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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지식in Dec 14. 2023

스타벅스와 지역소멸

[유튜브] 인문학 유니버스


스타벅스는 실용주의의 상징이다.

강준만 교수 <현대사 산책>



어 다니는 백과사전인 강준만 교수는 스타벅스를 1990년대 실용주의의 상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이를 뒷받침했죠. 대한민국의 1980년대는 정치적으로 혼란기였습니다. 올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영화 '서울의 봄'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의 군사 쿠데타 이후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 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까지 이를 뒷받침합니다. 격변의 정치변동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류가 조금 바뀝니다. 군부 정치와 대비되는 실용주의, 자유주의 노선입니다. 오렌지족과 3당 합당 그리고 스타벅스가 이를 뒷받침하죠. 지금의 X세대와 MZ세대의 분수령처럼, 당시에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1999년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스타벅스 1호점이 개설됐는데요. 이화여대점이었습니다. 신촌에는 연대와 이대, 서강대와 홍익대가 몰려있는데요. 대학생들의 자유분방한 생각과 행동이 더해지면서 2030 세대를 대변했습니다. 당시 '스타벅스'는 운동권 문화와 차별성을 보였는데, 밥보다 비싼 커피를 내세우며 '허영의 상징'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죠. 최근에는 '정주 여건(settlement condition)'을 보여주는 지표가 됐습니다. 바로 '별다방 역세권'인데요. 스타벅스와 역세권을 합친 단어입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선 건물을 중심으로 병원과 은행, 다이소 등 알짜배기 매장들이 모이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납니다. 금융과 문화, 사람과 상권이 몰리면서 별다방은 부동산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타벅스가 지역소멸을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는 점인데요. 최근 스타벅스가 발표한 지역별 매장수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2023년 발표한 자료와 묘하게 닮았습니다. 행안부는 전국 226개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했습니다. 인구가 몰려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 있는 거죠.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만 50%가 넘는 매장이 쏠려있습니다. 나머지 매장들도 부산과 광주, 대전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스세권'이 형성됐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토면적의 10%에 해당하는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와 기업이 모여있다고 합니다. 지역은 인구소멸과 지역소멸의 이중고에 허덕이는 상황이죠.      



우리보다 일찍 지역소멸을 경험한 일본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상은 지난 2014년 <지방소멸> 책을 발간했는데요. 마스다는 앞으로 30년 이내에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사회'를 예견했습니다. 문화시설과 일자리가 특정 지역에만 쏠리면서, 인구가 몰리고 자연스럽게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다고 경고했죠. 이는 곧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출산율 하락과 인구소멸, 지역소멸의 도미노로 치닫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역 격차해소, 일자리 분배, 문화생태계 육성, 교육특구 신설 등 우리나라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지식in문학이었습니다.




https://youtu.be/z5RHYaLEzNc?si=mpxDoM_UvhS2AB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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