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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함 Sep 06. 2021

우리가 몰랐던 명동·을지로 - 2

[CUT] 미오레코드/동수상회


흡사 빌딩숲처럼 보이는 을지로, 명동의 지하에서 분주한 직장인들을 맞이하는 작은 가게들,

관광객들의 눈길이 잘 닿지 않는 골목에 위치한 내실있는 가게들을 소개합니다.



01 미오레코드




재일교포 3세인 주인은 음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그 재미를 공유하고자 5년 전 을지로 세운상가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올 2월, 더 많은 이들에게 레코드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근처 상가 1층으로 이전했다. 힙합, 재즈, 테크노, 시티팝, 레게 등 주인이 ‘재밌다, 맛있다’고 생각하는 레코드라면 장르를 불문하고 소개한다. 가게에서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계정(@miorecords_korea)을 통해서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시대와 장르의 음악을 만나 볼 수 있다.





좋은 인연을 만날 것 같다는 두서없는 예감으로부터 오는 흥건한 감정, 주로 레코드를 디깅하며 드는 기분이다. 무서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알고리즘 기술이 추천하는 것들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기도 하다. 가상의 데이터가 친구나 연인을 대신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주인은 직접 만질 수 있고, 계속 신경을 써 가며 관계를 쌓아야 하기에 레코드가 마치 연인 같다고 말한다. 쇠로 만들어진 온갖 이동수단들이 파열음을 내며 교차하는 을지로의 투박함 속, 미오레코드의 내부는 깊이 내뱉는 심호흡처럼 안락하다.

▮ 미오레코드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20길 20 1층




02 동수상회




흔히 지역의 이름을 달고 유통되는 쌀. ‘이천쌀‘, ‘철원쌀‘이라는 이름은 알지만 정작 쌀의 품종은 자세히 모른 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커피에 ‘싱글 오리진‘이 있듯, 동수상회는 단일 품종의 토종쌀을 소개하고 제안한다. 토종 품종을 발굴해 건강하게 재배해 내는 지역 농부들을 직접 섭외하기 때문에 품질 또한 믿을 만하다. 아미노산이 풍부해 ‘키 크는 쌀‘로 알려진 ‘하이아미‘, 구수한 식감으로 갖은 음식에 활용되기 좋은 ‘제주 검은보리‘가 특히 인기. 다양한 용량이 준비되어 있어 1인가구가 취향에 맞게 골라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동수상회는 몸의 양식인 쌀뿐 아니라, 마음의 양식인 책도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인문, 예술 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소규모 출판사 한 곳을 선정해 격월로 소개하는 ‘월간책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규모 출판사의 책들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들에 묻히기 일쑤다. 대형서점에서 빛을 발하기 어려운 이들의 책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제안할 수 있게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몽상에 빠지기 좋은 샛길이나 골목을 찾아보기 힘든 텁텁한 지하도 안에서, 동수상회는 당연한 것들에 의문을 던져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동력을 제공한다.

▮ 동수상회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1가 50-1 시청광장지하쇼핑몰 새특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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