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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Jun 29. 2023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은 심장 생존력 치료가 관건

서존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조언




profile. 서존

•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

• 대한심혈관중재학회(KSIC) 보험위 간사

• 한국 관동맥만성폐색병변 연구회(KCTO) 연구위원



심장 먹여 살리는 혈관, 관상동맥이 막히면 생기는 일

심장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액을 보내 온몸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이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은 심장 주위를 둘러싼 관상동맥이 수행한다. 관상동맥은 대동맥에서 뻗어 나오는 직경 2~3mm의 작은 혈관 가지로, 심장을 둘러싼 모양이 왕관을 뒤집어 놓은 형태와 닮아 관상동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적인 관상동맥은 탄력성이 좋고 내부가 뻥 뚫려 있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어떻게 될까. 심장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부족해져 심장 통증이 유발되고, 심장 근육이 손상되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심혈관질환이 발병하게 된다. 


관상동맥폐색은 급성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혈관이 막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새로운 우회로가 생겨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기도 한다. 이를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Chronic Total Occlusion, CTO)’이라고 한다. 서존 교수는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병변은 심혈관질환의 약 10%를 차지하며,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간과하는 환자가 많지만, 급성 폐색보다 위험인자가 더 많아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관상동맥폐색의 위험인자는 무엇인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이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이러한 위험인자로 인해 혈관의 내피세포가 손상되고, 이 때문에 혈관의 중간층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서 산화되면 염증 반응이 생기는 ‘죽상경화반’이 발생한다. 죽상경화반이 혈류 장애를 일으키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점점 증식되거나 파열되어 혈전이 생성되면 통증과 더불어 심근이 손상되기 시작한다. 



관상동맥폐색으로 나타나는 대표 증상은?

심근에 혈류 장애가 생기면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 압박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나면서 턱이나 등, 팔로 퍼지는 방사통과 호흡곤란, 두근거림, 식은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단, 고령층이나 당뇨병을 오랫동안 앓은 환자라면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혈관이 갑작스럽게 좁아지면 증상이 나타나지만, 천천히 진행되는 동맥경화증이나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더 위험하다는데

만성 폐색의 경우 증상은 안정화되었을지라도 급성 경색에 비해 천천히 진행되면서 여러 혈관에 문제를 일으켜 치료가 더 까다롭고, 심기능 저하 등 위험인자를 더 많이 갖고 있다. 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심장 기능이 떨어진 뒤에야 뒤늦게 진단을 받기도 한다. 


특히 관상동맥이 전반적으로 석회화된 동맥경화혈관으로 심하게 변성된 경우가 많아 시술 자체가 어려운 데다 시술 이후 합병증 발생률도 높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소수의 심장내과 의사만 시술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어떤 식으로 치료하는지 궁금하다

만성 폐색이 진행되면 주변 심혈관에서 ‘측부 순환’이 발달하면서 증상을 안정화하고 심장 근육을 보호하려는 보상 작용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심기능이 정상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하며 관찰한다. 하지만 심근 허혈 검사에서 심장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확인되면 중재 시술을 받아야 한다.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인 경우에는 일반적인 혈관 개통술과 달리 먼저 막혀서 딱딱하게 굳은 혈관을 뚫은 뒤 진강 내로 와이어를 통과시키고 풍선과 스텐트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전문적 특수 기법에 숙달되어 있어야 하고, 특수 장비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막힌 관상동맥을 대신하는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해 알려달라

관상동맥우회술은 가슴을 열고 시행하는 외과적 수술로, 새로운 혈관을 이식해 심근을 살리는 심근 보존 치료다. 일반적으로 다혈관 질환이나 심기능 저하, 당뇨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권유한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치료’라고 해서 관상동맥의 가운데 혈관인 좌전하행지에 만성 폐색이 있는 경우, 다른 혈관의 치료는 중재술로 시행하고 좌전하행지의 만성 폐색은 왼쪽 늑골하단을 조금만 열어 유방동맥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즉, 중재술과 우회술을 융합한 방식이다.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의 치료 원칙은 심기능과 생존력을 높이는 것이다. 무조건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 아닌, 환자의 상태와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폐색은 골든타임 안에 혈관을 뚫어주는 정확한 치료 지침이 있는 반면, 만성 폐색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시술과 치료 방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그만큼 치료가 까다롭고 고난도 시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노력과 경험이 치료의 관건이다.



ㅣ 덴 매거진 2023년 7월호
 에디터 이영민(min02@mcircle.biz) 
 사진 
한도희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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