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부터 차주 화요일까지의 배달비다. 금요일에 주급을 주는 이유는 그 돈을 가지고 주말에 재미있게 놀라는 뜻일까.
매주 턱없이 적은 금액을 정산받았다. 주말을 재미있게 보낼 만한 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좀 재미나게 놀아볼 심산으로 한 주간 배달을 빡세게 했다.
원래는 '하루 2건만 배달하여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효과만 보자'를 신조로 하고 있었지만, 나도 이제 배달 약 3개월차로서 약간의 기술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두 건 이상의 배달도 무리없이 해냈다.
첫째는 가깝다고 아무데나 배달가지 말자.
픽업지가 집 근처라도 자전거로 15분 이상 가야 하는 배달지는 가지 않는다.
멀리 가버리는 바람에 '꿀배달'할 수 있는 배달건을 놓치기 십상이다. 차라리 몇 개의 배차요청을 거절하더라도 배달지-픽업지가 가까운 요청을 선택하는 게 낫다. 어차피 배달비 차이도 거의 없다.
둘째는 첫 배달 이후 동선을 고려하자.
각 동네마다 식당이 많은 번화가가 있다. 어지간하면 번화가 쪽으로 배달을 간다. 그러면 거기서 하나 더 받아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빈 가방으로 돌아오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나 실어서 오는 편이 나으니까.
셋째는 딱 봐도 너무 힘든 곳은 제외하자.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자전거가 아니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나는 자전거 배달부이기에 죽어라 페달을 밟아야 하는 곳은 피한다. 우리 동네는 특정 지역이 산으로 되어 있다.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국토의 70%가 산이라서 어딜 가나 오르막 동네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곳에 배달을 가면 다른 데 못 간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얼른 집에 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