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가 친구들과 푸쿠옥으로 떠났습니다.
남프랑스 여행이 중동 전쟁 때문에 취소되면서
급하게 선택한 대체 여행이었습니다.
3박 5일, 세미 패키지.
문제는 여행이 아니라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야, 그거 웹체크인 해야 된대.”
“그게 뭐야 또?”
“좌석을 미리 정하는 거래.”
“아니 그런 걸 우리가 왜 해?”
엄마와 친구 권사님들, 총 네 명.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오갔습니다.
카톡도 있었지만, 결국 결론은 늘 전화였습니다.
나는 옆에서 그 대화를 듣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데요.
왜 이렇게까지 요란하지?
곧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엄마들은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전화를 겁니다.
모르는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물어봅니다.
확인이 필요하면
사람을 붙잡고 끝까지 듣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검색을 하고
후기를 봅니다.
비교하고…
미루기도 합니다.
엄마들은
망설이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을 씁니다.
웹체크인도 그랬습니다.
결국 여행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좌석을 붙여달라고 요청했고,
유료 결제까지 마쳤습니다.
“돈 좀 더 내더라도 같이 앉아야지.”
그 한마디로
상황은 정리됐습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조금 놀랐습니다.
우리는
정보로 해결하려 하고,
엄마들은
관계로 해결한다는 걸.
우여곡절 끝에
엄마들은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아마 유류할증료가 오르기 전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에 다시 남프랑스를 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걱정은 덜 됐습니다.
왁자지껄 떠들다가
결국은 방법을 찾아내는 엄마들.
그 방식으로
우리도 키워냈으니까.
식탁에 앉아 일을 하다 말고
그 대화를 한 귀로 흘려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아,
나는 너무 혼자, 조용히
해결하려고만 했구나.
엄마들은
무사히 푸쿠옥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친구에게 한 통의 전화를
걸어볼까 고민 중입니다.