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비용으로 필사적으로 노이즈 줄여서 음악 듣기

큰돈 들이지 않고 하이파이 흉내내기

by NONOCCUPIED

맥북 노트북에 DAC(digital analogue converter)를 USB 케이블을 통해서 연결하고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된 음악들과 룬(ROON)을 통한 맥북을 서버로 설정하여 2TB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들어 있는 음악 파일들을 헤드폰이나 network player를 통해서 만족하며 음악 감상을 해 왔다. 최근에 오디오 관련 YOUTUBE를 통해서 노이즈가 소리에 미치는 영향들을 알게 되었다.

이 노이즈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고가의 하이파이 시스템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장치들을 하나씩 하나씩 장착해 보기로 하였다. 맥북 usb를 통해서 DAC로 연결되는 부위에 1차적으로 노이즈 필터(noise filter)를 달았고, 그라운드 노이즈(ground noise)를 줄이기 위해서 접지 기능이 포함된 조금 더 비싼 멀티탭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여러 연결 케이블들에는 페라이트 노이즈 필터들을 달았다. 마지막으로 만원 조금 넘는 내가 노이즈 제거 끝판왕이라고 부르는 celot 필터를 진공관 앰프(진공관과 TR 하이브리드)의 입력 단자에 연결하였다.


CD나 LP 그리고 라디오(안테나 연결)를 통한 아날로그 음원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나 파일 등을 이용한 디지털 음원을 통한 음악 감상을 조금이나마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내기 위해 출력 마지막 단에 진공관 헤드폰 앰프를 장착했다.


이 모든 조합들이 어떠한 결과물을 보여 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최선의 세팅이라고 나름 흐뭇해하면서 청음을 위해 첫 곡을 선택했다. 스포티파이에서 알버트 하몬드의 2016년도에 발매된 In Symphony 앨범에 수록된 To All the Girls I’ve Loved Before라는 곡을 들었다. 고음 중음 저음에 위상, 좌우 대역폭, 스테이지의 형성, 흉성과 배음, 정숙함 등등 소리에 퀄리티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음공학적인 측면은 차지하고, 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헤드폰에서 마지막 들리는 소리의 음악성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면 대성공이다.


이 곡의 가사는 어느 젊고 매력적인 바람둥이 청년의 자기변명 과도 같은 내용이다. 1975년 알버트 하몬드의 이 곡은 분명 그러했다. 내 마음에 들어왔다 나갔다 한 많은 소녀들에게 매 순간 내 마음은 진심이었고 나의 이 곡을 그대들에게 바친다. 그러나 바람은 항상 불어오고 내가 여러분들의 곁에 머무르기 위해 애쓰고 노력했던 그 순간에도 새로운 바람은 불어왔고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바람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었다 는 내용이다.


알버트 하몬드가 1975년에 불렀더니 곡과 세팅 후 첫 곡으로 선택한 2016년도에 이 곡은 너무도 다른 느낌의 곡으로 다가왔다. 전과 후를 비교할 때 더 깊은 감성으로 이 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분명 더 나은 음악성을 사람이 아닌 기계에서도 느끼게 되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노이즈와 관계된 이러한 것들은 미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분명 경험했고 변화를 느꼈고, 더 깊게 감동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1975년 알버트 하몬드의 목소리는 영락없는 젊은 미남 바람둥이로 자기변명과 합리화로 들렸다. 조금은 흥겹기도 하고 조금은 가볍기도 하고 그녀들을 떠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 그리고 아쉬움 등은 느껴지지 않는 반면, 2016년도에 알버트 하몬드의 목소리에는 회한이 느껴진다. 이제 장년이 된 이 바람둥이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아파트에 홀로 남아 위스키 한 병으로 시간을 때우고 영혼 없는 눈으로 철 지난 TV 드라마를 그저 틀어만 놓고,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오래전 스쳐 지나갔던 그 모든 소녀들을 떠올린다. 그 모든 소녀들을 사랑했던 기억들을 억지로 떠올려 보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취기가 오른 그는 손을 앞으로 뻗어 마치 그녀들 중에서도 더 기억에 남는 누군가의 뺨을 만져 보려 하지만 아무도 없는 빈 허공에 손을 그저 휘저을 뿐이다. 50-60대의 그는 회한은 있어 보이더라도 그래도 마지막까지 절대로 무너지지는 않는다.


다시 노이즈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지 내 수고와 지출한 몇 만 원에 대한 자기 위안인지 알 수는 없지만(나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결국 평면적이든 음악을 듣고 입체감을 느끼고 이렇게 몇 자 글까지 쓰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노이즈 줄이기, 그리고 진공관의 감성을 더한다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음악 듣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소리가 주는 힘은 분명히 있고 부가적으로 지금까지 잘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들리고 고음 중음 저음의 위치가 느껴지고, 왼편과 오른편에 거리가 멀어지고 가수의 호흡, 침 삼키는 소리 혹은 저기 멀리서 들리는 작은 벌레 소리, 소리 뒤에 크기를 알 수 없는 적막한 공간에 우주가 느껴진다는 것, 이런 것들이 좋은 음악 듣기에 더해서 우리의 감성에 크기와 깊이를 더해줄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면 우리의 삶은 노래 한 곡으로도 더 풍성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참고

2016 알버트 하몬드 In Symphony중에서

https://youtu.be/WPnpvTiY4eU?si=r--4474N_79U9_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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