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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mji Oct 04. 2021

레트로, 하지만 과거의 부활은 아닌

daily effect /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저는 음악을 듣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제게 음악은 위안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나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준다고 할까, 마음속 앙금을 녹고 자양분을 공급하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팝에서 시작해 아트록이라는 조금은 복잡하면서도 실험적인 70-80년대 음악을 거쳐 재즈에 도달했습니다만 지금은 좀 더 듣기 편한 음악을 선호합니다. 기량과 테크닉이 완벽한 유명 뮤지션의 음악보다는 뉴비 음악가들의, 게다가 조금은 생소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는데, 그 이유는 간혹 초절정 테크니션의 음악은 너무나 완벽한 나머지 실수마저도 사전에 치밀하게 의도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음악에는 약간의 느슨함, 아까 말했던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요새 듣는 음악 장르 중 하나는 '퓨처 펑크'입니다. 무심코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멋진 볼거리처럼 이 장르도 우연한 여정을 통해 도달했습니다. 이 음악은 주로 80년대 크를 샘플링하여 현대적인 리듬과 이펙트를 더하여 만드는 음악입니다. 세계적인 유행이기는 하나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곡들이 유명세를 타는 듯합니다.


이 음악의 느낌은 벽장에 있던 아버지의 깃 넓은 와이셔츠를 꺼내 화려한 티셔츠 위에 루즈 핏으로 입은 듯한 모습이랄까요. 그런데 빛바랜 추억과 현대의 조합이 조금 어설프게 느껴지면서도 묘한 맛이 있습니다. 레트로, 요새 디자인 유행과 궤를 같이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이것이 과거의 부활은 아닙니다. 르네상스가 고전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고전의 재현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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