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듣는 시계소리
'주인이 누구일까?'
아무리 머리를 굴러도 떠오르지 않았다.
시계를 사진으로 찍어, 50개 반에 보냈다.
'시계주인을 찾습니다.
보건실에서 치료받은 학생이 두고 갔습니다.
가져갈 수 있게 안내해 주세요.'
하루, 이틀, 사흘...
시계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계는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계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주인이 보고 싶어요.
주인을 찾아주세요."
그리고는
"으앙, 으앙, 으앙, "
시끄럽게 울었다.
'시계가 주인을 찾습니다'
전단지를 만들어 학교 곳곳에 붙였다.
그리고 두 시간 후.
드디어 시계 주인이 나타났다.
"선생님, 제 시계 주세요."
"여기 있다."
"잃어버려서 속상했지?"
"별로요."
헉-
"비싸지 않아?"
"오만 원 밖에 안 해요."
헉- 오만 원 밖에.
"시계가 주인 찾아주라고 했어."
"선생님, 시계는 말 못 해요."
아이는 이상한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시계는 마음으로 말하는 거야.
착한 마음이 있어야만 들을 수 있단다."
"정말요?"
"응"
아이의 손목에 시계를 채워줬다.
아이는 시계를 귀에 가져가더니 말했다.
"선생님, 시계가 다시 만나서 반갑데요."
"드디어 시계의 소리가 들리는구나."
아이가 씩 웃는다.
시계도 웃는다.
나도 웃는다.
아이와 시계에게 말했다.
"잘 가."
아이와 시계가 동시에 대답했다.
"안녕히 계세요."
시계를 찬 학생의 손목만 떠올랐다. 얼굴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시계를 찾아가라고 모든 학급에 메신저를 보냈지만 , 시계 주인은 일주일이나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보긴엔 꽤 비싸 보이는 시계였다.
잠깐 시간 내어 전단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학교 곳곳에 붙였다.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드디어 시계주인이 나타났다.
나는 학생이 시계를 찾아 기뻐할 줄 알았다. 하지만 학생은 무표정했다.
비싼 시계를 잃어버리고 보호자에게 혼나지 않았냐고 물으니, " 오만 원 밖에 안 해요. 안 비싸요."라고 말했다.
보건교사 수당 사만 원인데......
내 수당보다 일만 원이나 많은데 학생의 태도에 조금 놀랐다.
시계가 주인을 찾아주라고 했다고 하자 학생이 이상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나는"시계랑은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거야. 착한 마음이 있으면 시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나는 그날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사물의 소리를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삶의 진리를 알려주었다.
우리는 마음만 있으면 사물과 이야기 할 수 있다. 사물과 말하게 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