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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쯤되면 안되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루지 못한 꿈을 꾸어 슬프구나

by Dennis Kim

1. 과거 SNS에서 큰 반향을 얻었던 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하는 3월 1일 모든 축구선수들이 필드로 달려나가는 그날 안타깝게도 18년 동안 이어온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된 2부 리그 천안시티FC의 골키퍼 임민혁 선수의 은퇴글이었습니다.


2. 그의 글은 첫머리에서부터 읽는 이의 호흡을 가쁘게 만드는 안타까운 공감으로 가득합니다. '... 서른 즈음 되면 대충 압니다.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요. 포기하지 않고 끝내 쟁취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훌륭함만이 삶의 정답은 아니기에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나봅니다...'


3. 그렇습니다, 그의 나이는 이제 겨우 서른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 여전히 뭔가 더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나이인데 하는 말이 입안을 맴돕니다. 하지만 달리 보자면 그의 나이는 이미 서른입니다.


4.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이들에게는 한창 무르익은 기량을 터트릴 전성기의 나이지만 그런 성공의 먼 길 초입에서 여전히 서성거리고 있는 이들에겐 이제부터 무언가를 쌓아올려 별의 궤도에 올라서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법도 한 나이입니다.


5. 열두 살 때부터 축구 선수의 길만을 보고 달려온 지 벌써 18년째, 서른의 나이가 '겨우'인지 '이미'인지 온전히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자신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고 그의 판단은 할 만큼 했으니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https://outstanding.kr/liminhyeok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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