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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mji Jul 09. 2023

Technics SL-XP5, 80년대 최고의 CDP

소소한 음악기계

Compact Disk, CD는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매체이지만 80년대 최초 발매당시에는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그것도 매우 작은 공간에 보존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었습니다. 디지털 방식으로 음이 지닌 정보를 저장하여 왜곡 없는 음을 전달하는 신기술이었기에 당시 음전달 매체인  LP에 대해서 '우리는 오늘까지 바이닐을 긁는 소리를 음악이라고 들어왔다' 라며 자조 섞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CD가 최초로 개발된 것은 1976년, 일본의 소니에서였습니다. 이후 소니는 필립스와 합작하게 되고 최초의 CD는 1981년 필립스에서, 최초의 CDP는 1982년에 소니에서 발표하게 됩니다. 소니의 세계 최초의 CDP인 모델 CDP-101은 출시당시 168,000엔, 지금의 한화로 환산하면 22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었으며 가격은 7.6kg이었습니다. 발매 초기의 인기는 부담스러운 가격 등의 원인으로 금새 시들해졌으므로 소니는 특단의 조치로  CDP-101의 10분의 1 크기, 가격 50,000엔의 기기를 새롭게 개발합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포터블 CDP D-50입니다. CD케이스 4장을 쌓은 작은 크기에 CDP-101의 기술이 모두 집약되어 발매와 동시에 호평과 함께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합니다. 이 기기가 발표된 1984년 부터 CD판매량과 CDP의 보급은 모두 급상승하게 됩니다.  


당시 소니는 파나소닉의 모르모트, 또는 파나소닉의 연구소라는 농담이 있었습니다. 소니가 앞서 기술을 개발하면 파나소닉이 그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파나소닉은 카피켓 전략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였지만 이 제품들은 파나소닉 특유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성능은 소니의 동등 또는 우위에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소개드리는 파나소닉의 음향기기 브랜드 Technics의 SL-XP5는 소니 D-50을 모델로 그 이듬해 개발된 기기지만 성능을 포함한 여러 면에서 자신의 원본을 능가했습니다. 더 작은 크기, 100% 메탈바디의 고급스러움과 정제된 외관으로 디자인에서 더 발전했을 뿐 아니라 상위기에 사용되던 싱글 빔 방식 픽업 FF-1의 적용으로 그 이후 개발된 기기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발매당시 가격은 CDP D-50과 비슷한 49,800엔, 한화 66만 원으로 결코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이 때는 일본경제가 정점을 찍던 시기였기 때문에 꽤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을 초월하는 듯한 고급스러움과 최상급 음질은 당시 일본의 경제적, 문화적 풍요로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앨범은 이마이 미키今井美樹의 1986년 앨범 femme 입니다. 당시의 물질적 번영에 이끌려 찾아온 미국 최상급 뮤지션들의 연주, 그리고 이것의 모방으로 시작된 시티팝계열의 앨범 중 하나입니다. 아홉번째 곡, '두근거림을 곁들인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American Breakfast トキメキ添え' 는 미국 문화가 일본의 그것과 이종결합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youtu.be/qn6rFTWps3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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