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따위의 의미

나대로 산다는 것

by 현덕






나타날 현(現), 덕 덕(悳)

언젠가 우리 이모가 그러더라고. 아기 이름이 촌스럽게 그게 뭐냐고 우리 엄마에게 그랬다나. 아버지는 집안에 내려오는 돌림자를 넣어 짓거든 '재원'이라 하려 했다던데 맏손주가 어여쁘셨던 할아버지께서 그새 용한 점쟁이를 찾아 이름을 '현덕'으로 지어오시는 바람에 족보에는 누군지도 모를 '재덕'이가 되었다지. 나타날 현(現) 덕 덕(悳). 한창 예쁜 꼬마 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에 개명도 생각했다는데 가까운 이들이 나를 "덕아" 하고 불러주면 그게 참 정감 있어 좋더라고. 그래서 덕(悳)이라는 글자가 정말 좋아 나는.



별로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요즘은 이름 따위의 의미를 생각하곤 한다니까. 왜 '풍선' 따위는 무슨 뜻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들 말이야. 그것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텐데 말이지. 내 이름에도 분명 있는 거잖아. '덕'이라는 게 말이지,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라 하더라고. 그런 사람이 여기 나타났대. 그게 나의 의미래. 때마침 요즘의 내가 되고픈 사람이 바로 나였더라고. 멀리 찾을 것도 없었잖아. 이름대로 살면 되는 거였는데.



나대로 산다는 것. 어쩌면 이름대로 살면 되는 게 아닐까. 세상에 나쁜 이름은 없을 테니 말이야. 지혜롭고 예쁘게 자라라는 내 동생의 의미처럼. 세상 하나뿐인 소중함이라는 어떤 이의 의미처럼. 무언지 모를 이유로 실연하더라도, 별다를 잘못 없이 험담을 듣더라도, 마냥 옆에만 있어줘도 힘이된다 하더라도, 그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 그것대로 사는 나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