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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nis Kim Dec 28. 2019

사업을 한다는 것 - 레이 크룩

프랜차이즈와 부동산 사업. 

사업을 한다는 것

맥도널드의 아버지 레이 크록 저


책 소개


창업가 정신이 살아 있는 20세기 미국에서는 많은 전설이 탄생했다. 인생의 여러 직업을 거치고 크게 성공하지 않은 인생을 가졌던 사나이 레이 크록은 일생 일대 기회를 발견했다.  캘리포니아의 시골 마을 5.5평 식당에서 6개의 밀크셰이크용 믹서기를 주문했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무언가 있다는 걸 알았던 것이다.


영화 파운더(founder)에서는 레이 크룩이 정확하게는 맥도널드의 설립자가 아니라는 것을 영화 첫 장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영화 파운더는 맥도널드 형제의 이야기가 아닌 레이 크룩이  햄버거 가게를 프랜차이즈로 바꾸는 여정을 보여주었다. 


나는 직업의 특성상 외판원인 레이 크룩처럼 출장이 빈번하다. 창업을 했고 중국과 일본, 미국에서 사업 파트너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지만 회사 일로 인해 짬을 내서 보기 힘들다. 때론 보고 싶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극장 상영이 끝난 한참 뒤 구름 위에서 볼 때가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영화 파운더를  출장 중 비행기에서 볼 수 있었다. 그 후 나는 레이 크룩의 자서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와 유니클로의 회장이 대화, 평설한 일본판이 번역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손정의 회장과 유니클로 야나기 회장은 최근 많은 구설수에 처해 있다는 걸 알면, 묘한 감정이 든다. 한 사람은 제일 교포로 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 펀드인 '비전 펀드'의 투자 실패로 위기에 쳐해 있고 한 사람은 구설로 반일 감정을 자극한 덕분에 유니클로의 매출이 폭락 했다. 두 경제계 거목 모두 맥도널드의 정신을 잘 이어받은 일본 맥도널드 후지다 덴 회장을 만나 교류했던 사람이다. 


손정의 회장과 야나기 회장의 사설을 건너뛰고 레이 크룩의 자서전으로 바로 읽은 뒤, 인물의 평설을 읽는 것처럼 두 사람의 대담을 읽어 보면 레이 크룩이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였는지 더욱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대담을 기획한 일본 출판사의 기획력은 다시 팔리는 책을 어떻게 기획해야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맥도널드 형제들은 효율적인 햄버거 제조 방법을 찾았지만 프랜차이즈를 거부했다. 그 형제를 설득한 것이 바로 레이 크룩이고, 그게 맥도널드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나간 여정이 진짜 레이 크룩이 하고 싶은 말이다. 


"레이 크룩 - 맥도널드 Founder"

 


책 - 사업을 한다는 것


자신의 제국을 세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맥도널드를 레이 크룩에게 판 맥도널드 형제는 또 다른 프랜차이즈를 시도했지만 실패햇다. 


기회와 운은 쉽게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맥도널드 형제의 실패에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2017년 코인을 발행하는 ICO를 했다면 거의 실패하지 않았다. 2018년 하반기 페이스북이 ICO 광고를 금지 하기 전에 ICO 광고를 페이스북에서 했다면 쉽게 자본을 모을 수 있었다. 10만 달러를 광고비로 썼을 경우 최대 100만 달러가 모이던 시기가 2018년이었다. 


트렌드에서 버블의 진입과 광기의 사이에서는 누구나 쉽게 시장 진입을 할 수 있지만, 광풍이 끝나면 과냉각되는 시간이 있다. 이제 ICO 중 좋은 프로젝트라도 2018년처럼 ICO 투자를 받기 쉽지 않다. 


많은 ICO,  코인 프로젝트들이 겨울을 생각하지 못했다. 이름만 걸어 놓는 프로젝트도 상당하고 프로젝트 대부분이 좀비가 된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은 닷컴 버블과 유사하기 때문에 닷컴 버블의 끝이 어떠했는지 안다면 소중이 모은 자본으로 수익화와 경쟁자를 압도하는 것에만 집중했어야 한다.


크립토커런시는 너무나 빠르게 샴페인을 터트렸다.


우리가 레이 크룩에게 배워야할 것은 다음과 같다. 바로 존버 정신이다. 그가 50세 넘어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을 때 수익이 제대로 나기까지 몇 년을 더 존버했어야할까?



정답은 10년이다.

생각보다 사업은 수익이 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때가 있다.


매뉴얼


맥도널드는 위생 관리 매뉴얼부터 인테리어 매뉴얼까지 디테일한 메뉴얼로 유명하다. 이민자의 미국에서 프랜차이즈는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맥도널드의 경쟁자였던 많은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문을 닫았다.


바로 이민자의 나라,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매장을 운영하려고 보면 각자가 생각하는 기준과 서비스의 품질은 달랐기 때문이다. 그 품질과 서비스를 일치 시기기 위해 매뉴얼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가 어느 나라 맥도널드에 가던 주문을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전 세계 스타벅스를 가더라도 우리는 그 나라 말을 모르더라도 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통일된 메뉴얼의 힘이다. 맥도널드는 서비스와 위생, 청소까지 완벽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그것을 위해 햄버거 대학을 세워 굽기, 포장, 서비스까지 물 흐르듯 완벽하게 만들고 개선해 나갔다. 


소프트웨어의 매뉴얼, 도움말을 보면 얼마나 그 소프트웨어를 생각하고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개발 언어인 Turbo C의 경우 F1만 누르면 C 언어의 설명과 함께 예제까지 완벽하게 설명했다. MS-DOS 시절, Turbo C를 설치하고 F1만 잘 누르면 프로그래밍을 배우면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그 당시로써는 혁신적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산 소프트웨어는 개발 스팩과 매뉴얼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이유는 개발 도중 거래처로부터 특정 기능을 요청 받았거나 기획서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개발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SI 개발은 빠른 속도에 하지만, 세계적인 솔루션이 없는 이유가 바로 SI로 인한 개발자 갈아 넣기, 소프트웨어 버전 단편화 때문이다. 


국내 은행과 게임에 납품한 모 보안 프로그램의 경우 납품처별로 폴더를 분리하고 소스를 분리해여 관리할 정도로 단편화가 심각하다. 거의 솔루션이라볼 수 없을 정도로 단편화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산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내가 SI, 솔루션에 대한 일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는 거래처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다 들어주다보면 100개의 외주처를 통해 100개의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솔루션이 되지 않고 그렇다고 개발 공임을 제대로 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의 섬유 공장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예를 들면,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는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를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 지급하지 않다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장애가 발생하면 연락이 왔다. 물론 그 유지보수비를 받기 위해 무상으로 컴닥터 119가 되어 노후화된 하드 디스크 교체를 하기까지도 했다. 


대구 섬유 산업의 경쟁력이 없어진 이유가 여러가지이겠지만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비용이라는 인프라 관리를 도외시한 것이 한 원인이지 않았는가 싶다.


스타트업은 어느 면에서 작기 때문에 두서없이 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DevOps를 추구하면서 개발과 운영이 개발자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경우 최소한의 운영, 서비스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연휴 기간에 장애를 누가 살펴보고 누구의 책임으로 복구할 것인가? 

해킹을 당했을 때 고객에게 어떤 안내를 하고 대응을 할 것인가?

급격히 추세에서 이탈한 지표 분석과 관리와 반영은 누가할 것인가?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 존버


50살이 넘어서 레이 크룩은 자신이 평생할 사업을 찾았다. 바로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문제는 그 사업은 자신의 사업이 아니였던 것이다. 프랜차이즈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잘못된 수익 계약으로 인해 도리어 파산 위기에 몰리기까지 한다.


사업은 커지지만 충분히 성장하고 마케팅 자금, 점포 확장을 위해서는 긴 시간을 버텨야 했다. 존버 했던 것이다. 자신이 앱과 서비스를 만들었을 때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광고를 시작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광고 단가는 저렴하지 않다. 페이스북 초기에 광고비 대비 수익이 10배 이상 나올정도로 광고 효율이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광고비 이상을 건지기 힘들 지경이 되었다. 페이스북이 광고 수익율을 높이면서 페이스북 커머스는 2019년 급격한 몰락을 겪었다. 

구글 주가


또한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연어처리의 경우 20년 전에 시작했다면 너무 빨리 시작했다는 평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능성은 있지만 성장하기 힘든 시장이 자연어처리 시장이다. 기술과 시장은 언제나 동일하지 않다.


싱글족들을 상대로 데이팅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데이팅앱들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정작 이 시장에서 제대로 돈을 버는 것으로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광고 회사들이다. 


마치 골드 러쉬 때 광부들에게 청바지를 팔던 리바이스가 돈을 벌었던 것처럼 광고 플랫폼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당장 돈을 버는 서비스, 앱은 광고 단가 역시 생각보다 높다. 광고 플랫폼 기업들은 이런 경쟁과 수익의 상관 관계를 기막히게 데이터로 분석하고 최대의 광고비를 책정하도록 유도한다.  단언컨데, 데이팅, 게임, 겜블, 커머스가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 수익을 안겨주는 캐시카우이다. 차라리 주가로 보았을 때 구글과 페이스북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지로 보일 지경이다.


페이스북 주가

그렇지만 플랫폼 기업을 창업한다면 어떨까? 하지만 플랫폼 기업이 돈을 벌기까지 사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마이스페이스 닷컴처럼 어느 순간 몰락할 수 있는 것이 플랫폼 비지니스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초기에 징가의 포커와 같은 소셜 게임 매출이 없었다면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지금도 소셜 카지노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페이스북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광고 단가 중 소셜 카지노가 가장 고가의 광고 카테고리이다. 특히 '픽셀 광고'를 이용한 경쟁사 고객을 상대로 리타켓팅을 할 경우 겜블 유저 1인 당 광고비는 수 백 달러 이상 책정되기도 한다.


특정 플랫폼, 서비스가 성숙하고 유저 순유입이 될 때까지 꾸준히 절약하며 버텨야한다. 그 버티는 것이 고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능성이 있을 때 해야한다. 무모한 존버는 잡코인이 오를 때를 기다리는 코인 투자자의 모습처럼 헛된 희망이 될 수 있다.


피키 캐스트의 경우 200억이 넘는 TV 광고로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지만, 정작 앱 내의 광고 기능 개발이 늦어져서 제대로 수익화를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피키 캐스트는 대세 플랫폼에서 철저하게 잊혀졌다. 


재무적 파트너


레이 크룩은 늘 돈이 부족했다. 흙수저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자본이 부족했다. 그래서 일정 지출을 늘 통제하고 재무적 파트너를 구하는 것에 늘 목말라 했다.


스타트업 대표의 첫 번째 덕목이 바로 '돈을 구하는 것'. 펀드레이징 능력이다. 스타트업에서 이런 말이 있다. 


첫 펀드레이징은 가족의 자금.


한국처럼 가족의 일을 발 벗고 나서는 혈연 중심의 사회에서 첫 펀딩의 대상으로 가족은 나쁜 선택이 아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집을 담보로 대출이나 무리한 투자는 가족까지 공멸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 자금 지원, 정책 자금 지원이 체계적이고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이런 자금의 특성상 서류 작업과 무언가 원치 않아도 해야하는 것이 있다. 


레이 크룩은 좋은 재무 담당자를 만났고 일정 수익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존버'하고 절약했다. 이것이 레이 크룩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벤처 연합이라 불렸던 옐로 모바일의 경우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렸다. 실제적인 매출 없이 이미지와 스왑된 주식의 가치가 오름에 따라 자신들의 지분 평가액이 올랐다는 착각에 빠졌던 것이다. 아직 충분한 성장을 하지 못한 스타트업이 수입차를 뽑거나 과도한 홍보로 주저 앉기도 했다.


10원이라도 꾸준히 벌고 있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목적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벌고 싶다면 사채업이 가장 효과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스타트업이 없었다면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도 없었고, PC도 없었다. 스티브 잡스가 개인용 컴퓨터를 집 주차장 창고에서 만들 때 그들은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꾸준히 돈을 벌어야하고 존버해야하며, 재무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맥도널드의 파운더 레이 크룩은 우리에게 알려줬다. 


더 살펴볼 것

프랜차이즈 표준 가맹 계약서

아이폰 사용 설명서 (https://support.apple.com/ko-kr/guide/iphone/welcome/ios)

페이스북 광고와 광고 매뉴얼 (https://www.facebook.com/business/ads)

일본 맥도널드 아버지 후지다 덴의 저서 '유태인의 상술'


특히 페이스북 픽셀을 비롯한 리타겟팅 광고를 이해 한다면 타짜 밑장 빼기의 진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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