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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디트 Mar 20. 2022

삶이 무한한 것처럼 행동하는 청춘의 특권

  유시민 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카뮈와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구절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죽음이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기치 못한 사고나 급성 질병에 걸려 갑자기 죽는 불운이 자신을 덮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은 알지만 아직은 살날이 무한정 남아 있는 것만 같다. 사실 청년들에게 시간은 아직 '희소한 자원'이 아니다. 조금쯤은 낭비해도 괜찮다. 방황과 시행착오를 겪어도 될 만큼의 여유가 있다. 이것을 가리켜 '청춘의 특권'이라고 한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이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한편으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과연 죽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게 가능한 일일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청춘이 진로와 성취를 고민하는 건 결국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것과 같다. 하고 싶은 것을 탐색하는 것. 그러다 보면 내가 만들어낼 것들의 끝을 반드시 상상하게 된다. 그러니까 결국 그 수많은 청춘의 고민들은 개인의 죽음에 대한 고민으로 가닿게 된다는 의미다. 아직 어떤 것도 미정이고 어떤 것도 가능한 청춘의 고민들은 무궁무진하면서도 크고 넓을 것이다. 그 모든 고민의 끝이 죽음에 대한 고민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사실 죽음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바로 청춘이 아닐까?


  어떤 관점에서는 너무 오만방자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도 아마 청춘의 특권일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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