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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훈 Apr 21. 2016

07. 베를린에서 만난 사람들

박혜민 작가

<연재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카셀 도큐멘타(dOCUMENTA Kassel) 및 비엔날레, 트리엔날레와 같은 세계 주요 예술 행사를 개최하면서 자타공인 국제 사회에서 주요 예술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 그중에서도 몇 년 전부터 예술가들 및 예술계 종사자들의 이목이 쏠려 집중되어 온 베를린. 독일 안에서도 수도라고는 믿기지 않는 저렴한 집세와 생활비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집합이라는 이유에서 일까? 베를린은 흔히 말하는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도시이다. 미술계의 핫 플레이스인 이곳에서 필자는 다양한 예술계 종사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각과 철학을 함께 나눌 기회를 연재 인터뷰를 통해서 마련해보고자 한다. 


연재 인터뷰의 일곱 번째로 베를린에 있는 ZK/U(Zentrum für Kunst und Urbanistik)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박혜민 작가를 만나보았다. 그동안 그녀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예술시장 및 예술품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유희적 접근을 통해서 보여주었다. 현재 그녀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들이 공존하고 동시대 미술의 활동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베를린에서 그간의 고민을 장소의 특성에 맞추어 접근하고자 한다.


베를린 ZK/U 레지던시 작업실에서 인터뷰 중인 박혜민 작가 (사진: 이정훈)


이정훈(이하 이): 안녕하세요. 2016년의 첫 번째 인터뷰에 선뜻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몇 번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하니 조금 긴장이 되네요. 우선 첫 번째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베를린에 머무르시면서 작업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으로 오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혜민(이하 박): 우선 제 작품의 성격에 관해서 짧게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진행해오고 있는 작업은 장소, 사회 그리고 상황과 같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아요. 그동안은 한국에서 주로 활동을 해오고 있었는데 제 작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외국의 다양한 도시들에서 작업을 진행하면 예상하지 못한 재밌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어요. 

 그러던 중에 캔파운데이션(CAN Foundation)에서 국내 작가의 해외진출 및 국제적인 문화교류의 일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P.S.B.> (P.S.B.: Project Space in Berlin)라는 아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마침 주변 분들께서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예술성에 대해서 많이들 이야기하시기도 했었고 교류 공간인 ZK/U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ZK/U(Zentrum für Kunst und Urbanistik) 레지던시 전경 (사진: 이정훈)


 무엇보다도 베를린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제 작업을 진행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감사하게도 2015년 11월 초부터 2016년 2월 말까지 캔파운데이션의 지원을 받으면서 3개월 동안 ZK/U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작업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씀하시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나오는 새로운 결과물을 기대하셨는데, 이 곳(베를린)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곳에서 작업을 해오셨는지가 궁금합니다.


박: 한국에서의 미술 공부를 마친 이후에 영국 런던에 약 3년간 머물면서 작업을 이어갔었어요. 그리고 2013년에 인천 아트 플랫폼이라는 한국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인천에서 작업 활동을 했었고요. 레지던시 프로그램 이후로도 인천이라는 공간에 매력을 느껴서 현재 한국에서는 인천에 거주하면서 작업을 해오고 있었어요.



이: 한국에서 진행하신 작업 활동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시자면?


박: 제가 속한 단체 혹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반응하는 작업을 많이 했었어요. 즉흥적으로 단기간에 작업하기도 했었고 혹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리서치를 통해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한국에서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거쳐서 나온 대표적인 작업이 `HPARK 여행사(HPARK travel agency) ´인데요.


HPARK 여행사 로고 (사진 제공: 박혜민)


이 작업은 런던에서 진행했었던 <Poems on the Underground(2009)>라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돼요. 


처음 런던에 도착하고 나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다양한 문화들이 한 도시 안에서 도시의 특성에 맞추어 변형되는 동시에 지속해서 유지되면서 다른 문화들과 공존하고 있는 것이었고 그러한 도시의 모습들에 많은 흥미를 느꼈어요.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시작했었어요. 


런던에서 일련의 작업 이후에,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에 대해서 계속 고민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 리서치를 통해서 다양한 나라의 문화들이 한국 안에서도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이러한 공간 안에서 세계여행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HPARK 여행사>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 한국 안에서의 세계여행이라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HPARK 여행사> 작업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작업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주시자면? 


박: 우선 HPARK여행사는 제 이름을 따서 지었어요. (웃음)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여행사는 아니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분들께 저 자신을 소개할 때 `HPARK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해요. (웃음)


<HPARK 여행사> 작업에서 저는 한국 안에서 존재하는 이국적인 장소들을 기반으로 중국의 <쑤이>, 인도의 <씨올라> 그리고 아프리카의 <씨엘루르>라는 가상의 도시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HPARK 여행사에서 이 가상의 도시들을 실제 여행상품으로 취급했고 자체적으로 리서치를 통해서 제작한 쑤이, 씨올라, 씨엘루르의 여행 가이드북을 통해서 서울 안에서 중국,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진행했었어요. 


가상의 도시 중국 <쑤이> 여행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가상의 도시 인도의 <씨올라> 여행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가상의 도시 아프리카 <씨엘루르> 여행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HPARK 여행사의 쑤이, 씨엘루르, 씨올라 여행 가이드 북 (사진 제공: 박혜민)


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정보 및 그에 관한 생각을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예술 장르 중에서 하나를 채택하여 작업을 진행하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이라는 다소 예술 장르와는 거리가 먼 매체를 통해서 작업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박: 우선은 제가 특정 예술 장르를 통해서만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행 ´ 혹은 `여행사 ´라는 작업 전달의 매체는 장르의 경계 없이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하나의 아이디어였어요. 

 또한 `여행 ´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괜스레 사람들을 설레게 하고 부담 없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렇다 보니 한국 사회 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들을 유희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어요.



이: 동시대 미술 속에서 작업을 해오고 계시는 작가님이 다음 작업에서는 어떤 신선하고도 적합한 매체를 이용하실지 내심 큰 기대가 됩니다.(웃음) 다시 이전의 작업 이야기로 돌아와서, <HPARK 여행사> 작업 외에 한국에서 진행하셨던 작업을 살펴보다 보니 <IKEA(Korea)> (2012)라는 작업이 눈에 띄는데요. 이건 어떤 작업인가요?


박: 이케아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진행하기 이전에 영국에서 처음 작업을 시작했고 영국에서 머물면서 봐온 대량생산의 결과물인 이케아 제품들로부터 착안해서 IKEA (2010-11)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우선 이케아 카탈로그에 있는 제품들을 가격과 함께 캔버스 위에 그린 이후에 그림들을 갤러리에서 전시했어요. 그리고 전시 이후에는 작품들을 그려진 이케아 제품의 실제 가격으로 판매했어요. 


영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전시 작품 (사진 제공: 박혜민)


영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구입하는 관람객 (사진 제공: 박혜민)


 이러한 일련의 판매 퍼포먼스를 통해서 미술작품을 단순히 하나의 경제적 재화로 여기고 있는 오늘날의 미술시장의 구조에 관한 이야기, 화폐와 미술작품을 직접 교환함으로써 예술작품을 위한 전시장에서 순식간에 자본주의 구조를 갖추게 되는 갤러리 공간의 성격 변화 그리고 작품을 현장에서 구매하게 되면서 단순히 예술작품 관람이라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역할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 및 예술 참여자로의 역할 변모를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이: 사회의 상황들에 반응하는 작업을 하신다고 앞서 말씀하셨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미술  시장의 자본주의화 및 미술작품의 변형된 미적 가치에 대해서 가지고 계신 비판적인 생각을 이케아 프로젝트를 통해서 표현하시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요?


박: 물론 그러한 비판적인 사고도 작품 속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러한 비판적인 사고만을 이케아 프로젝트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의미의 층위를 염두에 두고 진행했던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 네 알겠습니다. 다시 지난 작업 이야기로 돌아와서 인터뷰를 이어 나가보겠습니다. 영국에서 이케아 프로젝트 이후에 진행하셨던 또 다른 작업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시자면? 


박: 이케아 프로젝트 이후에 비슷한 맥락으로 ARGOS (2010-11)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이케아처럼 대량 생산 방식을 통해서 제작된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영국 회사가 Argos예요. 

 특이한 점은 Argos 가게에 들어가면 제품은 보이지 않고, 카탈로그만 잔뜩 쌓여있어요. 이 카탈로그 안에는 제품 사진과 제품번호가 함께 있어요. 작은 용지에 제품번호를 써서 계산대에 가져다주면 가게에 있는 창고에서 제품을 가지고 내려와서 제품을 판매하는 시스템이에요. 이러한 Argos의 시스템에서 착안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ARGOS> 프로젝트 당시 갤러리 공간에 전시된 카탈로그 (사진 제공: 박혜민)
<ARGOS> 프로젝트 카탈로그 내부 모습 (사진제공: 박혜민)


이케아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제품들을 캔버스 위에 그렸고, 완성된 작품들을 전시장에 거는 대신에 갤러리 창고에 모두 옮겼어요. 그리고 제가 그렸던 작품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카탈로그를 만들었고 Argos 회사의 제품 판매 방식처럼 카탈로그만을 전시했었어요. 

 관람객이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서 갤러리에 방문했지만, 작품을 전혀 볼 수 없었고 구매할 경우에만 작품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었던 거죠. 이케아 프로젝트에서 말하고자 한 바와 같이 예술품의 가치에 대한 고민과 관람객의 역할에 질문을 던졌던 작품이었어요.



이: 한국에서의 이케아 프로젝트도 영국에서 가지셨던 위의 두 프로젝트와 같은 맥락으로 진행하셨던 건가요?


박: 네. 그렇죠. 영국에서 가졌던 두 프로젝트의 맥락을 유지하며 한국에서 이케아 개업에 맞춰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송은아트큐브에서 전시했던 프로젝트 작품과 판매 영수증 (사진 제공: 박혜민)


IKEA 리셉션에서 작품을 구입하는 관람객 (사진 제공: 박혜민)


이: 앞서 언급하셨던 <Poems on the Underground(2009)>라는 작업 또한 영국에 계셨을 때 진행하셨다고 하셨는데 이 작업도 궁금합니다. 간략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박: Poems on the Underground(2009)라는 작업에 대해서 간략히 말하자면, 런던 시내에 있는 외국 레스토랑의 이름들을 가지고 무작위로 시를 구성하고, 완성된 시를 런던 지하철에 설치했어요. 

이 작업은 영국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문화의 공존에 대한 고민에 반응해서 했던 작업이었어요.


영국의 지하철에 실제로 설치된 <Poems on the Underground>프로젝트 작품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런던 시내에 있는 외국 레스토랑의 이름들로 무작위로 구성된 시 (사진 제공: 박혜민)


이: 지금까지 이전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현재 머무르고 계시는 베를린에서 진행 중이신 최근 작업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베를린에서는 어떤 작업을 진행하셨나요?


박: 베를린에 오고 나서 최근에 진행했던 작업으로는 지난달 1월 27일 ZK/U의 OPEN HAUS(오픈 하우스)에서 한국에서 진행했었던 <밥 먹고 가세요>라는 프로젝트를 베를린 현지의 환경에 맞추어서 진행했었어요. 그리고 2월 25일 ZK/U의 오픈하우스에서 영국에서 했었던 <Clearance Exchange>를 베를린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최근 베를린에서 진행했던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 현장 사진 (사진 제공: 박혜민)


최근 베를린에서 진행 된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에서 음식재료와 작품을 교환했던 어느 외국인 참가자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이: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한 예술 매체에서 작가님의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를 본 적이 있어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을 보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에 대해서 짧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박: 기존에 한국에서 진행해오던 <밥 먹고 가세요> 작업은 인천의 수봉다방이라는 곳에서 총 3번 진행됐었는데요. 


인천 남구 숭의동에 위치한 수봉다방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난로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수봉다방 운영 작가들 (사진 제공: 박혜민)


원래는 슈퍼마켓이었지만 오랜 기간 사용되지 않고 있었던 유휴공간을 정미타 작가님, 김보리 작가님을 비롯한 여러 동료 작가분들과 함께 수봉다방이라는 이름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운영했었어요. 수봉다방의 1층은 문화공간으로 2층은 문화공간 및 카페로 사용했었어요. 운영 기간 동안 동료 작가분들과 함께 여러 차례 그룹전도 가졌었고요. 참여작가로서 저는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음식재료를 손바닥 크기의 캔버스에 그린 이후에, 찾아오시는 관람객들이 소장하고 싶은 작품의 음식재료를 시장에서 사 오면 그림과 실제의 음식재료를 교환하는 작업이었어요. 그리고 교환한 음식재료를 모아서 지역주민들, 관람객들 그리고 작가분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동시에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었었던 작업이에요.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의 작품 사진 (사진 제공: 박혜민)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에서 교환된 실제 음식재료와 음식재료가 그려진 작품 (사진 제공: 박혜민)


수봉다방에서 진행된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에서 참가자들이 가져온 음식재료들로 열심히 요리 중인 박혜민 작가 (사진 제공: 박혜민)


수봉다방에서 진행된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 현장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이: 베를린에서 진행된 <밥 먹고 가세요>라는 작업은 한국에서의 작업과는 차이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시자면?


박: 공간적인 특성상 주변에서 음식을 구할 수가 없어서 `마음에 드는 혹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음식재료를 들고 오세요’라고 사전에 미리 공지했어요. 그리고 관객분들이 가져오신 음식재료를 그 자리에서 바로 그림으로 그려서 교환했고, 모은 음식재료를 사용해서 즉흥적으로 요리했어요. 

 한국에서 진행하던 작업과 가장 크게 다른 점으로는 베를린에 살고 계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참여했었던 만큼 모인 음식재료들이 그 이전에 진행했었던 작업보다 굉장히 다양했고 이국적이었어요. 


최근 베를린에서 진행했던 <밥 먹고 가세요>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가져온 다양한 음식재료 모습 (사진 제공: 박혜민)


이: 이번에는 작업의 내면적인 면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해오신 작업을 살펴보면 사회의 여러 가지 상황들에 반응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해오셨는데,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작가님이 추구하고자 하는 특별한 가치가 있으신가요?


박: 특별히 추구하는 가치라기보다는 저만의 유희적인 방식을 통해서 사회에 대한 그리고 타자에 대한 문제를 살펴보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게 저에게 있어서 그리고 제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것 같아요. 



이: 말씀하셨던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이 사회문제에 대한 뉴스와 같이 특정한 요소로부터 시작되는 것인가요?


박: 사회문제를 다루는 뉴스와 같이 특정한 요소로부터 반응하여 작업까지 이어질 때도 있지만, 그런 특정 요소들보다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예상하지 못한 순간순간의 지점들로부터 반응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이: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베를린이라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베를린도 영국 못지않게 굉장히 다양한 국적과 문화의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라고 생각을 합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베를린에서 지내시면서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베를린은 어떤 곳이었나요?


박: 말씀하신 대로 베를린에서는 정말로 다양한 문화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인 것 같아요.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면서 새로운 매력들을 발산하는 곳이 베를린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각자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지만, 개인이 개인을 존중해주는 점들 또한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베를린만의 자유로움도 좋았어요.



이: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선뜻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바쁘신 와중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3개월 동안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Kultur Kontak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서 여름 동안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머물 계획이고요. 한국에서 진행 중인 박혜민 레지던시 결과 전시 및 개인 작업인 <이야기 만물상>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오늘 인터뷰 수고 많이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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