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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지식in Dec 17. 2023

나폴레옹 키스? 어떤 치즈길래...

[유튜브] 인문학 유니버스


프랑스에서 스스로 황제가 된 영웅이 있습니다. 바로 나폴레옹인데요. 카망베르는 나폴레옹이 즐겨 먹던 치즈로 유명합니다. 쿰쿰하면서 달라붙는 듯한 맛으로 알려져 있죠. 카망베르는 이른바 '목장의 꽃'으로 불립니다. 흰 눈꽃이 치즈 덩어리에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과 꾸덕꾸덕한 촉감 그리고 독특한 치즈향이 일품입니다. 출구 없는 '마약치즈'로 소문이 났습니다. 카망베르 치즈와 관련한 나폴레옹의 일화도 있습니다. 나폴레옹이 처음 카망베르 치즈를 먹었을 때, 나폴레옹은 치즈를 가져다준 여성에게 격정적인 키스를 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폴레옹은 카망베르 치즈 향기가 연인 조세핀의 체취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이런 카망베르 치즈를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만든 곳이 있는데요. 바로 전라북도 임실군입니다. 여기에는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1958년 벨기에에서 한국으로 선교사가 찾아왔습니다. 그의 한국 이름 지정환. 디디에 서스 테 벤스 신부입니다. 브뤼셀 귀족으로 태어난 지정환 신부는 벨기에 본가로부터 2천 달러를 빌려 산양 2마리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당시 짜장면 한 그릇이 50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큰돈입니다. 지정환 신부는 가난한 임실에 맞게 소보다 값이 싸고, 임실의 지형에 맞는 산양을 선택한 겁니다. 이후 산양협동조합까지 설립했는데 수요가 많지 않아서 산양유가 남아돌았습니다. 이것으로 치즈를 만들게 되었답니다.

 

 

임실치즈에는 지정환 신부의 피땀눈물이 서려있었죠. 모두 안된다고 입을 모았지만, 지정환 신부는 열정 하나로 맨땅에 헤딩을 했습니다. 당시 치즈를 만드는데 변변한 도구가 없어서 모기장부터 비누틀, 약탕기까지 사용해 치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막걸리를 만들 때 사용하던 누룩을 활용하기도 했답니다. 물론 실패의 연속이었죠. 결국 지정환 신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치즈 기술을 배우기 위해 3개월 동안 프랑스와 벨기에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성공했죠. 당시 대한민국에는 주한미국에서 빼돌려 불법으로 유통되던 치즈가 전부였던 때라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었습니다. 현재는 저장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카망베르 치즈 생산은 중단됐습니다.

 

 

대신 임실군은 체다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서브웨이 샌드위치에 많이 넣어먹는 그 치즈 맞습니다. 오렌지 색깔의 치즈로 독특한 맛이 일품입니다. '체다 치즈'의 아버지인 조셉 하딩은 이상적인 치즈에 대해 "입에 넣으면 스르르 녹아 맛이 가득 넘치고, 비유하자면 헤이즐넛에 가깝다"라고 전했습니다. 임실군에서 만든 치즈도 퀄리티가 높았던 걸까요. 1970년부터 체다치즈를 만든 임실군은 조선호텔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때부터 임실치즈를 대량생산하면서 임실군이 대한민국 '치즈 발상지'로 우뚝 섰습니다. 이후 임실군은 국가대표 치즈 브랜드를 만들었죠. 현재는 역사문화관과 유럽형 테마공원까지 대한민국 치즈클러스터로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주말에 치즈 한판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지식in문학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bcCArfIVqY&t=1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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