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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nis Kim Jan 04. 2020

마션  - 스타트업에게 실패란 무엇인가?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마션 The Martian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저자 앤디 위어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실패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자신들이 실패할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 특히 망하기 직전의 스타트업 대표의 경우 고립무원의 순간에서도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


게임 퍼블리셔들은 일반적으로 게임을 개발했을 때 오픈 베타의 확률을 낮게 본다. 1000개의 게임 중 잘 해야 5개에서 10개의 게임이 오픈 베타를 할 수 있다. 이 말은 95%의 게임 프로젝트가 평균 2~3년 내에 망한다는 말이다. 


위워크와 같은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나는 가끔 사람들을 관찰할 때가 있다. 스타트업 개발자들이 대형 모니터에 파워포인트로 멋진 사업 소개를 할 때 흘낏 보기도 한다.


얼마전 어느 AI 기업의 IR을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창업 18개월만에 영업 이익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는 차트를 보여준 것이다. SaaS 형 AI 플랫폼에서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이 시장은 모르긴해도 MS, Google을 비롯하여 많은 기업들이 치열하게 혈전을 벌이는 분야로 알고 있다. 


임원진들은 화려했고 시드 투자 역시 상당히 큰 회사에서 받았다. 하지만 나는 이 회사가 실패할 것이라고 미래를 예측할 수 밖에 없었다. AI는 R&D 비용과 인재의 비용이 너무나 고가인 시장이라 틈새를 찾기 힘든 시장인 것이다. 딥러닝에 정통한 개발자를 뽑기도 힘들고 뽑더라도 연봉은 상상을 초월한다. 


R&D를 주력으로 해야하는 시장에서 단기간 솔루션 매출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솔루션 영업은 B2B 사업이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영업 조직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 팀은 AI 개발자와 임원진으로 구성된 역삼각형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돈을 벌어올 영업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실패를 예측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임원진이 많고 소위 '고문'이 많은 회사들은 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은 오픈 소스와 앱스토어와 같은 열린 환경이기 때문에 B2B 영업은 구시대의 영업이라 말할 수도 있다. 온라인의 앱스토어와 SNS, 바이럴을 통해서 스타트업은 성공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하지만, 데이터는 긍정적이지 않다.


무한 경쟁 시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다.

앱스토어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잘만든 인디 앱 개발자들도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이 생겨났다. 하지만 오픈 마켓은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변화했다. 앱스토어 분석 업체 앱피겨(Appfigures) 자료에 따르면,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210만개라고 한다. 구글 플레이는 360만개의 앱과 게임이 등록되어 있다.


수백 만개의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생산성, 건강 항목의 앱을 살펴보면 정말 많고 장단점을 파악하기 힘들다. 거의 모든 앱이 좋은 별점을 가지고 있고 치열한 광고를 하고 있다.


앱스토어에 앱을 하나 개발해서 출시하면 애플과 구글에 약 5천 달러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경제지의 분석이 있을 정도로 앱 개발은 역마진 시장에 진입했다.


iOS 32비트 지원 종료 등의 이슈를 포함하여 아이폰 앱스토어는 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등록된 총 앱 수는 전년대비 5% 감소한 210만개로 2016년 220만개보다 10만개 줄어든 것이다. 반면 구글플레이는 전년대비 30%(150만개) 증가한 360만개로 물량 면에서 애플을 압도했다.


앱 개발자들의 대박 시대는 이제 끝났다.


책: 마션


마션은 화성에 홀로 버려진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이다. 화성이라는 행성에서 사고로 홀로 버러진 우주 비행사는 '생존'이 제1 목적이 된다.


자원의 부족은 '제약 조건'에서 어설프지만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불'을 얻기 위해서 최소한의 연소가 될 것을 찾는다. (최소한의 자본 확보)


그리고 그 '불'이 단초가 되어 화성 최초의 감자 농장을 만든다. 


스타트업에서는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는 말이 있다. 투자 받은 자본을 태우면서 존버하며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달려가는 것이다. 



요즘 스타트업은 도움 받을 기관, 엑설레이터, 멘토가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면의 문제가 도사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임대형 소프트웨어도 그렇다.


게임 마케팅을 위해서 나는 통계 마케팅 회사를 통해 적절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소개 받았다. 프로그램은 상당히 좋은 평판이 있었다. 광고 대행사를 통해 여러 마케팅 방안을 수립하고 예산을 집행했다.


유저의 이탈율은 99.999%

앱 설치 후 평균적으로 3일이 지나면 유입된 유저의 절반이 날아간다. 그렇지만 평균적인 통계보다 유저 이탈은 심각했다.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광고 대행사와 담당자가 모여서 회의를 했다. 


그리고 마케팅을 수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도 유저는 유입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철저하게 망한 것이다. 


마케팅 대행사는 게임 로비와 디자인에서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주었지만, 나는 아닐 것이라 보았다. 게임을 퍼블리싱 해본 경험에 비춰봤을 때 너무 유저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데이터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마케팅 대행사는 수십 만건의 데이터에서 정합성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게임의 비지니스 모델, 게임 자체의 결합으로 몰아갔다.


그리고 나는 원인을 발견했다.

설치 앱 광고 회사의 어뷰징이었다.


여러 설치 앱 광고 회사를 우리는 사용했고 설치 확인 데이터 측정을 우회할 취약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래서 설치도 안한 게임이 설치가 되었다고 해서 과금을 받아갔던 것이다. 


한마디로 사기 당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행사에게 비정상 데이터의 과금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접속, 인스톨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내가 심은 테스트 폰 데이터 (이른바 , 알박기 데이터)가 있다고 고지했고 데이터를 마사지할 경우 바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웹 서버의 접속 로그, 구글 애널리틱스의 데이터, 게임 서버 로그까지 해서 그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하지만, 서비스는 망했다.

그 기간 동안 게임 설치 마케팅을 한 게임 업체 모두 이런 어뷰징에 손해을 봤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랬다면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들도 회사를 봐가면서 신생 개발사만 등쳐먹은 것이다. 


그리고 나는 대행사에게 대행비 소송을 당했고 나는 최대한 늦게 지급했다. 


스타트업은 야생의 정글이다.

그리고 우리 팀은 이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물론 게임 프로젝트에서 큰 성공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런 사기는 당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마션에게 배울 점은 다음과 같다.


1. 실패를 받아들인다.


마션의 주인공은 실수로 감자밭을 날려버린다. 소중은 자원을 망쳐버린 것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수익 모델이 사라지면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망해버린다. 한국의 특성상 사업이 망해서 '신용불량자'가 되면 그 다음은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신불자가 되기 전에 취직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6개월 이내 초기 시드를 투자 받지 못하면 피봇조차 고려하지 않고 그만둔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도피하는 것이다. 피봇(사업 전환)을 하거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2번째 버전을 만드는 일이 적다.


우리에게 스타트업 메신저로 유명한 Slack은 메인이었던 게임 프로젝트가 망했다. 다신 협업 툴로 만든 Slack이라는 메신저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것이 남는 자원으로 혁신을 이룬 예이다. 전현적인 스타트업의 피봇이다.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실패를 교훈 삼아 전진한다는 의미이다.



2. 최소의 자원을 남긴다.


스타트업은 예비 자금과 예비 인력이 부족하다. 아이러니하게 최소한의 자원을 남겨야 한다. 마케팅 예산이 100만원이라면 5% 정도 예비 자금을 더 준비해야 한다. 광고의 효율이 터질 때 광고비가 부족해서 성장율이 떨어지거나 후발 주자에게 발목을 잡힐 때가 있다.


마케팅 비용과 전략은 정말 밥값을 아껴서라도 비용을 남겨 놓아야 한다.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어야 한다.

생각보다 마케팅 반응이 늦게 오거나 시장 진입이 늦어질 때가 있다. iOS 런칭이 연말이라면 잘 알 것이다. 크리스마스 휴가로 앱스토어 심사가 밀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면 준비한 마케팅은 거품이 된다.


이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최소의 자원은 남겨야 실패로 인한 데미지를 줄이고 다음 도전할 기회를 줄 수 있다. 이런 일을 가능케하기 위해 스타트업 대표는 각종 정부 사업이나 사이드 잡을 통해서라도 자금을 만들고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해야 한다.


3. 존버한다.


그는 식량을 아끼며 구조대가 올 때까지 존버한다. 정말 미친 자원 아낌을 보여주고 있다. 벤처 연합으로 유명했던 옐로 모바일의 경우 어떠했을까? 그들은 샴페인을 일찍 터트렸다. 고객과 매출이 따르지 않았지만 옐로 모바일 주식을 가진 스타트업 파운더들은 외제 차를 사거나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사동 옐로 모바일 앞 술집이 흥청망청거렸고, 옐로 모바일이 휘청이자 그 집은 문을 닫았다. 대부분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겠지만 일부는 방만한 경영과 뚜렷한 수익 모델 없이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했다. 


스타트업은 고객과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존버해야한다. 그 존버해야하는 기간은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것 처럼 첫 투자 후 12개월 내에 찾아온다. 다음 라운드 투자 받기에는 성장이 뚜렷하지 않고 매출 역시 보잘 것 없는 시기이다.


스타트업 죽음의 계곡


몇 년간 창업 자금이 넉넉하게 시중에 풀렸다. 그리고 정부도 청년 창업 정책을 꼼꼼히 많들어 많은 유동성과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마무리하며


스타트업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스타트업은 인력난이 상존한다. 스타트업은 잘 실패해야 다음에 도전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실패를 하거나 너무 일찍 포기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없다.


배달의 민족의 대표는 전단지를 수거해서 배달앱에 등록하는 노가다를 했다. 사업이 성공하기 전까지 이런 노가다와 죽음의 계곡으로 행진은 신념을 가지고 해야 한다. 


내가 마션이라는 소설에서 배운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다. 산업 혁명 초에 방직기가 세상을 바꿨고 철도와 증기선이 물류의 흐름을 바꿨다. 


벤처 사업가들이 새로운 방직기를 발명하는 것에 투자하고 혁신에 투자했기 때문에 지금의 문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혁신하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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