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의 중순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 여름이 온 것을 실감한다.
여름이 되면 꼭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커피프린스 1호점' ost를 듣는 일이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아직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이 있다.
은찬이 인형 눈알을 붙이는 부업을 했었는데 그 일감을 가지고 집으로 가던 중에 큰 비가 내리고 어쩌다가 모르는 남녀와 시비가 붙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중에 한결이 우연히 그 모습을 보게 되고 둘은 그 현장을 빠져나온다.
비는 계속 내리고 한결의 집에서 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은 은찬은 오래된 LP판을 보며 추억에 잠기고 현경과 영애의 <그리워라>가 흘러나온다. 그러다 배가 고픈 은찬은 한결이 만들어준 김치볶음밥을 후다닥 해치우고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인형의 눈알을 붙인다.
여름에 장맛비 오는 날, 집에서 뽀송뽀송하게 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한 장면 같아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 신을 본 후에 난 항상 김치볶음밥을 만들곤 했던 것 같다. 주걱으로 프라이팬을 싹싹 긁어먹는 은찬의 모습을 보면 안 먹고는 못 배겼으니.
지난 노래를 듣거나 예전에 사용하던 향을 맡게 되면 그 시절이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럴 때마다 인간의 감각 기억이라는 것이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떠오르는 음악을 듣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