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일, 나에겐 무엇이 먼저였을까
나 역시 자라온 가정환경이 넉넉하지는 않았었지만
이런 과거나 유년시절의 어려움을 후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좋은 점도 있었다.
이러한 환경과 어려움은 나에게 제대로된 경제관념을 갖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든다.
하지만 집안 식구들에게 생겨난 병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고
이는 내 일상 전반에 영향을 끼칠만큼 생각보다 큰 문제로 비화되었다.
허나, 가족을 보살피는 가장의 책임감은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고,
이는 지금까지 성인으로서 김민애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해주었음은 분명한 사실같다.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해보려고한다.
우리 남편은 나와는 달리,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났으며 대기업에 다녔었다.
물론 나와는 자라온 환경이 달랐지만 우리는 매우 잘맞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어떤 환경과, 외부요인이 우릴 괴롭혀도 힘들리지 않을만큼 단단한 사랑과 그 결실을 맺었다.
시작점은 달랐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 '단단했던' 둘이 만나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남편과 결혼한 이후 나 역시 치과에서 상담실장으로 맞벌이를 하며
적지 않은 월급을 받았고, 그렇게 나의 신혼초는 평범하면서도 안정적인 생활의 연속이었다.
지금와서 다시 돌이켜보면, 신혼때는 정말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보였고
누구에게나 넒은 마음을 베풀 수 있을만큼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않다.
무난하고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던 중 어느날이었다.
갑자기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게 되었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일이 일어난지가 벌써 14년전의 일이다.
결국 대기업에 다니던 내 남편은, 둘째 아이가 막 태어나던 이 시기에
일과 삶의 균형을 꿈꾸며 아이들과 우리 아버지 돌봄에 좀 더 힘을 써보겠다고 회사를 나왔고.
결국, 집안의 경제상황은 갈수록 조금씩 나빠졌으며
나 혼자 외벌이 생활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친오빠가 이전부터 계획하던 미국으로 이민을 앞둔 시점까지 맞물려 도래했다
이때부터는 나 혼자 온전히 아픈 아버지의 입원비, 병구완비, 수술비를 혼자 경제적으로 온전히 책임져야했었으며 사실 적잖은 부담이 되었었다.
처음에는 내가 얼마나 고생을 하고, 얼마나 돈을 벌든
꾸준한 노력으로 아버지가 병상에서 다시 일어나기만 하신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매월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300 ~ 500만원 사이의 치료비용을 꾸준히 감당하기란 보통일이 아니었다.
여전히 지금까지도 아버지는 살아 투병중이시고, 꽤 많은 금액이 아버지 치료비로 들어가고 있다.
완치되진 않으셨지만,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하시며 살아계셔주시는 것 만해도 감사한 일이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오듯이, 누구에게나 위기도 찾아온다"
위기를 피할 방법을 찾기보다는,있는 그대로의 위기를 받아들이면서 대처능력을 찾아가고
다시는 그 위기 상황이 왔을때 흔들리거나 나자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존재의 삶에서 '태어나서 어른이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이다.
나는 '성인'과 '어른'이라는 두개의 단어를 완전히 다른 뜻을 내포한 상이한 단어로 보지는 않지만
두 단어는 꽤나 다른 뜻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갓 40년을 살은 짧은 내 식견으로는 최소한 그렇다.
성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만 19세만 넘는다면 '법적으로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어른은 수많은 역경과 위기를 겪고 극복하며 점점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어른이 되고 있는 과정이며, 나 역시 사랑하는 내 가족들을 통해 어른이 되어간다.
그렇다, 나의 원동력은 가족이다.
항상 들었던 생각이 하나 있다. 가족들을 보살피고, 최소한 나의 가족들만큼은 가난때문에 서러움을 받지 않게하겠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가족들이 사회에서 나를 열렬하게 응원해주고 있고,
사랑하는 남편과 우리 엄마가 우리 3형제 아이들을 든든하게 돌봐주고 있고,
우리 3형제 아이들은 엄마가 직장과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바로 무한한 나의 원동력이다.
치과위생사 김민애, 경제적인 부담, 어려움에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가족을 원동력삼아 나름 이 위기상황을 모면해가지만, 결국 치과위생사를 접게되는데
그 계기와 일련의 사건들을 조명합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