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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함 May 10. 2022

위스테이지축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1)

위스테이지축의 커뮤니티 디자인 이야기

나와 취향을 공유하는 이웃이 아파트에 있다면 어떨까요. 함께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가끔 이웃에게 아이의 돌봄을 부탁할 수도 있다면요. 바로 아파트형 마을공동체, 위스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일상인데요. 입주를 마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위스테이지축’에서도 이제 막 공동체 활동이 움트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계절이 채 지나기 전에 동네에서 친구를 만들고, 취향으로 만난 20여 개의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아파트에서 이런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과정 덕분인데요. 커뮤니티 디자인이란 한마디로 ‘내가 이용할 공간을 이웃과 함께 디자인하는’ 것으로, 위스테이의 입주자들은 입주 전부터 이웃을 만나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설계했답니다. 이렇게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커뮤니티 시설에서 다양한 액티비티와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커뮤니티실 커뮤니티 조성팀을 만나 올해 4월 입주를 마친 지축의 커뮤니티 디자인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왼쪽부터 커뮤니티 조성팀 정승일 팀장, 박지수 매니저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지수 (조성팀 매니저. 이하 ‘박’) : 커뮤니티실 커뮤니티 조성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지수 매니저입니다. 입사 후 팀장님, 조합원분들과 함께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일을 맡았는데요. 현재는 위스테이지축의 육아 돌봄 프로그램, ‘놀러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승일 (조성팀 팀장. 이하 ‘정’) : 저는 커뮤니티 조성팀에서 커뮤니티 조성을 맡고 있는 정승일 팀장이고요. 지금은 위스테이지축의 커뮤니티센터장 역할을 겸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디자인하고 조성해서 사람들의 생활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커뮤니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일들도 하지만, 직접 현장에 나가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Q. 비슷한 업계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차이가 느껴지는, 더함 사업의 매력이자 강점은 바로 ‘커뮤니티 디자인’이죠. 커뮤니티 조성팀은 현장에서 커뮤니티를 직접 디자인하는 분들이고요. 생소한 분들을 위해 커뮤니티 디자인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 커뮤니티 디자인은 한마디로 ‘내가 이용할 커뮤니티 시설 및 운영방식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거예요. 커뮤니티센터의 업무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조합원들(임차인들)을 모아 자신이 이용할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하고, 이를 설계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지요. 보통의 시행사에서는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과정을 하지 않아요. 임차인들을 모아 의견을 묻고, 그걸 모으는 일은 상당히 수고스럽고 부담되는 과정이니까요.

 

위스테이지축 커뮤니티 디자인 과정에는 몇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는데요. 보통의 헬스 시설에는 샤워실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이곳 지축 단지의 ‘체육관 이음’에는 샤워실이 없어요. 샤워실 용도로 설계됐던 공간을 주민투표를 거쳐 GX룸으로 바꾸었기 때문인데요. 각 가정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기에 샤워실의 이용 빈도가 낮을 거라는 점, 위스테이지축의 실내 피트니스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 그 이유였어요. 현재 GX룸은 어느 시설보다 활발하게 이용되는 공간 중 하나인데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요가, SNPE(바른자세운동) 동아리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어요.


수고스러운 과정인 것은 분명 맞지만,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에서 사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완성된 시설, 그리고 여기서 일어나는 공동체 활동을 보고 주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분들이 문의를 해오기도 하더라고요. 보통의 아파트는 주민공동시설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이웃으로 엮이고 공동체를 이루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저도 커뮤니티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고 있고요.



Q. 위스테이지축보다 앞서 조성된 위스테이별내 또한 말씀하신 커뮤니티 디자인 과정을 거쳤죠. 하지만 팬데믹이라는 큰 차이가 있었어요. 위스테이지축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 맞아요.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입주 전, 대부분의 커뮤니티 디자인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됐어요. 커뮤니티는 서로를 마주 보고 온기를 나누어야 하는데, 모일 수가 없었죠. 직접 만날 수 없더라도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사람들을 ‘커뮤니티 메이커’라 칭했고, 자발적으로 모인 60여 명의 조합원들에게 꽃과 와인, 메이커 임명장을 발송했죠. 자신이 사는 곳을 만든다는, ‘메이커’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임명장을 받은 분들 중 일부는 책임감을 느낀다는 코멘트를 보내오기도 했어요. 


나아가 온라인 워크숍을 진행하는 사이에도 메이커 중 ‘특파원’을 선출해 대표로 공사 현장에 방문하거나, 참고할 만한 커뮤니티 공간을 탐방하고 오시게끔 하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일부였지만 메이커들이 오프라인에서 대면하는 경험을 했던 것이죠. 그렇게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은 조합 카페를 통해 공유하며 다수의 조합원들과 나누었어요.





Q.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도 60명과 소통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은데,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나요?


: ‘의견을 내면 정말로 바뀐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었어요. 저 또한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이러한 의견이 일정한 방향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게 실제로 가능한 거구나’, 신기한 기분이 들었죠. 그러기 위해서 마지막 한 명까지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일일이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을 드리는 과정이 있었죠. 한 사람의 의견일지라도 소중하고, 그렇기에 참여해서 의견을 내는 게 의미 있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일례로 메이커 중 건축사가 계셨는데, 단지 내 취미 창작실의 전면 유리를 폴딩도어로 바꿔보자는 의견을 내셨어요. 취미 창작실 옆에는 선큰 공간이 있는데, 폴딩도어로 바꾸면 그 공간까지 연장해서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취미 창작실에서는 목공수업이 이뤄지기도 해서 환기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더함 내부의 건축 전문부서인 공간기획실의 검토 의견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사와의 논의를 거쳐 설계를 변경할 수 있었죠. 



Q. 일일이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을 받는 일, 단순해 보여도 섬세하고 꼼꼼해야 가능한 것 같은데요.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특히 어떤 부분을 신경 쓰셨나요?


: 아까 한 분 한 분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묻는다고 말씀드렸지만, 당연히 그분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어요. 커뮤니티 디자인의 후반부 과정에서는 아무래도 다수의 의견을 반영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채택한 의견의 반대 입장에 놓인 분들께는 해당 결정을 내리게 된 상황과 배경에 대해 최대한 디테일하게 설명해 드리고 있어요.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누군가를 설득할 때는 어린아이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라고요. 조합 카페에 글을 쓸 때도 저는 항상 이야기하듯 길게 글을 써요.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배경을 이야기로 풀어서 설명하는 거죠. 저희가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요. 대부분의 이슈는 이사회, 위원회를 거치거나 조합원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반영하죠. 


: 특히 바리스타 교육 때가 기억에 남네요. 팀장님이 당시 바리스타 모집에 떨어진 분들 한 분 한 분에게 전화를 돌리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거절감,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해 주시려는 의도였던 것 같아요. 커뮤니티 디자인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려는 게 위스테이 커뮤니티의 특징이라고 느꼈던 순간이었죠. 





Q. 조합 온라인 카페에서 승일 팀장님의 글을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과연 말씀대로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신 게 느껴지더라고요. 최근에는 ‘칭찬합시다’ 게시판도 개설하셨다고요.


: 입주 후 2년이란 시간이 지난 위스테이별내 커뮤니티는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지축의 경우는 입주 초기다 보니 불가피하게 예민한 내용의 글들이 오가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글들이 계속 올라오다 보면 조합 카페가 가상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오프라인상의 분위기나 정서 역시 예민해질 수도 있거든요. 그런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칭찬합시다’ 게시판을 만들었어요. 저는 원래 칭찬에 되게 인색한 편이었는데, 감사일기를 쓰면서 칭찬이 늘었거든요. 감사나 칭찬하는 것도 하면 할수록 잘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칭찬합시다’ 게시판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면서 위스테이지축 커뮤니티의 일상에 그런 마음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Q. 아까 ‘특파원’도 말씀해주셨는데, 입주 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 우선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카페에서 사람을 뽑을 때 업무를 경험했던 분들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데 동네 카페 바리스타를 채용할 때는 경험의 유무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분들을 뽑아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했어요. 다양한 조합원들께 기회를 드리고 싶기도 했고, 이미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과 ‘좁은 문’을 깨고 싶었거든요.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건 ‘예술로’ 사업이에요. 예술로는 정부 지원사업으로, 기관과 예술인이 협력하는 예술 프로젝트인데요. 지축에 입주할 예정이었던 현직 PD님의 제안으로 준비하게 됐어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조합 내에서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는 분들을 섭외했죠. 예술로의 큰 목표는 커뮤니티 디자인에 예술을 접목해 평소 공동체에 벽을 느꼈을 분들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은 합창을 준비하고, 전시 공간을 통해 작가로 활동하는 분의 전시를 열기도 했어요. 아쉽게도 팬데믹 확산으로 대면 행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지원사업 기간은 끝났지만, 일상 속에서 예술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확산될 수 있도록 계속 고민을 이어가고 있어요. 현재는 육아 돌봄 프로그램, ‘놀러온’에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도 있고, 아이들이 만든 미디어 동아리에 멘토로 참여하는 분도 있어요.





Q. 조합 온라인 카페를 보면 긍정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동아리도 일조하는 것 같아요.


: 위스테이의 동아리 문화는 참 이례적인 모습이죠. 보통의 아파트에는 전혀 없는 모습이잖아요. 서로의 이익관계나 층간 소음 같은 좋지 않은 이슈로 이웃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위스테이에서는 취향을 매개로 이웃을 만날 수 있어요. 그리고 이것이 공동체의 결속력을 더욱 강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현재까지 17개(인터뷰가 진행된 4월 19일 기준)의 동아리 신청이 들어왔고, 4월 말이 되면 20개를 넘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더 많아지겠죠. 


동아리를 만들게 되면 동아리장은 커뮤니티센터의 운영위원회에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돼요. 거기서 동아리 활동 시간이나 시설, 청소 등을 의논하는데요. 커뮤니티시설은 보통 개인이 아닌 동아리 단위로 이용할 수 있거든요. 저희의 목표가 동아리의 개수를 늘리는 등, 동아리를 활성화시키는 건 아니지만 이를 통해 공동체 활동을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분들이 활동을 늘려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밴드, 풋살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고요. ‘공동체니까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닌, 취향을 중심으로 즐겁게 모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Q. 지금은 어떤 동아리들이 운영되고 있나요?


: 현재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동아리는 목공 동아리예요. 100명 넘는 동아리 회원이 있는데, 현직 경찰관으로 근무하시는 분이 이끌고 있어요. 체계적으로 목공을 배울 수 있도록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수요가 맞는 분들끼리 모여 만든 SNPE동아리도 있어요. 바른 자세를 위한 운동을 배우는 동아리인데, 외부에서 강사님을 초빙해 오시더라고요. 


이렇게 동아리들이 유지되고 지속될 수 있는 건 바로 법정 기준 대비 2배 이상 넓게, 잘 조성되어 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는 월 2회, 2시간으로 이용을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동아리들의 성격과 활동에 따라 이용에 대한 문제를 의논할 생각이에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 위스테이지축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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