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두 개나 그 이상 수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
신비로운 푸른 빛,
그 안에 담긴 맑고 맑은 투명함.
그 존재와 우리의 끊임없는 공생에 관한 한토막 이야기.
직장에서 느끼는 초조함,
시간이 지날 수록 예전 같지 않은 몸에 대한 걱정과
괜찮을거라는 불확실한 자기위안.
가정에서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와
사춘기 두 딸들에게 무엇을 할 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부모로서의 혼란.
그와 함께 안개처럼 내려앉는 무력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나이 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현실적인 불안.
숨겨가며 짊어지고 있던
50대 한 남자의 숨겨진 속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며
갖가지 명세서와 은행잔고,
집안의 크고 작은 경조사와
두 딸의 교육.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고민.
"일상" 이라는 단어로 과소평가되고 있는,
사실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이 모든 것들과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는 나도 이끌어 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투명한 이 존재는
너무도 쉽게 이끌어 낸다.
한 남자에게 머물며, 미묘한 가라앉음의 분위기로
우리 사이를 배회하던 그감정의 정체가
무언가의 도움으로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과
알딸딸한 기분으로,
밤공기를 느끼며 오랜만에 함께 공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