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워온 노래를 집에서도 곧잘 부르곤 하는데 어느 날은 이런 노래 가사를 계속 반복해서 불렀다.
"헬로헬로~ 노니기차이~ 헬로 에브리원 나이스 투 밋츄"
남편과 나는 '노니기차이'란 과연 무엇일까 머리를 맞대고 궁금해했다. 기차 이름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이름 같기도 한 그것. 선생님 이름이라면 끝이 '리처드'일까? '리처드'를 '기차이'로 잘 못 발음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하루에 한 번씩 꼭 그 노래를 불러 우리의 궁금증을 더 부추겼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후, 참다못한 나는 유치원 수첩을 통해 선생님께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그다음 날 저녁, 퇴근하자마자 수아의 유치원 수첩을 뒤적였다. 선생님의 고운 필체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영어 선생님 이름이에요. 유니 티처(teacher)에요. 발음이 잘못 전달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제야 속이 시원했다. 아, 역시 선생님 이름이었구나.
그런데 '유니 티처'와 '노니기차이'는 상당히 다른 말인데 의아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다 내린 결론은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선생님이 말하는 것도 잘 들리지 않을 것이고, 또 아이들이 잘 못 발음해도 선생님들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요즘 언어가 느린 아이들이 많다는데 그게 마스크 때문이라는 기사를 봤다. 말할 때 입모양은 전혀 보이지 않고 마스크 안에서 소리가 맴도니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나 역시도 회사에서 동료들과 소통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마스크 속에서 웅얼거리는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더 귀 기울여야 한다. 어른도 이러한데 하물며 아이들은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결론은,
마스크를 빨리 벗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이렇게 구구절절 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