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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us Jun 13. 2015

도쿄 미술관 여행
- 2. 도쿄오페라시티아트갤러리

앞서 갔었던 국립신미술관은 롯폰기에 있는 산토리미술관모리미술관이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롯폰기를 방문했을 때 모두를 한 번에 들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롯폰기 아트 트라이앵글(六本木アート・トライアングル)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날 세 미술관을 방문하면 할인 혜택도 주고 있습니다. 트라이앵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디자인 미술관인 21_21 Design Sight도 바로 산토리미술관 옆에 있고요. 그래서 롯폰기 근처 미술관을 돌아보실 예정이라면 오전에는 산토리미술관과, 국립신미술관, 오후에는 10시까지 문을 여는 모리미술관과 전망대를 보는 코스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앞서 국립신미술관을 보고 나온 시간이 이미 다른 미술관들의 입장마감인 오후 4시~5시는 넘어서, 아무리 가깝다고는 하지만 산토리미술관에 가기에는 늦었고, 늦게 까지 하는 모리미술관은 마지막 날 방문할 예정이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면서 저녁에도 개장하는 2가지 조건에 맞는 도쿄오페라시티아트갤러리로 이동했습니다.


도쿄오페라시티아트갤러리


도쿄오페라시티 건물에는 도쿄오페라시티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콘서트홀, 리사이트홀, 미술관이 있습니다. 바로 이웃해있는 신국립극장에서는 주로 연극과 무용 공연이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은 음악, 미술, 공연, 오페라, 발레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단지인 셈이지요.


위치는 신주쿠에서 한 정거장 가면 있는 하츠다이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롯폰기에서 이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신주쿠의 도쿄도청사 전망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도쿄도청사 전망대는 저녁 10시 30분까지 입장 가능하니, 미술관을 보고 전망대를 가보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미술관은 3층과 4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는데 제가 갔을 때는 다카하시[高橋] 컬렉션: 미러 뉴런(TAKAHASHI COLLECTION : Mirror Neuron) 전시회와 소장품의 상설전시, 토미타 나오키 전시 3개가 동시에 열리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저녁 7시까지 문을 열지만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8시까지(입장 마감은 7시 30분)~


메인 전시회인 다카하시 컬렉션 전시회는 정신과 의사인 다카하시 류타로[高橋龍太郞]의 개인 소장품만으로 구성된 것인데, 1990년대를 전후 한 일본 현재 미술가들의 주요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전시회였습니다. 다카하시 류타로는 일본 현대 미술가들과 작업 초기부터 교류하면서 1,000점 이상의 미술품을 수집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이번 전시회는 일본 국내에서 3번째로 열리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전시는  야요이 작품을 시작으로 이우환, 오카다 겐조, 나라 요시토모, 아이다 마코토, 안도 마사코, 고바야시 다카노부의 회화 작품과 후나코시 카츠라, 나와 코헤이, 니시오 야스유키, 무라카미 다카시, 카토 이즈미, 야노베 켄지의 설치 작품, 아카키 노부유키, 야나기 미와, 모리무라 야스마사, 니나가와 미카의 사진 작품 등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 전시는 촬영이 제한되었는데 쿠사마 야요이의 조각 2점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더군요. ^^ 제가 예전에 살던 안양에도 쿠사마 야요이의 조각이 있는데 그 작품과 유사해 보였습니다.


아래는 안양에 있는 조각 작품으로 제목은 〈안녕 안양, 사랑으로〉입니다. 지금 보니 2008년 찍었던 사진이네요~ 재질, 색깔, 모습에 차이가 있는데 같은 강아지로 보입니다.^^


다카하시 컬렉션전에 이어서 4층에서는 상설전과 토미타 나오키[富田直樹](1983~)라는 작가의 작품전이 이어졌습니다. 토미타 나오키는 처음 듣는 화가였는데 설명을 보니 사진을 바탕으로 한 유화 작품을 주로 그리는 작가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작은 캔버스에 그린 작품도 재미있었지만, 매우 두껍게 유화물감을 사용한 큰 작품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래는 사이트에 올라온 작품 사진인데 이미지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눈이 쌓인 곳은 실제 눈에 쌓여 있는 것처럼 하얀색 물감을 두껍게 바른 것이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생각지 못한 행운을 만난 느낌으로 전시회를 보고 갤러리를 나섰습니다. 2층에는 앤소니 곰리의 조각이, 지하 1층에는 조나단 보롭스키의 조각(아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있는 것과 동일한 작품인 듯)이 있더군요. 나중에 찾아보니 이 건물에 레스토랑이나 눈에 띄는 숍들이 많이 있다는데 이미 1층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은 터라 조각만 보고 건물을 떠났습니다. 조금씩 오는 비를 맞고 숙소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



- TAKAHASHI COLLECTION : Mirror Neuron 공식 사이트: https://www.operacity.jp/ag/exh175/

-富田直樹전 소개 페이지:https://www.operacity.jp/ag/exh177.php


 

이어지는 3번째 미술관은 도쿄국립서양미술관입니다.

( 도쿄 미술관 여행: 셋 - 도쿄국립서양미술관 https://brunch.co.kr/@delius/18 )



p.s.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에서는 세밀화로 유명한 이케다 마나부[池田學](1973~)의 작품을 실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흥망사 興亡史 History of Rise and Fall(2006)라는 제목이었는데 펜만으로 일본의 성을 바탕으로 벚꽃 나무가 얽힌 거대한 구조에 깨알 같은 인간군상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정교함이 참 놀라워서 이 그림으로 만든 엽서를 살까 했는데 엽서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세밀한 그림이라 크기가 아쉽더군요. 아래는 카탈로그에서 찰칵해 봤는데 하얀 점처럼 보이는 것이 모두 사람입니다.

추가로 해당 작품이 2011년 다른 곳에 전시되었을 때 해설이 올라온 것이 있어 링크~

https://youtu.be/oovPt6X-4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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