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 여행
빅토리아폴스(타운)에 아무리 놀거리가 많다고 해도 역시 메인이벤트는 빅토리아폴스에 있을 것이다. 나이아가라, 이구아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폭포 3대장, 짐바브웨를 먹여 살리는 은혜로운 대자연, 빅토리아폴스로 가보자.
빅토리아폴스, 현지어 이름 모씨 오아 뚜냐, 영어로는 The Smoke Which Thunders 라는 뜻이다. 거대한 폭포수가 만들어내는 물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우레 같은 물소리를 표현한 시적인 이름이다. 여담으로 아프리카 현지어 지명은 이렇게 재밌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살았던 남아공 마타틸레(Matatiele)의 뜻은 '오리가 날아갔다' 라는 뜻이다. :-)
미리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우리는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고 여행사 가이드 아저씨를 따라 들어갔다. 사실 외국인 입장료가 30달러였는데, 여행사 투어를 끼고 들어가니 20달러가 되어버렸다. 셀프 투어보다 여행사 가이드 투어를 선택하는 것이 10달러 꿀이득을 보는 부분인 것이다. 입장료 말고도 픽업 서비스로 교통비가 절약됐고, 비옷 대여비도 절약했다.
공원 안에 들어가서 가이드님으로부터 빅폴에 대해 간단한 소개 이야기를 들었다. 1.7km나 이어지는 거대한 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에 걸쳐있는데, 전체의 75%가 짐바브웨 쪽에서만 보인다고 한다. 잠비아 쪽에서는 25%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 유명한 악마의수영장(Devil's Pool)과 리빙스톤섬이 잠비아 사이드에 있다. 결국 둘 다 가보면 좋다는 결론이다.
1.7km나 되는 긴 폭포를 도보로 천천히 둘러보는 데에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경치가 좋은 뷰포인트마다 1번부터 16번까지 번호를 붙여놓았다. 번호를 따라가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요란스러운 커플이 계속 우리를 앞서갔다. 뷰포인트마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여러가지 화려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빨리 끝날 기미가 안보여 뷰포인트 하나를 제끼고 다음으로 갔는데, 그새 사진을 다 찍고 잰걸음으로 우리를 앞서가 또 다음 뷰포인트를 차지해버린다. 끝날때까지 이러려나 싶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분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자가 무심코 여자친구의 가방을 나뭇가지에 걸어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벼랑 아래서 올라오는 폭포 비에 가방이 흠뻑 젖어버린 후로 더 이상 우리 앞에 그분들은 없었다. ^^; 이후로 평화로운 마음으로 빅폴을 마저 구경했다.
2번 포인트에서 우비를 입을까 말까 고민할 때만 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물은 분무기 수준이었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점점 물방울이 뚱뚱해진다. 100m나 되는 높이에서 떨어졌던 물들이 그만큼을 다시 튕겨 올라와 비처럼 내린다. 그래서 우비는 꼭 빌려야 한다. 진짜 팬티까지 젖을 뻔했다. 그리고 아쿠아슈즈도 필수다. 특히 새로 산 운동화는 절대 신고 가선 안된다. ㅠㅠ
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생각지 못한 동물 친구들의 배웅까지 받았다.
은혜로운 빅폴. 언젠가 건기 시즌이 되면 잠비아 쪽으로도 다시 한번 와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