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막이 오르다 (Le rideau s'ouvre)
뉴욕, 밤은 늘 그래왔듯 숨 막히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클로이'. 그 이름은 밤의 공기에 스며들어 한때는 순수했던 그녀의 흔적을 지워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예술가였다. 적어도 그녀의 꿈은 그랬다. 그러나 뉴욕의 살인적인 물가는 그 꿈을 갉아먹는 괴물이었다. 한 줌의 희망을 움켜쥐고 버티기엔 그녀의 통장 잔고는 너무나 차가운 숫자일 뿐이었다.
클로이의 눈동자는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그 흔들림의 끝에, 그녀를 열렬히 사랑하는 남자, '알렉스'가 있었다. 그는 뉴욕의 밤을 지배하는 거물이자, 그녀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부를 가진 사내였다. 알렉스는 클로이에게 돈과 카드, 명품 의류, 심지어 그녀의 부모님 생활비까지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에게 그녀는 숨 막히는 도시 속에서 발견한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하지만 클로이는 알고 있었다. 알렉스의 사랑은 금빛으로 포장된 덫이라는 것을. 그녀는 그 덫 위에서 춤을 추며 생각했다. '이 남자는 나를 영원히 잃지 않을 거야. 나는 이 게임의 승자야. 그의 사랑을 이용해 내 꿈을 위한 발판을 만들면 돼.' 그녀의 눈은 이미 그 계획의 끝에 다다른 듯 빛나고 있었다.
2. 핏빛 전주곡 (Prélude sanglant)
클로이의 생일 전날 밤, 그녀는 알렉스 몰래 클럽에 있었다.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그녀는 다른 남자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알렉스는 그녀에게 그날 밤 8시에 약속이 있다 했지만, 그녀는 그의 말에 귀를 닫았다. 그녀는 술에 취해 생각했다. '알렉스는 나를 사랑하니까 괜찮을 거야.' 그녀는 이미 알렉스를 속이는 일에 능숙해져 있었다.
클로이는 알렉스와의 약속 시간에 늦었다. 휴대전화에는 알렉스가 보낸 메시지가 수십 통 쌓여 있었다. '클로이, 어디야?' '걱정돼. 무슨 일이야?' '클로이, 전화 좀 받아줘.' 클로이는 그 메시지들을 무시했다. 그녀의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은 알렉스를 향한 죄책감을 마비시켰다. 그녀에게 알렉스는 그저 꿈을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밤 11시, 클럽에서 나와 거리에 선 클로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알렉스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미안해, 알렉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쓰러졌었어. 이제 막 정신 차렸어.' 알렉스는 침묵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차가웠다.
"클로이, 이제 그만하자."
3. 비극적 결말 (Fin tragique)
클로이는 알렉스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떻게 된 거지? 왜? 이 남자가 왜?'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알렉스의 사랑을 영원히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의 사랑이 끝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며칠 후, 클로이의 집 앞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그는 알렉스의 충실한 부하였다. 남자는 클로이에게 말없이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클로이의 카드와 함께, 알렉스가 보낸 짧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클로이, 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했어. 난 네가 한 모든 것을 알고 있어. 넌 이제 끝이야.'
클로이는 봉투 안의 카드들을 집어 들었다. 카드들은 이미 사용 정지된 상태였다.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이제 그녀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알렉스의 사랑은 증오로 변했다.
다음 날 아침, 알렉스가 뉴욕의 공원에서 발견되었다. 그의 몸에는 수십 군데의 칼자국이 있었고, 그의 얼굴은 미소 짓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클로이를 용서한 듯 보였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알렉스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클로이에게 연락했다. 클로이는 모든 것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그 흔들림의 끝에, 핏빛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클로이, 그녀의 소시오패스적 욕망이 불러온 비극적인 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