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5 마음의 고향

청라언덕 내 마음의 고향

by NONOCCUPIED
인걸은 간데없고...

청라언덕은 동산병원(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과 간호대)과 원래는 선교사들의 주택(선교사들의 무덤도 청라 언덕 내에 존재한다)이었으나 이후 병원의 각과 임상 주임 교수들이 살던 사택 지역과 제일교회 그리고 삼일 운동길 90 계단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동산병원1899 한강 이남 최초의 서양 의술을 바탕으로 미국약방에서 제중원으로 선교사 존슨에 의해 세워졌다. 1979년 계명대학교 의과 대학이 설립되면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의료원은 의과대학과 함께 성서로 이전하였고 현재는 동산병원으로 남아있고 코로나 거점병원으로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코로나 이전 시기에는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지역의 명소이기도 했고, 근대거리 관광의 주요 관광지이기도 했다. 근대 골목 야경 투어시에는 연주회, 성악 공연, 파티등 다양한 행사들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현재에는 과거 관람객들이 찾았던 기념관등 전시 공간은 폐쇄되어 있고, 의료원의 성서 이전 후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코로나의 광풍이 지나간 지금도 예전의 활기를 되찾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점차 생기를 찾아가고 있고 주말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코로나 이전처럼 많은 관광객들이 다시 이 청라 언덕을 방문하시길 기대해 본다.


지금은 전부 주차장으로 바뀌었지만 테니스장도 여러 면이 있었고, 특이하게 사택지역 내에 시멘트 코트도 있어서 의대 학생들과 젊은 의사들이 이곳에서 테니스를 즐기기도 하였다. 이미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그리고 역시 주차장으로 변해버렸지만 매년 의과 대학 학생들이 넓은 정원에서 1년에 한 번씩 가든파티를 열어 낭만이 넘치던 공간이기도 했다. 정원의 한켠에서 의대 밴드 동아리 Hipp Sons(히포크라테스의 후예들)의 공연이 가든파티와 함께 한 기억이 있다.



의료원의 성서 이전과 코로나를 지나면서 그리고 지역 거점병원이 되면서 외부와의 차단등으로 인해 청라 언덕의 모습도 많이 변해버렸고, 관리도 예전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지만 코로나 거점 병원으로서의 기록관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다시 근대 골목투어, 근대로의 여행에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내가 태어난 병원, 내가 공부한 의과대학, 내가 인턴과 전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함께 한 공간, 이곳에서 내 아이가 태어난 곳이지만, 지금은 그 흔적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 전공의 시절 하얀 가운을입고 간호대와 신명여고 담벼락 사잇길을 걸어갈 때면신명 여고 여학생들이 오빠라고 부르는 소리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아득한 옛날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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