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피플탐구] 부동산사업개발실 이윤형 매니저
[더함 피플 탐구]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by 생텍쥐페리).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있을까요?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며 더함에 다양한 색채와 가치를 더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 봅니다.
꿈꾸는 사람은 많잖아요. 그런데 그걸 본인의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은 드물죠.(더함 이윤형 매니저)
흔히들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를 양극단에 있는 존재처럼 이분화해서 생각하곤 하는데요.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상주의자’라는 말은 현실을 잘 모른 채 꿈만 꾸는 사람인 것처럼 폄훼되곤 하죠.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꿈꾸는 사회의 모습을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이들의 삶, 현실과 이상의 접점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삶은 어떤 말들로 소개가 되어야 할까요.
부동산사업개발실의 이윤형 매니저는 더함 최초(!) ‘부동산학 전공자’로(심지어는 ‘수.석.졸업자’), 정통 금융업과 부동산업에서 경력을 시작한 인재였는데요. 일을 계속하면 할수록 본인이 꿈꾸던 사회와는 정 반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생각에 회의감을 느껴 더함으로의 이직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윤형 매니저는 부동산을 자산/금융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진영과 삶터로 바라보는 진영 사이에서, 그 두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하는데요. 일반 시장 경쟁자들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고, 더함의 선한 뜻을 탁월하게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에서의 한계를 절감했지만, 그럼에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 ‘더함의 유노윤호’ 라고 불릴 정도로 열정 넘치는 사람. 부동산사업개발실 이윤형 매니저의 스토리를 전합니다.
저는 부동산사업개발실의 이윤형 매니저입니다. 더함의 신규 부동산 개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함에 오기 전에 경험했던 민간 개발 방식을 활용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들을 주로 하고 있고요. 공모 사업과 다른 한 축으로, 민간 영역에서 해볼 수 있는 개발 업무들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웃음) 원래는 사관학교에 가서 군인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고1 때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심장 수술을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군대는 못 가게 되었어요.
그때 ‘나는 왜 군인이 되고 싶었나’ 가만 생각해 보게 됐죠.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국가나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분야가 뭐가 있을까 하다가 행정학, 부동산학, 정치외교학을 함께 배울 수 있는 학부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1년간 세 분야를 조금씩 배웠는데요. 성적은 세 분야 모두 괜찮게 나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생기는 학문은 ‘부동산학’이었어요. 제가 평소 궁금한 게 많고, 또 질문도 엄청 하는 스타일인데, 그때마다 질문을 다 받아 주시고, 매번 더 심화적인 질문으로 이끌어 주셨던 분이 계셨어요. ‘부동산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시기도 하는 조주현 교수님이라는 분인데, 그분에게 1년 동안 배우면서, 엄청 많은 영감을 받게 되었어요. 그래서 부동산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 고요.
공부를 하면서 해보고 싶은 분야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리츠(REITs)라는 부동산 간접투자 제도였어요. 쉽게 얘기하면, 돈이 많은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고가의 부동산을 작은 주식 형태로 쪼개어서 돈이 적은 사람들도 부동산투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제도예요. 저희 집도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누구에게나 부동산 투자의 기회를 열어 줄 수 있는 제도를 알고서는 리츠를 활용 한 사업을 해봐야겠다 생각했죠. 더함이 하고 있는 위스테이 사업이 리츠를 활용한 것이니, 제가 원하던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대학 학부 시절, 부동산학과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이윤형 매니저의 모습. 리츠(REITs)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리츠를 활용한 사업을 진행해 보고 싶던 학부 시절의 꿈을 더함 위스테이 사업을 통해 이루고 있다.
2015년과 2017년에 중국과 한국에서 만난 공동체가 있는데요. 그 공동체가 저에게는 큰 영향을 주었어요. 사회 참여적인 신앙공동체의 분들이었는데요.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많이들 하지만, 그걸 본인의 삶으로 살아내는 사람은 참 드물잖아요. 이분들의 실천하는 삶을 보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 서로를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따뜻하고 안전한 느낌을 주는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안에서 내가 쫓고 있는 삶의 방향성을 돌아보게 되었고요. 저도 거기에 스며들고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더함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른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듣게 되었어요. 우선 맨 처음에는 업계를 통해 들었 는데요. ‘협동조합형 아파트’ 위스테이가 받게 되는 오해 중 하나가 ‘지역주택조합 사업’과의 혼동인데요. 언론 보도를 통해 아시겠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사실상 헬게이트잖아요. 피해 보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처 음엔 저도 이런 형태의 사업이라고 오해를 했었어요. 아마 업계에서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분들은 이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많았을 거예요.
그다음 접하게 된 건, 제가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 내에서였는데요. 아무래도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듣게 되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상이 오해였던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 이후에 주변에 물어 물어 양동수 대표님을 직접 만나기도 했어요. 그때가 더함에 입사하기 2년 전이었어요. 그후로 더함의 숨은 팬이 되었죠. 위스테이 사업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된 후부터는 주변 동료나 후배나 친구들에게 위스테이 사업에 대해서 엄청나게 많이 얘길했어요.
원래 생각은 기성의 부동산업계에서 10년 정도 경력을 쌓고, 한 프로젝트를 시작부터 끝까지 다 책임질 수 있을 때 더함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이었는데요. 중간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기존 업계에서 제가 맡고 있던 일을 열심히 할수록 회의감이 점점 커졌는데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평소 원하는 세상과는 정 반대의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내가 언젠가 할 일이고 꿈꾸는 일이라면, 왜 그걸 나중에 해야 하지? 굳이 꿈을 유보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렇게 마음먹고 난 후 제가 적극적으로 컨택을 하고 더함에 조인했습니다.
제가 바로 직전에 했던 일은 ‘신탁사업개발관리’라고 하는 일인데요.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면, 고객의 (부동산)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일이었어요. 자산을 잘 관리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이걸 담보로 돈을 빌리기 위함일 수도 있어요. 혹은 중간에 처분행위가 원활하도록 맡기는 경우도 있고요. 부동산신탁회사 는 고객으로부터 부동산 자산을 넘겨 받아서 자신의 신용과 전문성으로 관리·담보·처분·개발한 후 다시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일을 한다고 보시면 돼요.
제가 이런 일들을 하며 느꼈던 건, 크게는 두 가지였어요. 일단 하나는 부동산 조성 과정에 ‘사람’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 공간에 들어가서 살게 될 사람 말이죠.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부동산은 결국 돈이고, 삶이나 사람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요. 이익을 위한 면면을 책장너머 추상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피부로 겪고, 그런 사람들과 호흡을 했던 거죠. 여기서 오는 회의가 일단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공급자들의 욕망만이 아니라, 반대로 그곳에 들어오겠다는 사람들도 이곳을 집이나 정주 공간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재산 증식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욕망과 욕망의 만남이죠.
사실 이런 사회가 계속되면, 누군가는 어디선가 울 수밖에 없어요. 집은 필수재이고, 주거권은 사실 생명과 직결이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있든 없든 사회구성원의 삶에 영향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매일 이유 없이 ‘의문의 1패’를 계속 당하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사회가 갑자기 몰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큰 문제이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외면해서 그렇지, 이미 우리 일상 한가운데에 있는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빨리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더함 구성원으로서가 아닌 저 개인의 의견을 말씀드리면, 지금은 문제 해결의 과도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건 저의 기본적인 가치관과 연관이 되어 있는 건데, 부동산 대책의 근본은 결국 ‘보유세’라고 생각해요. 부동산에 매겨진 세금은 매입할 때 내는 ‘취득세’, 보유하고 있는 동안 내는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마지막으로 양도할 때 내는 ‘양도소득세’로 나뉘는데요.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 특성상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가 높고 보유세가 낮아요. 다주택자들이 집을 보유하는 동안 내야 하는 기회비용이 낮은 거죠. 그러니까 집값이 오를 때까지 계속 안 팔고 버티는 거고요. 주택뿐만 아니라 대규모 필지를 소유한 토지주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다주택자들이 버티는 동안 누군가는 계속 울게 되는 거예요.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여서,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지 않고 점거만 하고 있는 부동산이 계 속 건강하게 시장으로 나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장에 있는 공급량과 수요량이 잘 만나야 적정 가격이 형성되는 건데, 시장에 원래 있는 양보다 현격하게 떨어진 물량만 시장에 나오니 시장가격이 왜곡되는 거죠.
누군가는 집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데, 한편에서는 불 꺼진 미분양 아파트들이 보이면 헛헛한 한숨이 나와요. 가족들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갖고 싶다는 건 ‘본능’에 가까운 영역이잖아요. 거시적으로 나아가면,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춰서 다주택자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집을 푸는 것이라 생각하 지만, 이건 현실적으로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거든요. 그 작업을 하는 동안, 누군가는 그 시간을 견뎌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 대책이 또 필요하죠. 한 가지는 임차가구 전체가 굳이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임차인으로 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확보되는 것. 두 번째는 굳이 매매를 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안적인 주거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중 하나가 ‘위스테이’라고 생각하고요.
사내 인터뷰여서가 아니라, 정말 ‘위스테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데 정말 진심이에요. 우스갯소리로 부모님이 중국집을 하는 집은 자녀들이 짜장면이나 짬뽕을 잘 안 먹 는다고 하잖아요. 이 관점에서, 진짜 좋은 개발, 좋은 부동산은 그걸 공급하는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제가 가장 살고 싶은 집이 ‘위스테이’이거든요.
첫 번째, 위스테이 별내 추가모집 과정
일단 이번에 위스테이 별내 추가모집을 할 때, 개인적으로 되게 감동을 받았어요. 추가모집을 위해 며칠 전부터 모델하우스에 줄을 서 계신 고객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줄을 서는 것 자체를 막을 순 없으니 더함 직원들이 돌아가며 같이 밤을 새우고 이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셨잖아요. 이 모습이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고,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을 하는 시행사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고객으로부터 숨거든요.
저는 부동산업이 건강하지 않은 요인 중 하나가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기존 부동산 시행사들이 하는 방식은 두 가지인데요, 사람의 욕망과 두려움을 자극해요. 이걸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혹은 당신 지금 안 사면 막차 놓치는 거다. 이런 식으로 욕망과 두려움을 자극하는데요. 사실은 그게 진짜가 아니라는 건 공급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알아요. 그렇기 때문에 고객과 허심탄회한 얘길 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거든요. 그래서 자꾸 숨는 거죠. 본인이 공급하는 그 부동산에 들어가지 않는건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위스테이 별내 추가모집에서 감동적이었던 건, 더함 직원들이 고객 앞으로 직접 나와서 같이 밤도 새우고, 사람들이 어떤 점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이야길 들어 주었다는 점에서였어요. 그런 숨지 않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부동산업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고, 그걸로 돈을 버는 산업인데요.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어려운 말과 딱 들어도 무서울 만한 용어들을 쓰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을 막아요. 뭐 이건 부동산업뿐만 아니라 많은 업이 그렇겠지만요. 더함은 고객들을 대할 때 (완벽할 수는 없지만) 방어 논리를 짜내기보다는 진솔한 모습을 드러낸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게 진짜 멋있는 거죠.
두 번째, 위스테이 별내 전사 라운딩
그다음으로는 별내 전사 라운딩이 두 번째로 자부심이 느껴졌던 순간이었는데요. 흔히 업계 내에 ‘위계’(hierarchy)가 만들어진 곳이 많아요. 부동산업의 경우, 부동산 자산을 돈으로 거래하고 관리하는 AM(Asset Management)이 가장 위에 포진되어 있고요. 그 밑에는 임차인을 채우고 임대차 관리를 하는 PM(Property Management)이 있고요. 제일 하단에 부동산 시설을 관리하는 FM(Facility Management) 영 역의 분들이 있어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FM에 계신 분들은 ‘비용’으로 생각되기 쉽고요.
이번 위스테이 별내 단지 라운딩에서 관리소장님을 ‘동네지기’로, 경비원님을 ‘동네보안관’으로, 그리고 미화원님을 ‘동네벼리’로 이름 지은 내용을 발표하고, 이분들을 더함의 동료, 파트너로 소개하며 ‘함께 잘해 보자’ 고 이야기 나누었던 모습이 참 좋았어요.
그간 기존의 위계적인 부동산업에서 일하던 저에게는 ‘혁명’처럼 느껴지는 사건이어서, 저는 이날 장면들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저장해 두었어요. ‘아 그렇지. 이렇게 만드는 게 건강하게 아파트를 짓는 거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어요.
▲ 지난 6월, 협동조합형 아파트 ‘위스테이 별내’의 준공을 기념하여 더함 구성원들이 다함께 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PM, LM, FM, CM을 맡고 있는 구성원들 모두가 다함께 잘 지내 보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양동수 대표님의 모습. 윤형 매니저는 기존에 위계화된 부동산업계에서는 보기 힘든 이 자리를 기억하고 소장하기 위해 수시로 영상과 사진촬영을 했다고 한다.
세 번째, 사내 음악 캠페인
올해 1/4분기 워크숍 때, 사무실이 워낙 고요해서 음악이 나오면 참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했었는데요.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사람들의 의견과 의지가 덧붙여져서 결국은 실현되는 과정을 보게 되었어요. 이걸 한마디로 표현하면 ‘내 의견이 조직에 반영되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의견이 어느 순간 반영이 돼서 아침에 출근했는데 사무실에 ‘천생연분’이 흘러나오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도 인스타에 바로 올렸죠.
공간콘텐츠실과 커뮤니티실에서 하시는 업무들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지금 하드웨어를 다루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더함이 하는 일의 목적은 결국 공간 조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사람과 공동체를 담는 것이 잖아요. 장기적으로는 그 소프트웨어를 만져 보고 싶어요. 콘텐츠를 기획하고, 사람들의 관계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계속 커져가고 있고요. 특히 지금 SH청신호주택 홍보관에서 하고 있는 ‘주거 상담’과 같은 프로그램에 저도 저의 전문성을 기여해 보고 싶어요.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이요. 이 말에는 화자 역시도 회사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전제가 있거든요. ‘나는 우리 회사를 참 아끼고 사랑해. 이런 회사에 함께 해줘서 고마워’라는 뜻으로 다가와요. 사실 멀리 있는 사람보다는 함께 있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잖아요.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내가 뭔가 하나라도 더 하고 싶다는 열정이 샘솟는 것 같아요.
원래부터 열정이 좀 있는 스타일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그때그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계기들이 있었거든요. 또래에 비해 힘이 세거나, 공놀이를 잘하거나, 공부를 잘했던 경험들이요.(물론, 모두 상대적인 겁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게 열정의 원천이 되었죠. 그런데 일을 시작하면서 ‘내가 그렇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점점 세상을 겪으면서 자신의 작음을 깨닫는 전형적인 성장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저의 특별함을 일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었죠. 자기가 자신 있어 하고 많은 걸 쏟아부었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벽이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게 저에게는 일이었던 거예요. 일이 제 마음을 채워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그때부터 ‘일이 내 삶이나 마음을 채울 수는 없구나. 그럼 무엇이 나를 채워줄 수 있는 거지?’ 고민하게 되 었어요. 개인적인 스토리를 말씀드리면, 저는 신앙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았던 것 같아요. 삶의 의미를 다시 깨닫고 나니, 일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어요. 좀 무거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사명’으로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된 거죠. 이렇게 일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나니, 제가 일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 열정을 찾을 수 있었어요.
최대한 안 가본 동네를 많이 가보려 해요. 원래 성격은 뭘 먹어도, 어딜 가도 다 만족하는 편인데요. 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의식적으로 좋은 공간들을 찾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여러 공간을 보면서 예민한 촉을 세워 가는 거죠. 요즘은 힙지로에 빠져 있고요. 최근에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부터 해서 북가좌, 새절까지 이어지는 불광천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글 쓰면서 생각해 보게 됐는데요. ‘들여다볼 구석이 많은 공간’이라는 표현이 떠오르더라고요. 결국 공간도 사람과 관계를 맺잖아요. 좋은 콘텐츠, 맛있는 음식, 예쁜 그림, 그리고 무엇보다 거기서 맺게 되는 인간 관계들이 공간을 풍요롭게 하는 것 같아요.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제일 자주 듣는 노래가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라는 곡이예요. 이 말이 저의 지향이나 가치관을 잘 설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네. 뭐 제가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크겠냐마는 그런 방향으로 살고 싶어요. 그리고 부동산영역에서만큼은 조금의 변화라도 만들고 싶어요.
아직까지 개발해야 하는 역량이 많지만, 부동산 개발의 다양한 방법론을 잘 익히고 역량을 키워가고 싶어요. 리츠, 펀드, 그 외 다양한 금융구조 등 부동산 개발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배제하고는, 저희가 아무리 선한 뜻을 가지고 있어도 현실화할 수가 없어요. 그런 역량을 이익 추구가 아닌, ‘사회적 가치의 실현’에 녹여내고 싶어요.
저는 아마 계속 경계에 서있는 사람으로 있을 거 같아요. 부동산 영역에도 여러 진영이 있는데요. 부동산을 자산, 금융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진영과 삶터로 바라보는 진영. 이제는 그 두 개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사람과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시장 경쟁자들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기를 원하고요, 선한 뜻을 탁월하게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현재 제가 더함에서 하고 있는 일 자체에서 공부가 많이 되고 있어요. 물론 더 잘하고 싶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소셜 디벨로퍼’라는 단어가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많이 낯설잖아요. 저는 그 ‘소셜 디벨로퍼’라는 이름을 달고 계속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후에는 이 단어를 들었을 때, 누구나 ‘아,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날이 왔으면 좋겠고요. ‘소셜 디벨로퍼’는 커리어적인 표현으로 봤을 때의 지향이고요, 업의 본질로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제가 올해 3월에 입사했으니, 아직까지 더함 다음의 커리어를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꿈을 꾸는 사람은 많지만 그걸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드문 현실에서, 더함에서 ‘꿈꾸는 삶의 실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엄청 더디고 힘들지만, 더함은 꿈꾸는 것들을 하고 있잖아요. 잘할 때도, 못할 때도, 싸울 때도, 이래서 뭐가 되겠냐 하고 우당탕탕 할 때도 있겠지만, 쉽게 되면 ‘꿈’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이번에 위스테이 별내가 실현되는 걸 보면서, ‘꿈꾸는 삶의 본질은 이런 거구나’ 하는 경험들이 남는 것 같아요. 더함의 선배들과 함께 일하면서 앞선 경험들을 체득해 보고 싶어요. 조금 더 욕심을 내보면, 앞으로 계속해서 함께할 동료를 만나고 싶어요.
열정적으로, 그리고 계속 도전하며 사는 건 사실 굉장히 고단한 삶이잖아요. 그걸 피하지 않고 계속 꿈 꾸면서 정면으로 마주하는 사람이고 싶지만, 그러다 보면 타인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삶이 드라이해지는 경우 가 많은 것 같아요. 열정적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따뜻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최근에 <암살>, <1987>, <기생충> 이렇게 세 편의 영화를 보았어요. 평소에 역사나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영화들을 좋아하거든요.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시대마다 요구되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살아냈다고 보여요. 특히나 최근에 <기생충>을 보면서 느낀 건, 지금 이 시대에 우리를 부자유하게 하고 억압하는 건 물신이라는 ‘맘몬’이구나 하는 점이었어요. 여기에 저항하고 대안을 만드는 게 제가 감당해야 하는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핵심에 부동산이 있다고 생각해요. 부동산의 진짜 의미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삶을 살아내고 싶어요.
제가 평소 마음에 새겨두는 문장들 중에 <진보와 빈곤>이라는 책을 쓴 헨리 조지의 문장이 있어요. “하늘의 별은 항상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도 같은 별을 본다는 사실을 알 때 더 확신을 가지고 별을 보게 된다.” 꿈꾸는 사람들은 많은 거 같아요. 주거로부터 고통받지 않고 집 때문에 우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누구나 꿈꾸죠. 그렇지만 그걸 진짜 실현해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편에서 누군가 이 꿈을 계속 꾸고 실제 사업에서 실현해 가고 있으면, 이걸 바라보는 누군가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 저 사람들도 저 별을 보고 있구나. 언젠가는 저기에 닿을 수 있는 날도 오겠구나’ 하고 요. 별을 함께 보고,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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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2020년 7월 9일 사회혁신기업 더함 공식홈페이지에 송출된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