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코리안 좀비 그리고 희망

[서평문] 이기는 글쓰기를 위하여...

by 방구석 지식in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나네요. 저는 챔피언이 목표입니다.

- UFC 은퇴 선언한 정찬성 선수



반 박자 빠른 스텝. 화끈한 난타전의 인(in) 파이터.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좀비. UFC 페더급 파이터인 정찬성 선수의 수식어입니다. 미국 데뷔전 당시 자신보다 우세한 가르시아와의 경기에서도 당당했습니다. 정찬성 선수의 전매특허인 한 대 맞고 2~3대 때리는 연타가 나왔죠. 못 먹어도 고(Go). 경기 7초 만에 최단시간 KO를 따내기도 하고, 다크초크로 상대의 숨통을 조이기도 했습니다. 눈빛을 내리깔지 않았죠.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기회. 한국인 선수 최초로 UFC 타이틀전을 따냅니다. 상대는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 조제 알도였습니다. 빈틈없는 경기력과 살아있는 폭격기로 그라운드를 10년 동안 평정한 폭군이었죠. 그와의 팽팽한 경기였지만, 경기 도중 어깨 관절이 탈구되는 부상에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정찬성 선수는 당시 어깨 탈골 부상으로 4급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를 합니다. 철 지난 퇴물. 물주먹. 킹크랩. 정찬성 선수는 제대 이후 거품이 끼었다는 주변의 평가를 경기로 증명했습니다. 신발끈을 조여매고 올라선 링 위는 아직 찬란했습니다. 도장 깨기 하듯 강한 선수들을 하나하나 이겼고 2번째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코리안 좀비를 외치는 뜨거운 함성과 응원가 떼창이 돔구장을 뒤덮었죠. 스파크가 튀었고 쓰러지면서도 허공으로 주먹을 휘두르던 정찬성.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전합니다. 마지막 경기를 불살 지른 정찬성은 돌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눈물도 안 난다던 정찬성. 케이지를 내려오자 감정이 북받쳤을까요. 눈물과 핏물이 그의 얼굴을 뒤덮었습니다. 코리안 좀비 당신은 영원한 저의 챔피언입니다.



'한계의 한계' 극복하기...재능을 뒤집는 노력


우리가 정찬성 선수에게 박수를 치는 이유 무엇 때문일까요. 그의 패배가 아쉬워서가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무너뜨리고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왜소했던 체격. 한없이 높아만 보이던 다른 선수들. 끝없는 터널의 연속. 누구도 가지 않은 챔피언의 길이기에 정찬성은 힘들 때마다 자기 자신을 믿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쓰러질 때마다 좀비처럼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의 꺼지지 않는 열정과 투혼은 경기에서도 여실히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정찬성의 경기는 UFC승패를 떠나 <오늘의 경기, 메인이벤트>를 장식했습니다. 남들이 하는 만큼 하는 것이 아닌 패기와 독기, 혼을 불사르는 투혼은 다른 사람에게도 보입니다. 비록 종목이 다르고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 조금 다를지라도요.


권투와 글쓰기는 그래서 다른 듯 닮았습니다. 손으로 하는 권투와 글쓰기. 팔근육과 글 근육 키우기.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하고 높이는 과정이 그렇습니다. 저 역시 끊임없이 저를 담금질했습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으로 한겨레 문화센터를 처음 찾았을 때가 기억납니다. 15년 전쯤이죠. 시간 안에 원고지를 다 채우는 것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맞춤법이 틀리는 것도 부지기수. 한 문장 쓰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필사로 시작했습니다. 기자를 준비하는 다른 수험생 글들을 하나씩 옮겨 적었고 귀동냥으로 글쓰기를 배웠습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독서, 필사, 논술과 작문에 매진했고 그렇게 6개월이 지나자 언론사 필기에 하나씩 붙었습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저는 꾸준한 노력으로 재능을 뒤집었습니다.

이기는 글쓰기...우리 모두가 '코리안 좀비'


아직 배가 고픕니다. 그래서 <이기는 공모전> 글쓰기를 집필하게 됐습니다. 31살 느닷없이 찾아온 사춘기에 저는 펜을 꺾었습니다. 종이를 찢고 언론과 담쌓았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더군요. 우연히 제가 쓴 글을 읽어본 친한 형님이 '너는 꼭 글 써야겠다'라고 말하면서 다시 펜을 잡았습니다. 한 문장 한문단씩 써 내려갔고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떨립니다. 7번 떨어지고 8번 만에 합격한 브런치에서 반년만에 구독자 1천 명을 돌파했습니다. 잘하고 있는 걸까요. 설레고 두렵습니다. 운 좋게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상을, 인사혁신처 공직문학상에서 동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부처를 중심으로 꾸준히 공모전에 응모할 계획입니다. 수상작과 출품작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이기는 글쓰기를 할지 책으로 묶을 생각입니다.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 간다'는 앙드레말로의 말씀을 가슴속에 새깁니다. 열정은 높지만 부족한 실력. 쓰고 지우고를 수없이 반복했던 나날들. 빗물의 짠맛과 소주의 단맛 같은 실패들. 비단 저만의 경험은 아닐 겁니다. 하얀 백지에 첫 문장을 쓰는 것은 누구나 힘든 일입니다. 소설가 김영하도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랬습니다. 저는 말할 것도 없고요. 첫 문장을 시작해야 두 번째 문장도 그렇게 첫 문단과 글이 완성됩니다. 공모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요. 저의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 그 비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 코리안 좀비가 됩시다. 연필을 꺾은 그대들에게 다시 펜을 쥐어줄 책. 종이를 찢고 쓰러진 그대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줄 책. 그럼 <이기는 공모전>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