정에서 반도체 최강 인텔이 했던 헛발질도 심심치 않게 언급된다. AI 칩 분야에서 인텔도 나름 많은 투자를 했지만 엔비디아에 제대로 된 견제구를 던지지 못한 이유는 대충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저자는 엔지니어링를 모르는 재무 출신 경영자 리더십 아래, 인텔은 AI 칩 분야에서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보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10년 전 인텔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2016년 인텔의 최고 재무 책임자로 합류한 밥 스완은 2년 후 CEO로 승진했다. 스완은 주로 재무쪽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인텔에 오기 전에는 전 IBM 영업사원인 H. 로스 페로가 설립한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스와 이베이에서 CEO를 역임했다. 스완의 리더십 아래 인텔은 개선된 칩 제조 기술 도입과 차세대 프로세서 전환이 여러 번 지연되었고 인텔의 핵심 CPU 경쟁사인 AMD에 뒤쳐졌다. 게다가 스완의 중 관심사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과 수십억달러 배당금 지급으로 회사 주가를 부양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는 연구개발 분야 예산에서 나온 돈이었다.
인텔은 너무 헛발질을 많이 한 나머지 여러 사업 분야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잃었으며, CPU 기술에서 공고했던 선두 자리까지 AMD에 내주고 말았다. AMD는 당시 스완과 대조적으로 확실한 엔지니어링 혈통의 리사 수가 이끌고 있었다.
스완은 인텔의 자원을 배분하고 관리하는 역량도 부족했다. 2010년대 후반 인텔도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2016년 인텔은 딥러닝 스타트업인 너바나 시스템즈를 4억800만달러 인수하며 AI 칩 개발에 나섰다. 이듬해 AMD의 그래픽 칩 부문 책임자였던 라자 쿠드라를 영입해 인텔 GPU 프로젝트를 맡겼다. 그후 CEO가 된 스완은 2019년에 이스라엘 기반 하바나 랩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하며 인텔의 인공지능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했다. 그러나 인텔에는 응집된 전략이 없었다. 별개의 여러 AI 관련 칩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진행하느라 자원과 관심이 분산되었다.
주된 이유는 스완이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의 기술적 측면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가 어디에 시간을 집중해서 써야 하는지, 그런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누가 해야 하는지 결정할 지식이 없었다. 오히려 이것저것 끌어다가 보기 좋은 프레젠테이션만 만들어내는사람의 의견에 너무 쉽게 영향을 받았다. 인텔의 전직 임원에 따르면 그 프레젠테이션에 현실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에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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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 되돌아 보면 잘못된 의사 결정들이 쏟아졌다.


스완이 이끄는 인텔은 연이어 어설픈 결정을 내렸다.거의 성공에 다다른 너바나 시스템즈를 포기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그 대신 새로 인수한 하바나 랩스에서 AI 연구를 다시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지난 수년 간 개발에 투자한 시간을 날려 버린 것과 다름 없었다.
엔비디아의 GPU 엔지니어링 책임자 조나 앨번은 인텔이 하바나랩스를 인수한 후의 AI 전략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인텔의 AI 전략은 마치 다트를 던지는 듯 하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뭐라도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그래서 아무거나 전부 사들인다."
2021년 스완은 인텔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인상적인 엔지니어링 계열 경력을 보유한 팩 겔싱어가 그의 뒤를 이어 CEO로 취임했다. 겔싱어의 첫 번쨰 의사 결정 중 하나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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