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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석 더 프리맨 Nov 16. 2020

내 사는 파주는 야만의 고장이었나

만연한 택시 승차거부에 대한 지독한 경험, 그리고 그 시리즈.

‘내가 사는 고장은 야만의 고장’ 

파주 아닌데서 살던 때가 문득 그립습니다.


지금 내 집이 있는 파주. 멀지만 환경도 좋고 여러모로 만족했다. 마포니 고양시의 여러 집을 잊을 정도였다. 올 가을 처음 이사 와서 후배를 만났다. 반가움의 인사 자리였고, 파주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많은 조언을 챙겼다. 

고양콜이나 한강콜 부르세요

그때 들은 최고 인상 깊은 말은 ‘택시는 일산콜을 불러라’였다. 파주에 오래 산 기자 출신 후배의 말이다.      

분명하고 단호했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고양시나 파주나 어디나 그 정도의 사회적 서비스 체계가 갖춰진 줄

알았던 탓이다. 결국 ‘그런 탓’이었다.     


안일한 생각은 결국 지난 15일 택시 승차거부에 따른 사건으로 이어졌다. 사실 택시를 자주 안타는 이들에겐 아무 것도 아닌 듯 하지만, 자녀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거동 약자에겐 택시가 외국처럼 프리미엄 교통수단의 범주는 아니다. 대중교통을 보조하는 수단이다.

     

외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자가운전을 제한하고 대중교통과 택시의 조합이 시민 이동수단의 기초가 된다면, 그것은 이 시대 성공한 지자체 교통 정책이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파주의 택시 시스템은 역시 최악의 평을 받고있었음을 실감한 날이었다.(사실 이사오고 줄곧 그랬다)


승차거부는 엄연히 불법 임에도 파주 경찰이 출동해도 해결하지 못했, 아니 해결되지 아니했다.     

CCTV를 통해 서로의 주장이 어긋나는 부분을 해결하재도, 파주경찰서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론가 허공을 휘두르는 듯 “다른 택시 타고 가세요”, “시청에 신고하세요”라 말하곤 어디론가 정말 시민의 다른 ‘위급한’ 불편을 해결하러 황급히 떠났다.     


승차거부를 자행한 택시기사는 ‘이미 뭔가 시스템을 알고 있었는지(의혹이다)’ 경찰에 열심히 설명하는 피해자를 시종일관 비웃다 그냥 휭 하고 떠났다. 그 다음엔 민생치안에 격무로 시달리는 경찰차가 떠났다. 하찮은 사법 권한 밖 행위에 뭔가를 더 할 수 있으랴.     

다만 홀로 남은 승차거부 피해자로선 황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카카오도 티맵택시도 안통한다는 파주 택시, 과연 수도권 지자체 자급 산업의 자랑일까.     


DMZ 친환경 관광 도시를 꿈꾼다는 파주에 택시 시스템의 현실은 과연 얼마나 잘되어 있을까. 최종환 파주시장은 이런 현실을 알고도 관광을 외칠까. 아! 물론 늘 관용차를 타고다닐테니 잘 모를 수도 있겠다.  한번 야당역에 암행감찰을 오면 어떨까 한다.    


많은 유동인구가 모이는 야당역에서 택시를 잡기란 어렵다. 이것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다. 다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선 이런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그나마 잘 해결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의도적 승차거부 행위는 파주시의 행정 맹점 아래에 놓여 있어 봰다.     


시대가 어떤 때인가. 2020년이다. 그만한 행정력도 미치지 못하면 야만의 시대에 가깝다. 참고로 고백컨대 난 내가 취업하던 22년 전부터 생계를 위해 ‘위법행위’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바꿔말해 내가 돈 벌기 위해 남의 불편을 초래한 적이 없단 말이다. 


아무튼 사회 시스템은 언제나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참고로 택시가 원하는대로 잡을 수 없다면(버스 얘기가 아니다) 외식업이나 생활시설 다중이용업장 등 다른 업태에도 영향을 끼친다. 지역사회의 해악이 바로 '승차거부'에서 나올 수 있단 얘기다.


예를 들어 당장 집에 오기 편한 대화역이나 탄현역, 아예 서울에서 약속을 잡지 왜 파주에서 굳이 모임을 가지려 할까. 귀가하기 편한 곳에서 모임을 갖기 마련이다. 악명높은 택시 때문에 영업이 줄어든다면 파주시 자영업자들은 무슨 죄를 지은 탓일까.


지자체 택시기사의 생계를 위해 시민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또 허가제일 수 밖에 없는 택시 등 교통망은 누군가의 생계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시스템이다. 허가제라 사회제도적 이득도 본다.


이런 기본이 무너진다면 다른 부분이 우습게 불인정되고 연쇄 붕괴되는 것에 대해 뭐라 어를 수 없다.     

우버가 왜 합법이 되어야 되고 타다는 왜 불법이 되었는가에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잘 모른다고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저 밑에 깔고 뭉갤 뿐. 지금 제눈에 안보인다 해서 문제가 없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곧 연말이라 외출이 겁난다.


파주시민이자 택시 소비자 이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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