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뭘하는 사람일까

by 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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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4월 19일의 한국사회에서 학생은 사회를 정화하고 기득권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말을 힘주어 외칠 수 있는 정의로운 집단이었다(다는 아니겠지만). 4.19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고교생들이었다. 4월 12일부터 마산의 고교생들이 뛰어 나왔고, 대학생들이 그 뒤를 따라 거리로 나왔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도 저렇게 플래카드 들고 같이 싸웠다(주먹쥐고 있는 애들 표정 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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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학생들의 정치참여와 사회운동을 독려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학생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어떤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냐 하는 것이다. 시위 안한다고, 부패한 권력과 안 싸운다고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 먹고 살 만 해서? 이승만 개새끼와 자유당 양아치 새끼들은 미국 원조물자를 유령회사 통해 빼돌려서 정치자금으로 쓰고 부정재산을 축적했다. 그 와중에 시골이고 도시고 간에 실업률이 높아지고 생필품도 부족한 최악의 경제상황이었다. 공부하기 싫어서? 서울대 연고대 간 애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애들이겠냐? 잘못된 사회를 바로잡자는 순수하고 단순한 진리를 따랐을 뿐이다. 아니라면 중 2소녀 진영숙의 저 편지를 어떻게 설명할건가. 누구한테 세뇌당해서? 그 많은 학생들이 다?


지금, 학생들은 학생이 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고등학교까지 갈 것도 없이, 대학생들은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뭐라고 생각하고 살까. 나도 대학생 시절을 지나왔지만 기억도 안 난다. 그런 생각 해 본 적도 없다. 취업과 공무원 시험 말고 다른 게 자리잡을 뇌 공간이 있을까. 고등학생들은 대학입시 말고 다른 생각을 할까? 어쩌면 4.19때 식겁한 경험을 한 그 부패한 친일파 집단들이 제 2의 4.19를 막자고 알게모르게 학교 교육의 방향을 그렇게 몰아가는 것 일지도 모른다(음모론 등장). 그랬다면 그 계획은 대성공...! 축하한다. 나도 당했다.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부터가 어이상실이다. 대학이 언제부터 취업알선소가 됬나. 그럼 교수는 직업소개소 소장이자 로비스트인가? <연구와 교육>이 아닌 <취업알선과 신입생모집>이 교수의 주요업무가 된지 오래다. 교수임용과 관련된 지원서 항목만 봐도 금방 안다. 신입생 확충 방안을 쓰란다. 시발 이걸 왜 교수들한테 물어보냐고. 교직원들은 그럼 뭐하는 사람들인데 대체. 취업률 향상 방안? 취업을 내가 해? 내가 하냐고. 아니 내 한 가지만 물어보자. 취업 못한 학생이 지가 취업 못한게 교수님 책임이라고 생각할까? 입학할 때 취업 잘된다고 했는데 안되니까 사기당한거여? 진짜 이렇게 생각하나?


한 때 사회를 정화하고 부패권력과 투쟁하던 학생들은 이제 4.19의거가 뭔지도 모른다. 들어본 적도 없다는 놈들도 있다(실화다). 투표도 안한다. 그냥 취업밖에 모른다. BTS멤버들 생일은 꿰차고 있으면서 3.1절이 뭔 줄 모르고, 광복절이 언제인 줄 모른다(정말 실화다). 그런거 모른다고 뭐라고 하면 꼰대란다.

그럼 난 꼰대가 되련다. 그것도 최악의 꼰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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