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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nis Kim Jan 17. 2020

택시, 공유 경제와 제로 달러 투어

에어비앤비 스토리와 글로벌 OTA 전쟁 

에어비앤비 스토리

레이 갤러거 저


한국에서는 타다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토부에서는 '타다'를 불법으로 정의했고 '타다'는 공유 경제의 혁신을 깨는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공유 경제의 전형적인 사업 모델인 애어비앤비의 경우 애어비앤비는 '집'을 소유하지 않는다. 단지 평가가 좋은 집을 추천할 뿐이다. 평가가 좋지 못한 집이나 후기에서 문제가 되는 집을 배제하여 질 좋은 숙박 공간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우버 역시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차를 소유한 드라이버와 차를 이용하려는 고객을 연결할 뿐이다. 공유 경제란 소유자가 단기적인 임대를 하려는 사람에게 임대를 원활히할 수 있도록 테크놀로지로 연결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성공으로 인해 많은 분야에서 공유 경제가 시도되고 있다. 한 때 중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 혈전을 벌인 공유 자전거가 있다. 우버와 달리 공유 자전거 업체들은 자전거를 소유하고 있고, 유지 보수를 하고 있다. 요 몇년 전 노란색부터 시작해서 흰색, 급기야 검정색까지 다양한 컬러의 공유 자전거가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할인과 광고, 마케팅을 벌였다.결국에는 공유 자전거가 디디와 같은 공유차 격전과 달리 큰 M&A 없이 망했다. 전통적인 공유 경제에서는 재고와 관리가 소유자가 책임졌지만, 자전거 공유 경제에서는 자전거가 회사의 소유였기 때문에 '자전거'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최근 강남 길가에 있는 전기 킥보드 역시 '소유'는 회사가 가지고 있다. 그들은 공유 경제를 이야기하지만 엄밀하게는 공유가 아니라 단기 렌탈 플랫폼일 뿐이다.


타다는 그냥 변종 택시 영업이다. 

타다는 공유 경제라고 말하지만 공유 경제의 틀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구석이 있다면 누군가 댓글로 알려주기 바란다. 단지 앱으로 호출할 수 있고 깨끗하고 취향에 맞지 않은 트로트나 FM 라디오를 듣지 않는 교통 수단일 뿐이다. 


일본의 경우도 우버가 운송법에 정의된 면허증, 번호판이 아닌 상황에서 운영하다가 결국 불법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결국 우버는 택시 회사와 손잡고 우버 영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 공유차 플랫폼 디디


중국인이 많이 찾는 한국과 홍콩에서는 중국의 공유차 플랫폼인 디디가 광고를 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디디는 우버와 유사하게 차량의 크기와 럭셔리함을 선택하는 간결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도 간편하게 결제가 연동되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거의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을 정도로 무현금 사회에 진입했다.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라 디디 역시 일본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디디는 우버를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드라이버와 탑승자가 별도의 커뮤니케이션 없이 목적지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외국어가 약한 일본인 택시 기사들의 입장에서 이런 디디의 사용은 상당히 유용하다. 


일본은 만만치 않은 나라이다. 


택시를 무심코 탔다가 빠르게 올라가는 미터기에 놀란다. 그리고 내릴 때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말에 또 한번 놀랄 수 있다.


일본의 택시는 카드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생활 인프라에서 '카드'를 받지 않는 매장과 시설이 많을 정도로 현금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일본은 갈라파고스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폰이 상륙하기 전, 일본의 NTT 아이모드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이 장기 집권했다. 


한국의 위피보다 더 지긋한 플랫폼인 아이모드는 일본의 폰 개발 환경이 해외와 교류되지 않는 배타적 상황이 지속되었다. 일본의 아이모드는 MIDP Java (Mobile Information Device Profile)보다 더 고대의 프로토타입 자바 버전어었다. 버그도 어찌나 특이한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일본 지하철 - 노란색 표시판 CASH ONLY


일본의 지하철 티켓 발권기를 보면 '현금'을 선호하는 일본의 현금 지향적인 사회성을 알 수 있다. 


2020년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겨냥하여 사회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호텔을 신축하고 한자와 일본어에 약한 외국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편하도록 인프라를 개선 중이다.

일본 택시앱 Japan Taxi


하지만 일본 특유의 갈라파고스는 일본 통합 택시 앱인 Japan Taxi에도 병맛을 선사하고 있다. 고객이 택시 회사를 선택해야하는 것이다. 즉, 내 주위 어떤 택시가 다니는 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개인 택시는 포함되고 있지 않다. 고토나 오사카의 경우 2개의 택시 회사가 나란히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기술은 사람을 편리하게 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관료제에서는 불필요한 택시 회사 선택이 들어가 있다. '택시 자동 선택'이 업데이트 후 생겼지만, 택시를 호출하는 알고리즘은 최적 알고리즘과 거리가 먼 '사회주의'적인 택시 회사 마켓 쉐어 비율 나누기로 추정된다.


에어비앤비 스토리

에어비앤비 스토리는 공유 경제로 가기 위한 기나긴 투쟁과 열정을 담고 있다. 


에어비앤비 이전에 '카우치서핑(https://www.couchsurfing.com/)'라는 여행객을 위한 무료 잠자리, 공유 경제 플랫폼이 있었다. 


카우치 서핑는 한마디로 에어비앤비에 밀려 망하다시피 했다. 왜냐면 잠자리를 제공하는 호스트에게 수익화를 약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선의만을 믿었던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카우치서핑은 운영되었고 매니아들이 있었다. 나 역시 낮선 도시에서 강도를 당하고 돈이 없을 때 카우치서핑을 통해 잠자리를 해결한 적이 있다. 


애어비앤비는 인간의 욕망과 이국적인 낮선 도시와 국가에서 동네 사람처럼 살고 싶은 욕망을 안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보여줬다.


결국 애어비앤비는 중저간 호텔업을 붕괴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호텔스닷컴, 익스페디아를 비롯한 호텔 예약을 연결하는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의 광고 공세에서도 에어비앤비는 로컬 문화에 빠져들고 싶고 집처럼 편하게 쉬고 싶은 여행객에게 사랑 받고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NO JAPAN 이후, 일본의 관광 진흥책이 중국으로 향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감소를 거의 극복했다고 하지만, 일본 여행 통계에서 기묘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은 늘었지만 중국 관광객이 일본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줄어든 것이다.


원인을 파악한 결과 중국의 알리페이, 위챗페이 생태게가 일본은 집어 삼킨 것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여행을 가기 전에 자국의 핀테크 결제 수단으로 불법 운행하는 자가용 택시 혹은 디디(자가용, 일본에서 불법)를 예약한다. 


그리고 에어비앤비나 중국인 유학생이 하는 민박을 예약한다. 문제는 에어비앤비는 소통의 창구로 사용하고 중국인 유학생이 운영하는 일본 집을 위챗페이로 송금하여 에어비앤비에 낼 수수료를 절감한다.


그리고 중국인이 추천 혹은 중국인이 차린 관광회사가 하는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이 모든 것이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연동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현금이나 카드 결제를 할 일이 거의 없다.



제로 달러 투어


이미 동남아시아 발리를 비롯하여 태국, 제주도에서 이런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중국 관광객은 몰려오지만 여행지에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에 묵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관광 상품을 이용하고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면세점을 이용하다보면 관광지 현지인들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수익은 극히 미미했다. 


이를 두고 '제로 달러 투어'라고 한다. 


관광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태국, 발리, 필리핀 등에서는 이런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제로 달러 투어 피해를 방지하고자 몇 년전부터 각종 규제를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이런 제로 달러 투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본의 경우 '현금' 중심의 사회이고 카드 사용이 안되는 음식점, 관광지, 택시가 많아 앞으로 더 중국 관광객들이 자국의 핀테크 앱과 결합된 공유 자동차, 공유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일본 관광국은 현금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의 특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더구나 중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달러, 엔화 규제가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본의 불필요한 규제의 갈라파고스와 중국인의 무현금 중심의 핀테크 관광객이 이제 조우했다.  번거롭더라도 엔화를 환전해가며 일본의 지방 소도시까지 구석구석 다녔던 한국의 20~30대가 사라진 일본에서 나는 공유 경제가 잘못하면 특정 산업과 로컬 지역을 도리어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규제라면 한중일 3국이 만만치 않지만, 중국 특유의 실용주의가 스타트업, 핀테크에는 규제보다 혁신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시장 친화성이 지난 몇 년동안 미국 다음으로 많은 유니콘을 나스탁에 상장시킨 결과로 나타났다. 


우리도 이제 혁신을 위해 규제의 문을 열어야 할 때이다. 


더 살펴볼 것


제로 달러 투어: http://bit.ly/362488G

카우치서핑 : https://www.couchsurfing.com/

OTA: https://namu.wiki/w/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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