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집밥기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HYE Jun 21. 2021

비오는 날, 만두 빚기

홈메이드 고기만두


결혼 전까지 설에 큰집에 가면 늘 만두를 빚었다. 큰어머니께서 만두소를 만들어 놓으시면 큰아버지, 아버지, 작은 아버지는 만두피를 만드셨다. 동글동글하게 반죽을 떼어두면 힘 있는 남자 친척 분들이 맥주병으로 열심히 밀어 얇은 피를 만들어 주신다. 그러면 우리는 만두피를 한 손에 올려 놓고 만두소를 그득히 채워가며 만두를 빚곤 했다.


비오는 날, 집콕만 하기 따분하여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세 식구가 조촐하게 만두를 빚어 보았다.



만두피는 시판품으로 대체했고 속은  돼지고기, 부추, 대파, 숙주  양념(간장, 생강, 후추) 넣어 만들었다. 다음엔  당면을 넣어보고 싶다.



남편과 딸도 열심히 빚었다. 속을 넣고 반으로 접은 뒤, 엄지와 검지로 꾹꾹 눌러 모양을 만들어 준다.




나무 찜기에 면포를 깔고 만두를 붙지 않게 넣어준 다음 20분 정도 찐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게 맛깔스러운 만두가 되었다. 금방 쪄낸 것은 식기 전에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70개 정도 만들어서 친정과 시댁에 조금 가져다 드고 나머지는 냉동 전용 통에 넣어 냉동실로 직행. 입맛 없을 때 떡만둣국을 만들어도 되고 라면 끓일 때 하나씩 넣어줘도 맛있다. 이렇게 쟁여놓고 있으면 마음이 참 든든하다.


재료 준비시간까지 합해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모처럼 친척들과 함께한 명절 풍경이 떠올랐고 딸과 함께 만드는 만두라니 감회가 새로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 별미, 냉메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