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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nis Kim Dec 26. 2019

넛지 Nudge

잘 설계된 행동 심리학은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온다.


넛지 Nudge

리처드 탈러(대학교수), 캐스 선스타인(대학교수) 저


책 소개


넛지란 심리적 저항을 없이 설계된 목표를 인간이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기술, 선택을 이끄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정의된다. 넛지의 사전적 의미는 '(옆구리를)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이다. 넛지는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가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 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지만,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리처드 H. 세일러 시카고 대 교수는 '넛지'와 '승자의 저주'라는 저서가 유명하며, 경제 분석에 인간 심리 연구결과를 접목해 행동 경제학을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넛지는 마치 타짜가 게임의 판을 설계하는 것처럼 시장 참여자, 개인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심리적 설계를 통해 최적의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인간의 선택 오류의 예와 넛지를 이용한 예를 담고 있다.


이런 인간의 불합리적인 심리를 경제적 판단 과정에 놓여 놓은 연구 성과로 2017년 세일러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스타트업 서비스 구성에서 적용할 포인트


넛지는 현대 경제학의 메가 트렌드인 행동 경제학이 발전하게 된 인간의 불합리성과 적용 예를 보여 주고 있다. 잘 설계된 넛지가 얼마나 많은 개선을 가지고 오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단, 주의할 점은 '넛지'라는 것을 알리거나 심리적 선택권이 박탈되었다는 느낌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벤트를 설계하는 마케터들과 게임 기획자들은 때로는 부족한 예산과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 무리한 이벤트를 설계하여 원성을 사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켈로그 파맛 첵스 사건'이다. 켈로그의 신제품 중 '초코 첵스'와 '파맛 첵스' 중 하나를 투표하여 우승하는 첵스가 생산한다는 아이디어였다. 당연히 누구나 '파맛 첵스'의 패배가 확실했지만, 반동 심리로 인해서 '파맛 첵스'가 승리하는 일이 발생했다. 다중 투표 무효 등을 통해 초코 첵스의 승리를 켈로그에서는 발표했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줄 때는 이벤트 설계의 최악도 잘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소변기에 붙은 파리 그림' 하나였다. 남자들은 이 파리를 맞추기 위해 정확히 소변기의 정중앙을 조준했던 것이다. 소변기에 단지 파리 스티커를 붙인 이 아이디어는 넛지의 가장 성공적인 예로 알려지게 되었다.


넛지는 이렇게 단순하고 재미와 인간의 심리를 고려하여 설계된다.


만일 소변기의 파리가 넛지로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과연, 소변기의 파리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렇듯 넛지 설계의 의도가 공공의 정보가 되면 급격히 효과를 잃어버린다. 그래서 넛지로 설계된 시스템은 사용자들이 넛지라는 사실을 몰라야하며 강압적이고 터무니 없이 한쪽으로 밀어 버린다는 느낌을 주면 안된다. 그리고 '넛지'기 실패했을 때 고객의 극단적 분노와 이탈이 있기 때문에 실패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설계해야 한다. 


구매 의사를 묻는 것만으로 구매율을 35% 올릴 수 있는 이유를 알게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세일러 교수의'넛지'는 읽을 가치가 있다. 넛지는 행동 경제학 서적이기 때문에 경제적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앱과 서비스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구매 전환율, 구매율 관련한 다양한 예시가 담겨  있다. 


나는 넛지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넛지를 잘못 적용한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회원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콘텐츠의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앱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으며, 현상 유지 편향을 이해하지 못해서 기본 설정값을 최소한의 보안 레벨을 기본으로 하기도 했다. 그리고 부분 유료화 서비스를 만들 때 기본 선택 값을 '구매하지 않기'로 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넛지는 모든 챕터 하나 하나가 보물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 앱 개발 테크닉인 기본 옵션 설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Default option 설계


인터넷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에서 개발되었던 윈도우95는 인터넷이 연결되자마자 큰 재앙을 가져왔다. 바로 웹 브라우저와 다운받은 파일의 보안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행파일(exe)을 다운 받아 무심코 클릭하면 내 컴퓨터가 좀비가 되거나 바이러스에 걸리기 쉽상이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많은 백신 회사들은 빠르게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출시했지만 바이러스 개발자들은 백신 패치보다 빠르게 악성코드를 업데이트 해갔다. 나중에는 백신이 실행되지 못하고 실시간 업데이트하지 못하도록 백신을 철저하게 무력화했다.


그래서 윈도우7의 차기작인 윈도우 비스타는 보안을 강화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격렬하게 짜증을 냈다. 뭘 하려면 보안 경고창이 뜨고 복잡하게 설정을 풀어야했기 때문에 이미 윈도우 9x 시절의 보안없는 상황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윈도우 비스타를 금새 외면했다.  


처음 윈도우95와 익스플로어를 설치한 유저들의 학습이 '보안 없음'이 기본 값이였기 때문에 윈도우 비스타의 보안 강화 기본 옵션은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옵션을 끄기 위해 여러 메뉴를 헤메는 것에 좌절감을 느끼는 유저들은 '보안 없음'이 기본 값이 윈도우7으로 지체 없이 돌아갔다. 그래서 2007년 개발된 윈도우7은 생각하지도 못하게 2020년 1월 14일 서비스 종료 때까지 긴 시간을 현역에서 뛰게 되었다.


이 재앙은 웹브라우저 전쟁에서 익스플로어가 크롬에 밀리는 단초가 되었다. 


구글 크롬은 구글 검색 엔진에서 구글 크롬을 다운 받아보라는 간결한 메시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다. 물론 기본 설치된 익스플로어는 상당히 긴 시간 살아 남아 웹 프로그래머들을 호환성 문제로 괴롭혔지만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기본 옵션의 설계는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방화벽 장비의 수백개의 설정 옵션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장비의 전문가라도 옵션 설정을 할 때 실수할 수 있다. 이런 실수를 방지하고자 보안 장비는 3~5개의 권장 보안 옵션을 제공한다. 


그 권장 옵션 중 기본 값은 잘 설정된 보안 옵션이다. 보안 옵션을 내릴 때는 별도의 경고 창과 악성 코드나 해커가 옵션을 해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 인증을 거치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1990년대 웹서버와 DBMS 대부분이 기본 인스톨 옵션으로 설치되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default option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지금도 클라우드에 설치되는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기본값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고 있다. 


기본 값 설정은 '결제 기본 값'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게임 아이템 결제에서 화면에 나타난 기본 아이템 가격을 기준으로 35% 이상의 유저들은 기본 아이템을 선택해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 주의점은 각 아이템과 가격이 적절한 차이를 보여야 하고 구매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적절한 넛지, 적절한 default option의 예로 애플의 iCloud의 용량 업그레이드 가격 정책과 서비스 구조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iCloud 용량과 가격 정책


iCloud 용량과 가격 정책을 보면 명확하다. 첫 사용자를 위해서 무료 용량을 제공한다. 물론 이 무료 용량은 아이폰 용량 대비하여 턱 없이 부족하지만, iCloud의 유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과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처음 50GB를 구매한 아이폰 유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용량 증가라는 위기를 맞는다. 사진과 영상 등의 데이터를 삭제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업그레이드 용량 대비 가격을 살펴본다. 


스마트한 아이폰 유저들은 곧 200GB 업그레이드가 매력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위에 2TB는 더 매력적이고 파격적이다. 


그리고 애플의 마지막 단어는 훌륭하다. 


"You can cancel at any time." 


언제든 종료할 수 있고, 추가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 애플은 기본값에서 다음 옵션으로 이동하는 가격 정책을 사용자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끼게 했다. 더구나 자신의 실수, 충동 결제를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도 알려줬기 때문에 소비자는 안심하고 결제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iCloud default option


iCloud를 소개하는 웹 페이지에서 용량에 따른 부가 설명은 간결하며 감성적이다. 사진 매니아를 위한 용량과 가족이 함께 사용해도 넉넉한 용량으로 2TB를 포지셔닝한 것은 놀랍다. 애플이 iCloud 유료 구독을 유도하기 위해 고심했는지를 홈페이지(https://www.apple.com/kr/icloud/)에서 풀어낸 스토리텔링을 곱씹어보면 도움일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앱을 설계한다면, '구매하지 않음'이 기본 옵션으로 설계할 것이다. 대부분의 부분 유료 앱은 '구매하지 않음'이 기본 옵션이지만 iCloud는 다르다. 


아이폰을 첫 설정할 때, iCloud의 기본 옵션은 50GB 요금제를 구매이다. 이 0.99$, 1100원 옵션 하나로 많은 아이폰 유저들은 유료 결제를 당연히 선택했을 것이다. 다른 선택지인 '지금 안 함'라는 단어도 잘 만들어진 단어이다. 단어와 말이 가진 힘은 대단하다. '선택 안함' 대신에 사용한 '지금 안함'은 어느 시점에 '나중에는 선택 할 것'이라는 애플의 의지와 미래가 담겨 있는 것이다. 


애플은 자신의 생태계에 locking하는 다양한 넛지를 사용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정기적인 iCloud 구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넛지는 부드럽게 사용자들에게 선택을 받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iCloud는 폰의 분실, 고장으로부터 고객의 귀한 사진과 추억을 지키고 가족과 공유하며 공동 작업을 돕는 클라우드 저장 공간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통해 고객은 기꺼히 지갑을 열고 애플 생태계 안으로 스스로 locking하게 된다. 


상호 이익이 존재하는 것이 '넛지' 설계의 바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iCloud와 비교하여 살펴볼 플랫폼 


게임 플랫폼 스팀과 가격 정책

보험 설계 가격과 보장 범위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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