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솔플은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칼럼 - 소버린 AI, 글로벌 연대로 발전해야 한다
잘못된 기술 정책이 만든 ‘갈라파고스’의 교훈
과거 한국은 ActiveX 기반의 공인인증서 시스템을 강제함으로써 글로벌 웹 표준에서 벗어나 ‘IT 갈라파고스’로 고립된 적이 있다. 당시 “보안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시행된 정책은 오히려 웹 브라우저 호환성을 떨어뜨리고, 브라우저를 우회하는 exe 파일 설치 방식을 남발하게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exe 방식은 악성코드 유포, 개인정보 유출, 사용자 통제권 상실을 초래해, 한국의 보안 환경을 기형적으로 만들고 도리어 보안의 적폐로 자리 잡았다.
이 사례는 “처음부터 잘못된 기술 정책과 표준 선택이 국가 경쟁력과 안전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빅테크 독과점의 그늘
지금 전 세계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로 대표되는 빅테크들이 검색, 광고,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개인 정보와 관심사, 행동 패턴을 수집·활용해 엄청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심지어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가 아닌, 플랫폼 이익 극대화에 유리한 결과를 상위 노출시키는 왜곡까지 자행되며, 개별 사용자의 주권과 투명한 정보 접근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가에서 더 심각하다. 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이들 국가는 빅테크의 플랫폼에 의존해 AI 서비스와 데이터를 사용하면서도, 정작 데이터 주권과 이익 배분에서는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구글은 검색 광고와 유튜브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와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해외 빅테크 매출액 관련 보고서를 내며 구글의 2023년에 한국에서 약 12조1350억원의 매출을 거둔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구글코리아에 부과해야 할 법인세는 최대 5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2023년 당시 구글코리아가 공시한 매출액인 3653억원의 30배를 넘는 규모다. 이는 구글이 절세가 가능한 국가에 각종 서비스 결제와 세금을 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막대한 수익을 얻지만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은 한국 내 투자에 인색한 상황이다.
소버린 AI가 필요한 이유
이제 AI 주권을 국가가 보유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 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글로벌 빅테크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언을 넘어, 자국의 데이터, 자국민의 관심사, 자국의 안전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자체적인 AI 체계를 보유해야 한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의 중진국 및 저개발국가에 있어 소버린 AI는 개발도상국의 기술 독립성을 높이고, AI 기술 접근성을 향상시켜 저비용으로 고성능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소버린 AI는 개별 국가의 컨트롤 권한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플랫폼의 독과점 이익 추구”가 아닌 “국민의 안전과 투명한 정보 활용”이라는 공공성을 지향할 수 있다.
소버린 AI, 글로벌 연대 플랫폼으로
소버린 A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자국 내 AI 주권을 지키되, 동시에 글로벌 연대 체제를 구축해 표준과 생태계를 공유해야 한다.
한국이 과거 ActiveX 사례처럼 잘못된 표준으로 고립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연대와 개방형 플랫폼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1. API 표준화, 모델 오픈소스화, 언어 및 문화권별 현지화 학습 지원
2. 중진국, 저개발국가에 소버린 AI 플랫폼 보급
3. AI 데이터셋, 모델 업데이트의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
을 통해 소버린 AI가 개발도상국과 함께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개발도상국의 인공지능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이 될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AI 주권”을 세계에 실현할 수 있다.
맺는 말, 연대하는 소버린 AI만이 미래를 만든다
AI가 국가의 인프라가 되고, 권력이 되는 시대다. 이제 데이터와 AI를 통제할 수 있는 국가만이 주권을 지킬 수 있다. 소버린 AI는 글로벌 개발도상국과 연대하여 기술주권을 공유하고, 진정으로 사람을 위한 AI로 성장해야 한다.
한국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정우 AI수석이 추진하는 소버린 AI는 글로벌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0/0003326517?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