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이 가리키던 곳으로

첫 만남의 오키요

by 덴덴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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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후쿠오카를 드나들던 초기, 텐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숙소를 이용했다. 당시 숙소 주인을 비롯한 동네 주민들은 그들이 자주 가는 식당들을 종종 알려주었지만, 일에 쫓기던 나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흘렸다.


"저쪽 시장회관에 괜찮은 집 많아요."


어느 날, 숙소 주인이 넌지시 건넨 말에 마침 아침 시간이 비어 시장회관으로 향했다. 입구 근처 스시집에서 과식을 하고 나오며, 언젠가 이곳의 다른 집들도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다짐은 기억 저편에 묻어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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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잊고 지내던 중 선어시장 시장회관의 한 식당의 이름이 여러 경로를 통해 들려오기 시작했다. TV 방송, 지인의 칭찬, 그리고 일본인 친구의 SNS까지. 모든 정보가 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키요식당(おきよ食堂)'


이런 연유로 오랜만에 후쿠오카행을 계획했을 때, 오키요 식당은 리스트 최상단에 자리 잡게 되었다.


아침 비행기는 연착 없이 도착했고 순조롭게 호텔에 짐을 맡긴 뒤 바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먹는 것 외에 다른 일정을 두지 않은 여행 첫날, 동선이 번거로운 곳들을 먼저 클리어하려고 나섰다. 그 첫 목적지는 오키요식당이었다.


아카사카역에 내려 시장회관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대중교통으로 바로 닿지 않을 뿐, 마음먹으면 금방인 거리였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하카타항에서 하카타역이나 텐진까지의 거리는 잘도 걸어 다녔으면서, 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시장회관까지 와볼 생각을 못 했다는 사실에 조금 분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게 십수 년 손해 본 사실을 확인하며, 마침내 오키요식당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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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日のイチオシ! (오늘의 추천!)

イサキの炙り刺 定食 (벤자리를 살짝 구운 회 정식)


'오늘의 추천'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주문부터 했다. 그러고 나서 '이사키(イサキ)'가 벤자리라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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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 앞의 메뉴판에는 입구와 다른 메뉴들이 있었다. 정식의 밥이 넉넉할 것이기에 다른 단품 메뉴를 주문해야 될 것 같아서 눈에 띄던 옥돔 튀김(아마다이 후라이, アマダイフライ)를 추가했다. 전갱이 튀김(아지후라이)나 새우 튀김(에비후라이)에 비하면 자주 볼 수 없는 메뉴인만큼 주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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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문이 나오고 넉넉한 밥 양에 안도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반찬들을 애피타이저 삼아 차례로 맛본 후, 마지막으로 메인인 벤자리 구이회를 맛보았다. 적당히 쫀득한 식감, 은은하게 올라오는 구운 껍질의 풍미. 기대했던 바로 그 '익숙하지 않은 맛'이었다. 그 식감과 향에 익숙해질 무렵, 옥돔 튀김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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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튀긴 것은 무엇이든 맛있다. 하물며 옥돔이었다. '자신조차 튀김이 될 거라 상상 못 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한 생선이지만, 튀겨도 역시 좋았다. 다만 한입 베어 물고서, 왜 사람들이 보통 전갱이 튀김이나 새우튀김을 선택하는지 알 것 같았다. 튀김으로 먹기엔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드는 생선들이 있기에, 보다 만만한 그들의 존재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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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타이트하게 보내기로 작정한 날이라 오래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 주어진 한 끼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며 미식가나 평론가에 빙의할 만큼 한가하지도, 과다한 미사여구로 허세를 부릴 만큼 여유로운 삶을 살지도 않았다. 또, 맛을 너무 과장하면 그 맛을 알거나 앞으로 알게 될 이들에게 민폐이며, 때로는 원한을 살 수도 있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주어진 한 끼에 만족하고 그 순간의 행복을 오롯이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수십 초 내로 도파민을 터트리기 위한 호들갑이 미덕인 SNS 시대에 이런 태도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한번 더 기회가 있다면 오고 싶다."는 짧은 말만큼은 남겨둬야 할 곳이었다.


첫 미션은 일찌감치 완수했지만, 이후가 어찌 될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여야 했기에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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